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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왔군요. 제로 칼로리 음료와 아스파탐

바이오매니아 2011. 6. 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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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칼로리 음료, 건강 지수도 제로 (중앙일보)

제로 칼로리 음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감미료인 아스파탐(뉴트라스위스트)은 특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따르면 아스파탐은 뇌에서 아미노산과 신경 전달물질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필수 아미노산 성분인 트립토판이 줄어들면 뇌의 세로토닌 수치가 낮아져 불안하고 불면증이 생긴다. WE클리닉의 조애경 원장은 "아스파탐에서 방출되는 메탄올은 두통과 어지러움, 발작, 우울증, 위장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뭐 좀,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까 했더니 이건 매년 같은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계속 나오네요. 아니 그런데 중앙일보는 국내 최고의 식품전문기자인 박태균 기자가 계신 곳인데 대체 저렇게 단정적으로 기사를 쓸 수 있는 건가요? 아스파탐이 "특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좀 지나친 표현이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Am J Clin Nutr 1987;46:204-215.


일단 아스파탐은 페닐알라닌과 아스파트산의 메틸 에스터인 물질인데 이게 체내에서 분해되면 메탄올이 나올 수 있다고 위해성 논란이 오래 전에 있었습니다. 또 다른 우려는 페닐알라닌을 대사하지 못하는 페닐케톤뇨증 환자에게도 안좋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희귀 유전병인 페닐케톤뇨증 환자가 아니라면 필수 아미노산의 하나인 페닐알라닌이 위험할 이유는 없습니다. (참고로 아스파트산은 콩나물 속에 들어있는 숙취해소물질(?)이라는 아스파라긴산과 동일한 물질입니다. 꼭 저럴 땐 다르게 불러요.^^)

아스파탐의 대사물 중 가장 문제라고 일컬어지는 메탄올은 마시면 처음엔 눈이 가고, 다음에 귀가 가고, 그리고 아주 가는 독성물질이죠. 일단 아스파탐은 소장에서 쉽게 분해되고 축적되진 않습니다. 그리고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달기 때문에 콜라 500ml 작은 병에 설탕이 50g 정도 들어간다면 (정확한 계산은 아니지만) 아스파탐은 0.25g 정도만 넣으면 되죠. 그런데 아스파탐의 1일 섭취 허용량은 몸무게 kg당 50mg, 70kg 성인의 경우 하루 3.5g, 20kg 아이의 경우엔 1g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냥 산술적인 계산으로 어린이의 경우 제로 칼로리 음료 2L까지는 괜찮다는 것이죠. (설마 매일 콜라 2L씩 먹이는 부모는 없겠죠?)

요즘 대부분의 막걸리에 아스파탐을 넣는데 그 양이 0.01% 내외입니다. 아마 w/v라고 보면(w/w일수도 있지만) 1리터 안에 0.1g 들어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렇다면 위의 계산으로 1L짜리 막걸리를 하루 35병의 막걸리 이상을 마시면 허용량을 넘기게 되겠군요. 물론 그 이전에 술에 취해 맛이 가겠지만 말입니다. 아, 그리고 대부분의 술은 발효 과정 동안 알코올(에탄올)말고 부산물로 메탄올이나 더 큰 알코올류(퓨젤 오일)들이 소량 만들어 집니다. 그게 숙취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게다가 아스파탐에서 만들어지는 메탄올의 양은 대부분의 과일 주스에 들어있는 메탄올보다 적은 양입니다. 물론 지금도 아스파탐이 뇌에 안좋다거나 여러가지 질병이랑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논문들은 계속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이런 논문들은 지나칠 정도의 과량의 아스파탐을 사용한 논문들이구요. 2005년에 발표된 아스파탐과 뇌종양 및 임파종과의 상관관계를 다루어 문제가 되었던 라마찌니재단의 연구결과는 엄청난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결론은 실험 방식과 결과 해석에 문제가 있고 안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NEJM의 논문이 언제 나온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NEJM 저널을 찾아보니 아스파탐 관련된 논문은 검색이 안되는데 Pubmed에는 이런 논문이 있네요. 제목은 "Effects of diets high in sucrose or aspartame on the behavior and cognitive performance of children (N Engl J Med. 1994 Feb 3;330(5):301-7)"인데 그 결론은,
Even when intake exceeds typical dietary levels, neither dietary sucrose nor aspartame affects children's behavior or cognitive function. (일상적인 섭취량을 넘어서는 과량을 섭취했을 때에도 설탕이나 아스파탐은 어린이의 행동이나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고 합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지나친 과량을 섭취하지 않는 이상 아스파탐이 건강에 위해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설탕이 듬뿍 담긴 콜라보다는 다이어트 콜라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맛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저야 워낙 싸구려 입맛이니까 뭐가 더 맛있는지는 이야기를 못하겠고 뭐 콜라도 매일 마시지 않는다면 뭐 그렇게 문제가 되진 않겠지요. 



* 참고로 자료를 뒤져보니 위 기사는 예전 여성조선에 실렸던 기사랑 비슷한 내용이네요. 마지막에 나온 WE 클리닉까지 동일하구요. 중요한 내용이면 과거에 다른 매체에 보도된 것도 또 보도할 수 있겠습니다만 너무 위해성을 강조한 것은 여전히 문제가 좀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래 기사에는 "아스파탐의 인체 유해 여부에 대한 연구결과는 전문가마다 상반된 의견을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 FDA와 세계의 다른 과학 기관 및 규제 당국으로부터는 안전하다고 인정받고 있다."라고 썼는데 말이지요. 검색을 생활화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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