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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책 영화 음악 그리고 163

베테랑2, 류승완의 선택은 시대의 변화에 대한 반성?

를 봤습니다. 뭔가 갸우뚱하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내가, 또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확실히 좀 다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더니 9년의 세월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1편이 나왔던 2015년에는 선명한 나쁜 놈만 때려 잡으면 속 시원하고 정의가 실현될 것 같았는데, 9년 동안 우리 사회가 정신 없이 바뀌었기에 영화도 바뀐 것 같더군요. 류승완 감독은 속편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변화했는지 보여주려는 것 같았고, 그래서 영화가 혼란스럽고 마냥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누가 봐도 나쁜 놈과, 나쁜 놈을 비호하는 나쁜 놈과, 나쁜 놈을 처단하는 나쁜 놈과, 나쁜 놈을 처단하는 나쁜 놈으로 먹고 사는 나쁜 놈들 사이에서, 나쁜 놈을 처단하라고 욕하는 나도..

빅토리 세 번 보고 알게 된 것들

영화 에 대해서는 이미 감상을 블로그에 쓴 바가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제 감상은 일단 아래 글을 참고해주시구요.  빅토리, 우리 인생을 응원하는 영화 (+ 염지영, 박세완) 빅토리, 우리 인생을 응원하는 영화 (+ 염지영, 박세완)며칠 전 기분이 좀 꿀꿀해서 밤에 혼자 회사 건물에 있는 극장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당시 상영 중인 , . 중에 고민하다 가장 상영관이 적은 로 결정을 했는데 그 이유는 저 3편의 영화 중biotechnology.tistory.com  여기서는 빅토리를 극장에서 세 번 보고 알게된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극장에서 세 번이나 봤냐구요?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 몇주 개인적으로 좀 힘든 일들이 있었는데 빅토리를 처음 보면서 위로 받고, 두번째 보고 용기를 내고, 세번째..

빅토리, 우리 인생을 응원하는 영화 (+ 염지영, 박세완)

며칠 전 기분이 좀 꿀꿀해서 밤에 혼자 회사 건물에 있는 극장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당시 상영 중인 , . 중에 고민하다 가장 상영관이 적은 로 결정을 했는데 그 이유는 저 3편의 영화 중에 아내에게 나랑 같이 극장에서 보지 않을 영화 골라달라고 했는데 무슨 영화인지 몰라서 아내가 고른 것이 빅토리였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큰 만족을 준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첫 감상은 뭐 엄청 잘 만들었거나, 이야기가 새롭고 탄탄하거나 대단한 영화적 성취가 있는 영화는 아닌데, 이상하게 뭔가 내 삶에 응원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영화를 응원하고 싶어지더군요. 여성 서사와 지방학생 서사와 언더독 서사 등등이 섞여 있는데 예전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 생각이 특히 많이 났습니..

교토국제고 고시엔 결승 진출과 일본 고교 운동부 시스템

일본의 여름 고시엔 (夏の甲子園)에서 한국계 고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결승에 진출한 것이 큰 화제입니다. 한국에서의 뉴스는 한국어 교가가 NHK를 통해 울려퍼졌다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 저는 저런 문화가 계속 지속되는 것이 더 흥미롭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9PlKInF1GKE  여름 고시엔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토너먼트에서 전승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 토너먼트의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지역예선을 통과해야 하죠. 올해 교토지역예선에서는 73개의 팀이 맞붙었고, 교토국제고는 거기서 1위를 한 것입니다.    그래도 교토는 73개 팀이니까 좀 나은 편입니다. 도쿄와 같이 학교가 많은 곳은 동부와 서부로 나눠서 예선을 치루는데 올해 동부..

패터슨, 인생을 예술로 만드는 아~하의 순간

오래 묵혀두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씨네필이나 평론가들의 평은 좋은데 엄청 재미있을 것 같진 않고, 뭔가 좀 진지하게 분위기 잡고 봐야 하는 영화들이죠. 최근 가 화제인데, 상영하는 곳도 별로 없고 시간도 맞추기 힘들어 약간 꿩 대신 닭이라는 느낌으로 을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코로나의 재방문으로 약간 쉴틈이 생긴 까닭이기도 하구요.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착 가라앉은데다, 평론가들의 상찬 덕분에 기대감을 낮춰 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소해 보이는 인생을 예술로 만드는 좋은 영화였네요. 마지막 어느 장면에선 잠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세상 누군가에겐 등단해야 시인이고, 좋은(?) 저널에 논문 써야 과학자고, 메달 따야 운동 선수고, 국전 입선..

