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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나의 식당(기록)

나의 심야식당, 각바 (부산 남천동 각 또는 각bar)

바이오매니아 2022. 4. 2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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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떠나고 블로그 새로 시작하면서 "나의 식당"이라는 디렉토리를 만들었는데, 그 첫 식당은 "각바"입니다. 부산살이 15년 동안 저를 위로하고, 축하하고, 함께 즐거워하고, 책과 영화 이야기를 하고, 하소연을 들어준 곳입니다. 그런데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는 "술집"입니다. 그것도 "위스키집". 주인장의 얼굴이 각(角)지게 생겨서 이름도 "각"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주로 각바(각bar)라고 부르죠. 

 

남천동 각바의 간판(?)

 

6년 전에 심야식당 같은 식당을 하고 싶다던 주인장이, 식당이 아니라 술집을, 그것도 위스키집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전까지 위스키를 마셔본 경험이라고는 한 손으로 세어도 충분한 경험밖에 없던 저는, 제가 각바의 단골이 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사의 중요 순간이나 한국사의 중요 순간에 저는 여기서 울고 웃고 있었죠.

 

역사적인 순간엔 각바와 함께

 

아주 작은 바입니다. 8석이 만석이고 5명 이상의 단체손님은 주인장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술이 많이 취하면 술을 더 팔지 않습니다. 옆사람에게 찝쩍거리거나 떠들면 쫓겨나기도 합니다. 주인장이 불친절하다는 리뷰가 인터넷에 떠돌기도 하던데, 그런 리뷰를 쓴 사람은 분명 술을 과하게 마셨거나, 큰 소리로 떠들었거나,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되었거나, 지나치게 잘난 척 했거나, 뭐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일종의 물관리 요령이죠. 그리고 여기 단골들은 그게 좋아서 오는 사람들입니다.

 

진상은 꺼져!

 

잘 모르는 위스키나 술에 대해서 물어본다거나, 누군가에게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한 잔 하고 싶다거나, 혼자 부산 여행와서 어딜 가야 좋을지 잘 모르겠다거나, 영화나 TV <심야식당>을 좋게 보셨다면, 그런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여기 주인장은 제 책 <솔직한 식품>의 감사의 글에 등장하셨으며 제가 있었던 신라대학교의 겸임교수님이셨답니다. (저는 떠났지만 조만간 다시 겸임교수로 복귀하실 겁니다.ㅎㅎ) 

<솔직한 식품> 감사의 글 속, 각바 주인장

 

싱글 몰트 위스키가 주종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종류의 증류주들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안해놓지만 와인이나 맥주도 조금 있고, 재료가 있는 경우엔 가능한 칵테일도 만들어 줍니다. 남해바람이라는 시그니처 칵테일도 있구요.

 

각바의 시그니처 칵테일 "남해바람"

부산 떠나도 한 달에 한 번은 부산에 내려오겠다는 약속을 못지키고 있지만, 조금만 여유가 생긴다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부산행 열차나 비행기를 타고 각바에서 만나자고 하고 싶습니다. 혹시 자주 가시다보면 저를 만나실 날이 올 수도 있겠죠. 광안리 해수욕장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니까 부산 여행 코스로도 좋아요. ㅎㅎ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런 광경이...

 

대충 지금까지 각바에서 찍은 사진이 3천장 좀 더 되는데, 그걸 다 올릴 수는 없고 그 중에 대표적인 것 몇 개만 올려봅니다. 아마도 제가 제일 많이 맛본 것은 니카 프롬 더 배럴과 글렌파클라스 105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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