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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까?

바이오매니아 2008. 8. 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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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신지식에 어제 올라온 질문, "요구르트는 왜 1.5리터가 없는 걸까요?"에 대한 답변 중에 야쿠르트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몇 개 올라와 있습니다. 과연 그것은 사실일까요?

일단 제 경험으로 봐서 4-5개 정도를 한꺼번에 먹어서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통 야쿠르트를 모아뒀다가 큰 컵에 4-5개를 한꺼번에 먹고는 했거든요. 조금씩 먹는 것이 감질나서 말이죠.

하지만 야쿠르트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개인적인 경험을 함부로 일반화 시키면 안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정말 야쿠르트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까요?

일단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산균 제품을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상표명으로 그냥 야쿠르트, 요플레, 메치니코프(아니면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등등)이렇게 나누어 보죠. 그런데 법적으로는 이들을 발효유와 농후발효유, 두 종류로 나뉩니다. 야쿠르트는 발효유이고 요플레나 메치니코프는 모두 농후발효유입니다. 그런데 요플레는 호상발효유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지요. 보통 떠먹는 요거트를 뜻하는 말이지만 법적으로는 역시 농후발효유입니다.

발효유와 농후발효유의 차이는 무지유고형분의 함량과 유산균의 수인데 발효유의 경우는 무지유고형분이 3% 이상, 유산균이 1ml 당 1천만마리이상인 제품을 뜻하고 농후발효유는 무지유고형분 8% 이상, 유산균의 수는 1ml 당 1억마리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쉽게 이야기하면 요플레나 메치니코프 등에는 야쿠르트보다 최소 몇 배에서 최대 10배 이상의 유산균이 더 많이 들어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므로 야쿠르트를 10병 마신다고 해도 균총수는 농후발효유 1개의 양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유산균을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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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유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저는 특정상표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아, 물론 각각 사용하는 유산균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반응하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야쿠르트는 Lactobacillus casei를 사용하고 요플레는 Lactobacillus bulgaricus, Streptococcus thermophilus, Lactobacillus acidophilus를 사용하며 헬리코박터 윌이나 메치니코프는 "HY2177(애시도필러스균)+ HY2743(카제이균) + HY8001(비피더스균) + 써머필러스균"을 사용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비슷한 유산균들이고 사실 저 균들 중에 장에 도달하는 녀석들이 그다지 많지 않기에 역시 그렇게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농후발효유를 여러병 마신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유당 (젖당, lactose)의 문제일까요? 보통 유당불내증 (lactose intolerance)이라고 해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결핍된 사람의 경우 우유를 먹으면 설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 분해되지 않은 유당이 장에 쌓이면 삼투압이 높아져서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지요. 원래 발효유는 유산균이 유당을 분해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유당의 비율이 높지 않고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좋다고 이야기합니다만 혹시 그래도 남아있는 유당때문에 설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면 저 각각에는 얼마만큼의 유당이 들어있을지 알아보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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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의 성분표 (출처:http://www.yakult.com.au/)

그 데이터를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성분표를 통해 짐작을 해보자면, 일단 야쿠르트 한 병이 65ml인데 그 속에 당류는 11.6그램이 들어있고 그 중에 유당은 1.2그램이 들어있습니다. (놀랍게도 설탕이 10.2g, 포도당이 0.2g입니다. 대부분이 설탕이죠.)

원래 프랑스 제품인
요플레 오리지널의 nutritional facts를 찾아보면 요플레 한 통에는 당류가 27그램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당이 얼만큼 들어있는 지는 나와 있지 않군요. 이럴 때 방법은 보통 칼로리가 낮은light 제품의 성분을 찾아보는 것인데 라이트의 경우는 14그램의 당류가 들어있군요. 보통 라이트의 경우는 설탕을 대체감미료로 바꾸기 때문에 아마 나머지 당류 14그램의 상당수가 유당이나 포도당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과당과 같은 당도가 강한 당도 넣을 수 있구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경우는 당류가 14내지 15그램이 들어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역시 유당이 몇 %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이런 농후발효유들은 과일이나 이런 것을 같이 넣는 경우가 많아서 유당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야쿠르트 10병을 마신다면 유당 12그램을 먹는 셈인데 우유를 많이 마시면 400-500ml도 마시니까 유당때문에 설사를 할 가능성은 낮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뭐든지 너무 많이 한꺼번에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물도 말입니다.

끝으로 자료를 찾다보니 서울우유에서 900ml 짜리 대용량 요하임 저지방 요구르트를 이미 출시한 바 있고 업소용 2.3리터짜리도 판매하고 있네요. (약간 허무해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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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것도... (사진출처: 서울우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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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게 없기는 왜 없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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