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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발레> (최민영, 위고)를 읽고 발레를 배울 뻔 하다.

바이오매니아 2018. 12. 2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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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민영 기자님의 <아무튼, 발레>를 읽었습니다. 그다지 교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최민영 기자님과는 소위 트친(트위터 친구)이었지요. 지금은 제가 트위터를 떠났지만 최기자님도 한동안 트위터를 하지 않으시다가 새 책을 가지고 복귀하셨더군요. 그것도 발레 책이라니! 트위터에 눈팅하러 들어갔다가 책을 쓰신 것을 보고 냉큼 사서 읽었습니다. <아무튼, 발레>를 읽은 감상은, 요즘 유행하는 투의 말로 하자면, 하마터면 제가 발레를 배워볼까 했습니다. 하지만 곧 제정신을 차리고 아내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권해볼까 하는 정도에서 멈췄습니다. 


너무 재미있는 책 <아무튼, 발레> (최민영, 위고)

 

2. 

일단 책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톡톡 터진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잘 쓰는 글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조선 관아의 주리틀기와 맞먹는 통증의 경험, 독일 맥주의 탄산 터지는 느낌, 명인의 붓놀림 같은 지면을 섬세하게 스치는 고수의 발가락, 전자기기를 꺼리시는 터닝신의 강림과 같은 표현을 보며 혼자 웃고 즐거워했습니다. 


3. 

솔직히 책을 처음 받았을 땐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작은 소책자 같은 느낌에, '아무튼' 시리즈물 중의 하나인가 보구나 했거든요. 게다가 저는 발레에는 순도 100% 완전 문외한. 더군다나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미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 책을 산 이유도 트친님의 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은 제 책을 트친들께서 많이 팔아주신 것이 고마워서 저도 트친님들 책을 사서 읽으려고 노력중이거든요. 아, 그런데 첫 에피소드부터 빠져들더니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하마터면 발레 학원 어디있나 알아볼 뻔 했다니까요. 


4. 

발레에 대한 책입니다만 발레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어떤 것을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건 꼭 발레가 아니라,  '실험'일 수도 있고, '연구'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의 마음이 절절히 읽힙니다. 그리고 사랑의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사색이 함께 있어서 좋습니다. 밑줄 그어 기억하고 싶은 통찰도 곳곳에 있습니다. 


5. 

저는 특히 '몸으로 하는 것'에 대한 통찰이 좋았습니다. 맨날 책상에 앉아 컴퓨터 앞에서 서류 작성하고 보고서나 쓰는 저같은 인생에게, 사람이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경고하는 것 같았습니다. 힘을 빼고,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잔근육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솔직히 발레는 무리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뭐 너무 칭찬만 하긴 좀 그러니까 아쉬운 것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그림이 좀 있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가뜩이나 발레 용어가 어려운데 그 동작들을 인터넷으로 찾으면서 읽기엔 저의 게으름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그런 용어 따위(?) 그냥 휙휙 넘기며 읽어도 얼마든지 재미있었습니다. 최민영 작가님의 의도야 어떻든간에 이렇게 유쾌한 책을 읽은 것이 얼마만인가 싶네요. 


7.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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