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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유전자조작) 밀의 발견에 대하여

바이오매니아 2013. 5. 31. 11:16

오늘 아침 뉴스에 미국 오레곤 주에서 유전자조작(변형) 밀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나오더군요. (사실 유전자 '변형'이라고 부를 것이냐 '조작'이라고 부를 것이냐도 복잡한 문제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전에 경향신문 칼럼에 썼던 글 "변형"과 "조작"사이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美서 금지 유전자조작 밀..한국 등 수입국 파장 우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의 오리건주에서 재배가 금지된 유전자조작 밀이 발견돼 관련 산업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밀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덕분에 예전에 제가 썼던 "유전자 변형 밀(GM wheat)은 있을까요?"라는 글의 조회수가 높아지는군요. 그 때 제가 썼던 내용은 한마디로 "현재 유전자 변형 밀은 세상에 팔리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정식으로 허가된 제품도, 재배를 승인한 국가도 없으니까요. 오늘은 그 뒷 이야기를 해보죠. 


1.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조작(변형) 밀이란?   


밀에다 제초제 내성 유전자를 넣어서 제초제에 견디도록 만들어 준 밀을 뜻합니다. 여기서 제초제란 glyphosate라는 물질인데 이 물질에 아이소프로필 아민염을 붙인 것이 그 유명한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입니다. 독성 등급 3등급(1등급은 독성, 4등급은 무독성)이고 발암성은 없고 독성도 약한 편이죠. 미국에서는 집에서 잔디를 깎거나 가드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TV 광고도 많이 나옵니다. 


미국의 라운드업 TV 광고


이 글라이포세이트는 식물의 아미노산 합성을 저해해서 식물을 죽이는데 그 중에서도 방향족 아미노산(트립토판, 페닐알라닌, 타이로신)의 합성에 관여하는 5-enolpyruvylshikimate-3-phosphate synthase(EPSPS)를 저해합니다. 그런데 미생물 중에는 글라이포세이트에 견디는 놈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미생물들의 하나인 Agrobacterium strain CP4의 EPSPS 유전자(CP4 EPSPS)를 식물에 집에 넣어 라운드업 제초제에 견디는 품종 (MON 71800)을 만들게 된 것이죠.  


2. 오레곤에서 몬산토의 GM 밀이 발견된 이유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몬산토의 GM밀은 오레곤을 비롯한 16개 주((아리조나,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캔자스, 미네소타, 플로리다, 하와이, 아이다호, 일리노이, 몬타나, 네브라스카, 노스다코타, 오레곤, 사우스 다코타, 워싱톤, 와이오밍)의 100군데 농장에서 시험재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2005년에 밀의 상업적 재배를 포기했고 원칙적으로는 더 이상 재배하지 않게 되었죠. 물론 이번에 발견된 농장은 시험재배가 된 곳이 아닌데 왜 그 품종이 발견되었는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어떤 경로로든 종자의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3. 유전자변형 밀이 금지된 이유는?


아마 이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일텐데 정확하게 말하면 유전자 변형 밀이 금지되었다기 보다는 몬산토에서 허가 신청을 철회한 것입니다. 몬산토가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GM밀이 사람에게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밀 재배 농가가 재배를 거부했기 때문인데 왜 미국 밀 재배농가가 거부를 했냐면 외국으로 수출이 힘들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주로 재배되는 GM 작물인 면화, 옥수수, 콩 등은 미국인들이 주로 먹는 곡류가 아닙니다. 옥수수는 절반이 사료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도 전분당 가공이나 바이오에탄올 가공으로 사용되며 식용은 10% 내외죠. 콩도 미국인들은 잘 먹지 않구요. 하지만 밀은 거의 주식으로 먹는데다 수출도 많이 하기 때문에 GM 밀의 재배는 수출 감소에 이은 경제적 타격을 가져올 수 있죠. 한 조사에 따르면 GM 밀의 도입은 미국 밀 산업을 3분의 1로 축소시킬 수 있다고 했답니다. 


4. 그렇다면 유전자변형 밀은 안전한가요?


사실 GM밀은 이미 식품/사료용으로 인체 및 환경 안전성에 대해 FDA와 협의는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이 품종을 사료로 이용한 논문도 한 편 나와 있는데 논문의 결론은 "다른 밀과 동등하다(the Roundup Ready wheat (MON 71800) resulted in equivalent animal performance to conventional wheat)"고 내렸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일단 이번 사건에 대한 USDA의 발표에는 "GM 밀은 사람에게 안전하다(the genetically engineered wheat is safe to eat)"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안전"에 대한 감수성의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 정도 내용만 가지고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을 것입니다. FDA에서 정리한 이번 제초제 내성 GM 밀에 대한 정보는 여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 하지만 GM 밀이 발견된 것은 문제 아닌가요?


물론입니다. GM 작물은 인체 위해성 뿐만 아니라 환경 위해성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떻게 GM 밀이 일반 농가에서 자라게 되었는지는 차차 밝혀야 하겠지만 교차오염으로 인한 환경적 문제제기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아무리 인간이 철저하게 막는다고 해도 교차오염을 100% 완벽하게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담이지만 미국 밀의 가격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 



참고로 앞으로 GM 작물과 같은 뉴스가 나오면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좀 더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들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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