시대의 어른, 김민기를 추모하며

얼마전 제 주변 소셜 미디어에 김민기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넘쳤습니다. SBS에서 방영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다큐멘터리 3부작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래 잊고 있었던 이름입니다. 하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이기도 하죠.   찾아보니 김민기 선생님에 대해서 26년 전에 쓴 글이 이 블로그에도 있더군요. 아마도 98년도에 지하철 1호선을 보고 와서 쓴 글인 것 같습니다. 그 글에서 저는 이렇게 썼었습니다. "그는 내 청소년기의 우상이었으며 내 삶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었다고. 제가 평생 누군가를 우상이라고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쩌면 그는 유일한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김민기라는 인물은 정말 전무후무한 사람입니다. 군사독재시절의 희생자이면서 신화적 존재였으나, 그 모든 추앙을 ..

우연히 만난 부산 음식에 대한 흥미로운 책 <부산미각>(문학동네)

지난달 부산 학회에 갔다가 제가 애정하는 “우연한 서점”에서 우연히 산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이라는 책입니다. 은 부산과 관련한 여러 음식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웅어’를 제외한 다른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알거나 들어본 내용이었고 대부분 제가 라디오 방송할 때 다뤘던 내용이지만, 군데군데 숨어 있는 부산에 대한 역사적 소개와 그 연관성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면 부산의 옛 이름 ’동래‘는 동쪽의 신선이 사는 세상 봉래(蓬萊)의 약칭이라거나, 조선인이 최초로 설립한 민간은행인 경남은행의 전신이 구포은행이라거나, 영도의 여러 이름(영선동, 청학동, 봉래산)은 신선이나 도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 등 단순하게 부산 음식 뿐만 아니라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잘 버무린 솜씨가 ..

빈틈의 위로 (김지용, 강다솜, 서미란, 김태술 지음), 인생을 어떻게 바꿀까?

를 읽었습니다. 초판 1쇄 펴낸일이 2024년 7월 17일(하지만 오늘은 7월 7일)이라고 찍혀 있는 따끈따끈한 새 책입니다. 예약 주문을 했더니 펴낸일보다도 먼저 책을 보내주네요.ㅎㅎ    발간 소식을 듣자마자 인터넷 서점에 달려갔는데, 추천사를 쓴 사람 중에 손석희 사장님(?)이 계셔서 더 흥미를 느꼈습니다. 아마 저자들 모두 MBC와 이런저런 관련이 있어서 쓰신 것이겠지만, 본인과의 미담이 적혀 있다는데 과연 뭘까 싶은 궁금증이 강하게 생겼구요. (아주 고차원의 떡밥인 것도 같지만 말입니다.ㅎㅎ)   의 저자는 김지용, 강다솜, 서미란, 김태술 4명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아는 이름이 있을 수 있고, 아마 그 사람이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는 "유퀴즈에 출연하신"으로 모든 게 설명되는 정신과 ..

우리는 정의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영화 <프리즈너스>를 보고)

올해 본 가장 인상적인 영화 중 하나가 드니 빌뇌브의 이고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바로 이것이다. "He is a good man."  그는 선한 사람이에요, 그는 착한 사람이에요, 정도로 해석 가능한 이 대사는 영화의 맨 마지막에 나온다. 주인공의 아내가 주인공 켈러 도버(휴 재맨)에 대해 형사 로키(제이크 질렌할)에게 한 말이다.  주인공은 어린 딸을 유괴당했고, 확실한 증거없이 유력한 용의자를 잡아 가두고 고문했다. 그는 직관적으로 그 용의자가 범인이라고 믿었고, 증거가 없다고 그를 풀어준 경찰을 불신했다. 영화는 자녀를 유괴당한 부모의 끔찍함과 그가 행하는 끔찍한 고문을 대비시킨다. 그의 아내는 그렇게 끔찍한 고문을 행한 남편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왜냐고? 그는 딸을 사랑했으며 이 일은 유괴된..

2023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3회 나만의 시상식

누구도 시키지 않지만 괜한 의무감에 하는 열세 번째 나만의 시상식입니다. 2023년에 본 장편 영화는 대략 120편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영화를 본 한 해였습니다. 그 다음은 코로나가 터졌던 2020년에 본 111편(+드라마 시리즈 2개)이었는데, 2023년에 드라마는 안봤지만 영화는 참 많이 봤네요. 그렇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넷플+왓챠+티빙+쿠팡플레이+디즈니플러스 등 OTT의 힘과 스티븐 스필버그와 웨스 앤더슨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2년엔 코엔 형제의 전작을 전부 다 찾아서 봤는데, 그게 나름 괜찮은 경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와 를 보고나서 스티븐 스필버그와 웨스 앤더슨 영화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죠. 2023년에 스필버그의 영화 10편과 웨스 앤더슨 영화 9편 (+단편 4편)을 몰아서..

