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날 경향신문에 실린 올해 마지막 칼럼입니다. 언제 짤릴지 모르기 때문에 끝내기 전에 쓰고 싶은 몇가지 주제가 있었는데 그래도 연말에는 뭔가 한 해를 결산하는 내용을 써야 할 것 같아서 정한 주제가 '올해의 과학자'입니다.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이 누군가 싶은 분들도 계실 것이고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나 싶은 분들도 계실 것 같군요. 예, 바로 그 사람,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입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Deep-Sea Challenge 프로젝트 (http://deepseachallenge.com 캡쳐)


아래 칼럼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제임스 카메론이 2012년 3월에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딥을 단독으로 탐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1960년에 트리에스테 호를 타고 들어간 2명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인간의 손이 닿은 것이죠. 사실 트리에스테 호의 탐사는 그 깊은 곳에 들어갔다는데는 의의가 있지만 20분만에 창에 금이 가기 시작해서 금방 다시 나와야 했다고 합니다. 자체 동력도 없어서 바닥에서 이동도 불가능했구요. 그래서 눈으로 관찰한 것 말고는 아무 기록이 없다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카메론은 자신이 설계한 유인잠수정을 타고 직접 심연의 밑바닥에 내려가 3D 카메라로 세시간 넘도록 촬영과 기록을 했다고 합니다. 


심해 유인탐사선 트리에스테호와 딥 챌린저호의 차이점 (2012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발표 사진)


더 중요한 것은 그게 그냥 다큐멘터리 제작이나 심해를 배경으로 한다는 <아바타2>에 사용할 장면을 구하는 목적만이 아니라

심해 생물의 거대증(gigantism)

여러 과학자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였다는 것입니다. 이 Deep-Sea Challenge 프로젝트의 과학적 성과는 올해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에서 Scripps의 Douglas Bartlett 박사가 "Deep-Sea Trench Microbiology: Diversity and Genomics"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9월에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극한미생물학회에서도 "The benefits of James Cameron’s Deepsea Challenge Expedition to Hadal Microbiology"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발표를 하더군요. 


사실 칼럼이 너무 길어져서 마지막에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한 유명 영화 감독이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우리 사회를 생각하니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영화 만들어서 번 돈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기업이나 유명인사들은 왜 이런 과학 프로젝트들을 시도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가 대부분이고 기업도 정부 돈 받아먹으려고 하는 경우는 많지만 사기업이나 개인들이 이런 내용의 연구나 탐사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물론 기업이나 뜻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 것을 하려고 해도 같이 할 만한 연구자가 없다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말이죠. 


여기까지 읽고 그게 무슨 제임스 카메론이 다 한 것이냐,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한 것이지, 이렇게 생각하실 분들도 혹시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뒤에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고 (방수)시계와 관련된 회사인 롤렉스의 후원도 한 몫을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카메론 감독의 역할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칼럼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대한 이야기를 넣을까 끝까지 고민하다가 도저히 분량을 못맞추겠어서 그냥 빼버렸습니다. 솔직히 자동차를 그렇게 좋아하신다는 모 그룹 회장님은 왜 이런 프로젝트나 자동차 관련된 프로젝트를 못하시나, 뭐 이런 글을 마지막에 넣었다가 빼버리기도 했습니다만...  


[경향신문 과학 오디세이] 2012년의 과학자, 제임스 캐머런 (전문 읽기) 


전문을 보시려거든 위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덧붙임 1. 카메론이라고 썼더니 신문에는 전부 캐머런으로 고쳤군요. 타이타닉도 타이태닉으로 고치셨던데 영화 이름은 그냥 <타이타닉>으로 나왔네요. 그건 고유명사라서 그런가보죠? 뭐 미국식 소리나는대로 쓰는 것이 표기법에 맞나 봅니다만 좀 어색해요. 


덧붙임 2. 2012년 과학계를 정리하는 뉴스는 사이언스온의 기사(2012년 최대 과학뉴스는 ‘힉스 사실상 발견’)를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칼럼 본문의 '사실상 발견'이라는 표현은 저 기사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덧붙임 3. 올해는 이런 저런 이유로 블로그에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그래도 이곳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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