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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의 하늘 양산도서관 강연후기

바이오매니아 2011. 10. 3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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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과학자들의 재능기부 "10월의 하늘"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예정대로 경남 양산의 양산도서관에서 "강하고 독한 녀석들, 극한미생물"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예상보다 정말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는데 그 후기를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양산도서관에서 본 10월의 하늘. (날이 흐리고 시작 전엔 비도 조금 왔습니다.)

 
일단 "10월의 하늘"이라는 행사는 완전히 온라인 중심의 자발적인 재능기부 행사이기 때문에 준비모임에 나가지 않는 이상 서로를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강연장에 가서야 서로 "혹시..." 이러면서 인사를 하게됩니다. 그런데 이런 콩가루(?)같은 행사가 잘 될 수 있는 것은 준비위분들의 수고와 도서관측의 준비가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양산도서관 전경(왼쪽)과 안내문 (오른쪽)


양산도서관의 시청각실은 60석 규모인데 신청학생들이 많아서 70석으로 늘렸음에도 만석이 되었습니다. 일단 주변 학교에서 "꼭 참석할 학생만 골라서" 신청을 해주셨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호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한 두 학교가 아니라 여러 학교의 관심있는 학생들만 참석을 함으로써 강연태도도 좋고 서로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빈자리 없이 꽉 찬 양산도서관 시청각실


양산도서관의 강연은 저와 비영리단체인 천문노트의 전승열 선생님의 "별은 왜 보나요?"라는 강의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도서관장님의 제안으로 제가 먼저하려던 것을 순서를 바꿨는데 그것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전승열 선생님의 강의가 거대한 우주와 별에 대한 내용이라면 저는 미세한 세계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천문노트에 계신 전승렬 선생님의 "별은 왜 보나요?" 특강


하지만 강연자로서 최대의 고민은 "강연 대상"이었습니다. 중고생이 섞여 있는데 어떻게 눈 높이를 맞춰야 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죠. 일단 가능한 한 쉽고 재미있게 가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어느 정도 선에 맞춰야 할지가 완전 막막하더군요. 아마 초등학생이 대상이신 분들은 더 그러셨을 것도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초등학생 대상으로는 못할 것 같습니다.

중고생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가장 고민스러운 문제였습니다.


또 한가지 난감한 것은 30분이라는 강연시간이었습니다. 배경 설명이 별로 필요 없는 학회 발표같은 경우는 짧은 강연이 가능한데 이건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가 매우 난감하더군요. 결국 저도 그렇고 저와 함께 강연을 하신 전승열 선생님도 그렇고 30분 안에 끝내지 못하고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강연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질테니까 30분 강연을 이해는 합니다만 초등학생 대상은 30분, 중고생은 40분 정도로 해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이 정도 집중해서 듣는 청중들을 만난 것은 솔직히 매우 매우 드문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강연이 끝나면 간단한 설문 조사 및 강연자에게 엽서를 씁니다. 아마 강연자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이 이 피드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간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아직 제게 쓴 엽서를 제가 돌려받지 못해서 그 내용을 올리진 못합니다만... 나중에 돌려받게 되면 여기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뒤늦게 받은 엽서 내용들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본인들이 느낀 이야기들을 강연자에게 쓰고 간단한 설문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모두 앞에 나와서 사진을 찍자니 공간이 조금 좁아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더군요. 뒤쪽에 가려서 안나온 여학생들도 많구요. 참, 생각보다 여학생들이 많아서 조금 신기했습니다. 양산에 여학생이 특별히 많이 사는 것은 아닐텐데...

학생들과 기념사진 찰칵!!


하지만 오히려 가장 놀라운 것은 그 이후의 학생들 반응이었습니다. 일단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강연 끝나고 손들고 질문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다가와서 진로상담(?)을 원하는 학생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부족해서, 그리고 선물로 책을 받은 학생들이 갑자기 사인을 요청하는 바람에 제대로 상담을 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특히 생물계열 대학 가고 싶다고 물어본 학생... 미안합니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사인공세를...


아무튼 이렇게 10월의 하늘 행사는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행사 마치고 꽤 오랜 시간 학생들이 돌아가지 않고 있었는데 다음에는 원하는 학생들만 조그맣게 간담회 같은 것을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더군요. 개인적인 질문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꽤 있는 것 같아서요. 어쨌든 학생들이 다 돌아가고 난 후에 뒷정리도 간단히 하고 나서 양산도서관 관장님과 행정 담당 선생님, 강연/진행기부자님들 모두 함께 사진 하나 찍고 마쳤습니다. 

왼쪽의 두 분은 양산도서관 담당 선생님과 도서관장님, 오른쪽 두 분은 진행기부자님들 이십니다.


흥미로운 것은 10월의 하늘 행사를 마치고 밤늦게 서울에서 뒷풀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MBC 오상진 아나운서와의 구내식당 데이트 등 여러 연예인 및 유명인들이 10월의 하늘 재능기부자들을 위한 기부를 해주셔서 경품도 뽑고 가수들의 공연도 있는 멋진 뒷풀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못갔지만 서울에서 오신 분과 원래 뒷풀이 참석하지 않으시려고 했던 다른 두 분은 마음을 바꾸어 뒷풀이에 가시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헤어지긴 아쉬워서 초면에 식당에서 안동찜닭을 뜯으면서 조촐한 양산의 뒷풀이를 했습니다.
  

부끄러워요, 찍지 마세요...^^


그리고 서울에 올라가신 분들은 윤종신, 정지찬씨의 공연도 보시고 뒷풀이를 가지셨다더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경품에는 당첨되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올라오느라 늦은 시간에 시작하는 바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좀 짧았던 것 같습니다만 저는 뭐 참석을 못해서 잘 모르겠고 아래 사진에 계신 분들과 사진 하나 못 찍은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경품은 못얻었지만 사진은 건지신 양산도서관 진행기부자님들...^^


특히 강연자들은 이래저래 엽서도 받고 학생들에게 인사도 받고 해서 심적인 보상을 받지만 진행기부하신 분들은 더 음지에서 남모르게 섬기시는데 이름이라도 꼭 기억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양산도서관 10월의 하늘 진행을 맡으신 최선희님, 촬영과 미디어를 맡으신 박혜림님(이 포스팅의 사진들 대부분을 찍으신 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10월의 하늘에서 있었던 강의들은 강연자가 동의한 경우엔 일반에게 인터넷으로 공개될 예정이고 책도 나온다고 하더군요. 조만간 10월의 하늘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가 올라오지 않을까 싶구요. 제가 강연한 내용은 부지런한 진행기부자님 덕분에 이미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데 여기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솔직히 좀 창피하네요. 제가 말을 좀 두서없이 하는군요.  

끝으로 제 강연 내용 중에 몇군데 바로 잡을 부분이 있는데 

1. 남극에서 미생물이 0도, 1도에서 자란다고 했는데 자라는 것이 아니고 견디는 것이구요.
2. 121도에서 자라는 균주는 4-5년전이 아니라 2003년에 발견되었구요.
3. 라면보다 나트륨 측면에선 김치가 더 안좋다는 것은 김치에도 나트륨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다가 잘못 말한 것이구요,
5. 과학을 하려면 컴퓨터를 피해라가 아니라 컴퓨터 "게임"을 피하라는 것이구요.
6. 극한미생물학회는 매번 이상한 곳에서만 하진 않습니다. 대도시에서 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말하다 보니 좀 이상한 곳이 여러군데 입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아무튼 이것으로 10월의 하늘 후기를 마칩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다시 한 번 수고하신 모든 분들, 특히 중앙에서 여러가지 준비로 수고하신 운영진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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