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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425

<헌트>의 이웅평 귀순 사건과 기억의 왜곡 이정재 감독의 영화 속 황정민씨가 연기한 이웅평 귀순 사건이 화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웅평씨가 귀순 할 때 난리가 났었다, 사이렌 울리고 방송에서 실제 상황이라고 그랬다, 전쟁나는 줄 알았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제 본 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들은 영화 팟캐스트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일종의 집단적 기억 왜곡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왜 우리는 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아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저도 수십년간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영화 의 배경이 되는 1983년은 비행기 관련 큰 사건사고가 네 건이나 있었습니다. 1) 1983년 2월 25일의 이웅평 귀순사건(미그19) 2) 1983년 5월 5일의 중공.. 2022. 8. 20.
<헤어질 결심> 을 보고 나서 (급한 기록) 박찬욱 감독의 새영화 봤습니다. 영화는 제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솔직히 평론가 평들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빡세게 예술 하셨나 싶었는데, 충분히 대중적이고 예술적인 영화였습니다. 아래는 제가 영화보자마자 생각난 것들을 그냥 순서 없이 적은 것입니다. 이런 기분은 을 보고난 다음에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당연히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안보신 분들, 아무런 정보를 원치 않는 분들은 이제 물러가십시오. 1. 박찬욱 감독님이 영국에서 드라마 만들면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의 익숙치 않은 이질적 느낌이 해석의 풍성함을 주는 느낌. 2. 이건 멜로 드라마입니다. 필름 누아르는 페이크고 아주 고전적 정통 멜로드라.. 2022. 7. 3.
나의 심야식당, 각바 (부산 남천동 각 또는 각bar) 부산 떠나고 블로그 새로 시작하면서 "나의 식당"이라는 디렉토리를 만들었는데, 그 첫 식당은 "각바"입니다. 부산살이 15년 동안 저를 위로하고, 축하하고, 함께 즐거워하고, 책과 영화 이야기를 하고, 하소연을 들어준 곳입니다. 그런데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는 "술집"입니다. 그것도 "위스키집". 주인장의 얼굴이 각(角)지게 생겨서 이름도 "각"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주로 각바(각bar)라고 부르죠. 6년 전에 심야식당 같은 식당을 하고 싶다던 주인장이, 식당이 아니라 술집을, 그것도 위스키집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전까지 위스키를 마셔본 경험이라고는 한 손으로 세어도 충분한 경험밖에 없던 저는, 제가 각바의 단골이 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사의 중요 순간이.. 2022. 4. 29.
교수직을 그만두면서 (또는 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지난 2월 말에 15년(14년 6개월)간의 교수직을 그만두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앞으로 10여년 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데, 그 좋은 사학연금 손해도 엄청 큰데, 도대체 왜 그만두느냐는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이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좋은 선생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 "가족과 같이 살고 싶어서." "연구와 수업만 하고 살 수 없어서." "논문과 보고서 쓰기 싫어서." "하고 싶은 것 하고 살고 싶어서." "행복해지고 싶어서." "읽고 쓰면서 살고 싶어서." "교수가 될 때의 목표를 이룰 수 없어서." "(학내)정치 하기 싫어서." "생계형 교수 하기 싫어서." “우리나라 대학이 더 이상 대학이 아니라서” 등등 그런데 아직도 왜 그만두.. 2022. 3. 12.
2021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1회 나만의 시상식 이젠 새해가 되면 뭔가 의무감에 하게 되는 나만의 시상식. 올해도 코로나 덕분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영화 94편, 드라마 6부작 1편(D.P.), 그리고 TV 다큐 2부작 냉면랩소디도 봤네요. 하지만 2021년은 개봉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랬는지 올해 개봉영화보다는 예전 영화들이 더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저의 베스트 5 중에 올해 개봉영화는 딱 2편이네요. 그 대신 20년 이전 영화들 중에 괜찮다고 소문난 영화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평작 이상의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1년 저의 베스트 영화는 21년에 개봉한 입니다. 저는 를 극장에서만 세 번 봤는데요. 첫 관람은 혼자, 두번째는 아내와 아이들과, 세번째는 어머님과 둘이서 봤습니다. 처음엔 그냥 작은 교포.. 2022. 1. 8.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정은정, 한티재) 속의 숨은 목소리들 “'밥은 먹었느냐는 말과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그사이 어디쯤에서 헤매는 이들과 함께 이 글을 나누고 싶다." 그알싫(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농축산인"으로 잘 알려진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선생님의 새 책 을 읽었습니다. 마음에 남고 울림이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책 맨 첫머리에 가족의 생일을 과일이나 먹거리로 비유한 부분이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책에 쏙 빠져서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이전에 본 것 같은 부분도 있어서 아마 그간 쓰셨던 칼럼과 새로운 글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만(물론 제 추측입니다!), 제가 칼럼 모음집 같은 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참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려줘서 그랬습니다. .. 2021. 10. 19.