오베라는 남자 vs 오토라는 남자, 그리고 스웨덴과 미국

지난 주말 를 봤습니다. 는 스웨덴 소설이자 영화인 의 헐리웃 리메이크 작인데, 얼마 전 아내를 잃은 세상에 불만 많은 퉁명스런 노인네의 이야기입니다. 뭐 이든지 든지, 이런 영화는 많지요. 아무튼 영화는 그냥 대충 예상하는 그대로 흘러가는데, 그러면서도 뭔가 아련한 감정이 피어오르더군요. 그런데 영화 중 오토는 포드 자동차를 좋아하는 옆집 친구와 자동차에 대한 의견 때문에 절교를 합니다. 아무래도 이건 분명 볼보와 사브의 싸움일 것이라고 예상을 했고, 그래서 다음 날 를 찾아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영화를 다 볼 생각은 아니고 자동차만 확인을 하려고 했는데, 뭔가 영화의 분위기가 조금 다르더군요. 그래서 보다 보니 끝까지 보았는데, 영화 속 작은 차이들이 생각보다 크게 보여서 그 이야기를 해볼까..

콘크리트 유토피아, 감상 후 단상

0. 봤습니다. 생각할 것이 참 많은 영화였습니다. 그 내용을 흘려보내기 아쉬워서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간단히 적어봅니다. 1. 재난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왔고, 아파트 하나만 빼고 다 무너지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품으면 재미있게 볼 수 없는 영화일지 모릅니다. 기본 설정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영화가 많이 다르게 보일 것 같습니다. --------- 여기부터 스포일러 주의 ------------- 2. 생각이 납니다. 빈부와 공간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것, 남의 집에 들어가는 사람, 비극적 결말 등등 이야기 뿐만 아니라 영화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 것도 비슷합니다. 는 이병헌이 아파트 노래를 부르기 전과 후로 크게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앞부분은 약간 코미디적이고 후반부에는 웃음기 싹..

엔니오:더 마에스트로, 2023년 여름 최고의 작품

올 여름 화제작이 많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최고라고 칭송을 마지 않았던 를 드디어 극장에서 감상했습니다. 인디 영화 치고는 깜짝 흥행이라고도 하는데 상영관을 찾는 게 쉽지는 않더군요. 아무튼 현대 영화 음악의 산증인인 엔니오 모리꼬네 영감님의 일생을 연대기 순으로 자세히 설명하는영화였습니다. 엔니오 모리꼬네 영감님 본인의 인터뷰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인데 감독은 의 주세퍼 토르나토레입니다. 그런데 주세페 감독이 을 감독했을 때가 30대 초반으로 거의 데뷔작이었다고 하네요.ㅎㅎ 엔니오 영감님이 참여한 영화가 400편 좀 못된다는데, 초기에 참여한 이탈리아 영화들은 잘 몰라서 약간 낯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리즈와 이후로는 낯 익은 음악과 영화 장면이 글자 그대로 주마등처럼 지..

고맙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은, 오스카 수상 소감-제이미 리 커티스

저는 시상식 수상 소감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미리 알려 주고 하지 않는 시상식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상을 받으면 수상 소감을 꼭 찾아보는 편입니다. 수상자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주요한 시상식, 특히 영화 시상식 수상소감은 자주 찾아봅니다. 아마 제가 가장 많이 돌려 본 수상소감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소감이었을 겁니다. 특히 감독상 수상할 때 마틴 스콜세지와 퀜틴 타란티노 감독님 언급한 것, 그리고 텍사스 전기톱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자르고 싶다는 이야기 등 그의 재능이 드러나는 장면은 상을 받은 것 이상의 멋짐폭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에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을 받아서 배우나 제작사에 감사할 필요가 없어 시간이 넉넉했지만요. 아마 봉준호 감독 이외에도 화제가 되었던 수상 소감이 많이 ..

어른 김장하 선생님과 "줬으면 그만이지"의 문형배 헌법재판관님

"저는 요즘 제가 오래 믿었고 지켰던 가치들이 정말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위의 말은 최근 황망한 일을 당한 선배님께 내놓았던 제 고민이었습니다. 그 선배님은 본인이 믿는 가치를 따라 멋지게 제 2의 인생을 살아 오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공동체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파편화된 요즘에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시는 분이죠. 그 때 그 선배님이 김장하 선생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서 몇차례 스쳐 갔던 분이죠. 이젠 누구의 이야기도 의심스레 듣는 저는, 그 분이 그렇게 많은 돈을 남 돕는데 썼다면, 일해서 번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많이 사뒀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ㅠㅠ) 며칠 후 밤 늦게 아내와 함께 유튜브에 있는(지금은 비공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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