요즘 슈퍼 박테리아 때문에 걱정인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어느 게시판에서 본 것입니다. 일본에 여행가려는데 안전하냐는 질문이 올라오더군요. 대체 언론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길래 저런 질문이 나오는 것일까요? 급기야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슈퍼 박테리아라고 부르지 말자고 하셨다고 합니다. (진수희 "슈퍼 박테리아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그래서인지 갑자기 멀티박테리아라는 단어가 보이네요.("국내도 강력 멀티막테리아 이미 발견")
슈퍼 박테리아가 주는 어감이 안좋죠. 죽지 않는 슈퍼맨을 연상시키니까요. 하지만 그게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입니다. 이름을 바꿔서 국민들에게 안심시키는 것도 좋지만 그 실상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멀티박테리아는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다제내성균이라는 한자어는 괜찮다고 봅니다.
항생제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세균감염환자에게 그 다양한 항생제를 다 처방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대표적인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압니다. 문제는 그 약으로 죽지 않는 세균이라면 다시 다른 종류의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슈퍼박테리아는 이런 항생제에 죽지 않고 저항하는 세균들입니다. 그렇다고 치료가 불가능하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요? 문제는 이렇게 시간을 갖고 다양한 항생제를 사용할 때까지 건강하게 버티지 못하는 환자들입니다. 슈퍼 박테리아 감염이 주로 병원에서 2차 감염으로 많이 발생하고 면역력이 약한 중환자들에게 옮겨지면 치명적인 이유입니다. 그냥 신체 건강한 일반인들에겐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작용기작에 따른 항생제의 분류 (출처: http://www.wiley.com/college/pratt/0471393878/student/activities/bacterial_drug_resistance/index.html)
혹자는 이런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항생제 남용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항생제 남용으로 항생제 내성 세균이 더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은 항생제 남용보다는 항생제 "사용"과 연관되는 문제입니다. 남용하면 더 빨이 더 많이 생길 뿐이죠. 항생제를 아주 나쁜 것으로 생각하고 항생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간혹 보는데 이건 과학과 의학에 대한 모독입니다. 항생제가 없던 시절, 작은 상처 하나에도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돌림병으로 마을이 다 죽어나가던 경험을 벌써 잊은 것일까요? 그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질병들 중에 아직까지도 치명적인 것들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모든 생물은 자기 방어를 위한 다양한 기작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세균도 마찬가지라서 자기 방어에 필요하다면 외부 유전자를 받아들이거나 자기 유전자를 망가뜨립니다. 때문에 항생제에 저항하는 세균들이 나타나는 것은 정도의 차이이지 불가피한 것입니다. 좋은 세균인 것처럼 보이는 녀석들도 언제 돌아설지 모릅니다. 항생제의 종류가 많아질 수록 거기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은 계속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한 두가지 항생제에 저항성을 갖는 세균일지라도 작용기작이 다른 항생제를 사용하면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항생제들을 더 열심히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인간에겐 부작용이 적으면서 특정한 세균을 잘 죽일 수 있는 것으로 말입니다. 인간은 세균과 떨어져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항생제내성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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