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당하는 경우들이 가끔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 부임하고나서부터 그런 일들이 좀 더 자주 생기는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라디오 방송이나 신문에 글쓰는 일도 그런 종류의 일 중의 하나인데 최근에는 학회에서 전혀 모르는 분들로부터 블로그 잘 보고 있다는 인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도 생기더군요. 제가 쓴 글이 책의 일부가 되어 나온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제 글이 책에 실린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건 온라인에서 필명으로 썼던 잡글(?)이었거나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번엔 처음부터 필진의 하나로 참여를 했지요. 바로 <닥터스 블로그>라는 책입니다. (나온지 한 달이 다 되었는데 이제야 다 읽었습니다.ㅠㅠ)
닥터스 블로그 (코리아헬스로그, 청년의사)
위 표지에서 보시는 바대로 <닥터스 블로그>는 건강과 의료에 관한 정보를 다룬 책입니다. 특히 여러 의료 관련 정보들을 의사나 관련 연구자들이 직접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다시 간추려 재구성한 것이죠. 때문에 책이 조금 산만하고 통일성이 부족합니다. (오타도 좀 있습니다^^) 하긴 무려 26명이나 되는 저자들의 글 58편을 묶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죠. 게다가 저로서는 대부분 블로그로 접했던 글이라 약간 참신함(?)이 떨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물론 이건 코리아헬스로그를 열심히 탐독하신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코리아헬스로그는 UNESCO 한국위원회에서 디지털 유산으로 선정한 의사들이 만드는 소셜미디어입니다.)
그래도 건강 상식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이 책을 한 번 권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고의 폭을 좀 넓힐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 때문이죠. 사실 건강 관련 도서들을 탐독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 그 책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이 얼척없거나 비과학적이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책에 써 있는 것은 모두 사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정보들이 주는 엉뚱한 상식들도 꽤 많죠. 오히려 이 책은 그런 책을 주로 보시는 분들에게 조금은 다른 의미의 건강 상식을 제공하는 유익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증거 중심의 의학, 증거 중심의 과학에 대해 생각해볼 수만 있다면 이 책의 의도는 성공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리아헬스로그가 기본적으로 의사들의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필진들이 의사선생님이지만 의사가 아닌 사람이 저를 비롯해 몇 명 있습니다. 사실 이런 시도를 통해 (조금 거창하지만) 의학과 과학의 융합(?)이 이루어진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의학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과학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면이 있거든요. 예전의 경험을 하나 이야기해 보자면 고지혈증 관련 심포지움에서 식품학자는 먹는 콜레스테롤을 강조하고, 과학자들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을 강조하고 의사들은 원인이 무엇이든 수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서로 서로 상대방의 이야기는 잘 모르는 경우가 있더군요.
아무튼 제가 쓴 글은 두 꼭지인데 전자레인지와 유산균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미 제 블로그에 전자레인지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글을 꽤 많이 다듬었구요. 유산균은 요구르트와 막걸리에 관련된 글들을 하나로 묶어서 다시 썼습니다. 그러니까 제 글을 읽기 원하시면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되지 책을 사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코리아헬스로그 저자들이 그냥 기념도서처럼 만든 책이기 때문에 뭐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조금 욕심을 낸다면 이 책의 내용을 가지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과학"에 대한 교양과목 같은 것을 가르쳐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용이 다양하고 쉬운데다 글마다 참고문헌도 간단히 달려있어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물론 제가 모르는 부분도 있고 게다가 교양과목은 모두가 기피하는 것이지만 말이죠.ㅎㅎ
<닥터스 블로그>의 필진들과 책에 들어있는 내용들을 알고 싶으시면 아래를 펼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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