싱어게인 1-4 라운드까지 무대 Best 10 제가 TV를 잘 안보는 이유가 한 번 빠지면 잘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인데, 요즘 장안의 화제인 싱어게인에 빠졌습니다. 아마 하루에도 몇 번씩 싱어게인의 음악을 찾아 듣고, 일하면서 듣고, 재방송 보면서 또 듣는 것 같습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싱어게인은 참가자를 성장시키거나 뭔가를 가르치려하기보다는 숨은 보석을 발굴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제 TOP10의 무대를 남겨 놓고 있는데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의 노래 중에서 제 마음대로 BEST 10을 뽑아 보았습니다. (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BEST 20입니다.) 제 취향이니까 혹시 여러분이 좋아하는 노래가 빠졌더라도 나무라지 말아주세요.^^ 10위. 29호 (1R) - 그대는 어디에/임재범 제가 싱어게인에 빠진 것은.. 2021. 1. 20.
2020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0회 나만의 시상식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나만의 시상식. 올해는 코로나 덕분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본 한 해였습니다. 무려 111편을 봤으니까 말이죠. 여기엔 넷플릭스와 와챠 아이디를 공유해주신 영화인 한 분의 공헌이 있었으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할지, 홍수에 식수가 부족하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올해 본 100편이 넘는 영화 중에 특별히 좋았다고 기억나는 작품이 많지 않았습니다.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에는 별 4개 반짜리가 하나도 없더군요. 원래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이 가끔 부정확하긴 하지만 그만큼 뭔가 임팩트 있는 작품이 없었다고 할까요? 별 4개짜리 영화는 14편이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올해 본 영화일 뿐 올해 나온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건 단 두 편 뿐이.. 2021. 1. 5.
영화 <후쿠오카> (장률, 2019)의 다섯 가지 단상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봤는데, 최근 장률 감독의 도시 3부작이라는 , , 그리고 를 순서대로 다 봤습니다. 는 남자들 술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생각보다는 별로였고, 은 보다는 좋았어서 마지막 에 대한 기대가 컸죠. 게다가 후쿠오카는 제가 여러번 방문한 도시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영화를 보고서는 살짝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단 이야기의 정합성이 흐트러졌고, 또 아재들이 첫사랑 이야기하면서 술마시는 이야기인가 싶어서 말이죠. 그런데 영화가 계속 머리에 남는 겁니다. 저는 스토리 중심인 사람이라 영화의 정서나 미장센 이런 것보다도 이야기가 중요한데도 말이죠. 그래서 한 이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어차피 대본도 명확하지 않게 찍은 영화인데 스토리를 가지고 왈가봘부 .. 2020. 11. 24.
나의 아저씨, 무엇이 나를 그토록 아프게 만들었나 다사다난이라는 상투적 표현으론 부족한 2020년의 추석연휴, 1박 2일 30시간 동안 16부작을 정주행했습니다. 2014년 바하마 크루즈에서 5박 6일 동안 밤마다 선실에서 을 봤었는데, 새로운 기록인 것 같네요. 드라마 안보는 것이 생활신조라는 말도 이제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거 좀 재수 없는 말인 것 같아서요. 최근 가까운 몇 분들이 를 강추해주셨습니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할 때 SNS에서 중년남성-젊은여성 스토리, 키다리아저씨는 필요 없다, 남성 판타지다, 등등 논란이 계속 되었던 것으로 기억해서 왜 그런 드라마를 추천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그걸 추천해주신 분들은 여성-남성-젊은층(30대)-중년층(4-50대) 등등 다양했고, 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다들 좋은 드라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 2020. 10. 5.
전문가란 누구인가 - 우리가 놓치는 전문가 언제부터인가 글을 쓸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글을 쓰지 않으면 생각의 정리가 되지 않기에, 그냥 제 생각을 블로그 칼럼 형태로 써보기로 했습니다. 얼마나 자주 쓸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특정한 매체에 기고하려고 쓴 글이 아님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전문가란 누구인가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현재까지 (믿을 순 없지만) 북한을 제외하고 내가 아는 모든 나라에 퍼졌다. 처음엔 동아시아 일부 국가 이야기인줄 알았던 나라들에서도 난리가 났다. 특히 잘 사는 나라들에서 그렇다. 전 세계 사람들이 어찌할 줄 모르고, 기회가 왔다는 듯이 그냥 평소에 욕하고 싶었던 사람을 욕하고 있다. 그래도 위기가 오면 사람들은 전문가.. 2020. 4. 9.
연세죠이 30년사 - 3. 쫓겨 다니며 모임이 시작되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2. 26.
연세죠이 30년사 - 2. 감당하기 어려운 89학번들이 들어오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2. 13.
아카데미 시상식 마치고 쓰는 마지막 기생충-봉준호 이야기 0. 극장에서 세 번 보고 블로그에도 세번째 쓰는 기생충과 봉준호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두번째 글은 여길 참조!) 1. 세상에, 오스카 4관왕이라니! 이런 날도 오는 군요. 국뽕이고 나발이고 일단 기쁩니다. 게다가 작품상과 감독상이라니!!! 2. 상을 받으면 좋은 영화고, 아니면 그만 못한 영화가 아니지만,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국 영화라서가 아니라 아카데미의 역사를 쓴 수상이어서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최근 몇 년 인종과 젠더에 닫힌 문을 조금씩 열던 아카데미가 이제 외국영화에도 그 문을 좀 열었다는 점에서 말이죠. 3. 시상식의 하일라이트는 작품상이었지만 봉준호의 하일라이트는 감독상 수상 소감(보시려면 여기 클릭!)이었다고 봅니다. 그의 수상소감을 들으면서 역시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2020. 2. 10.
연세죠이 30년사 - 1. 87학번 두 선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