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잔 침대에서도.." 케모포비아 확산..소비자 '분통'
최근 대진침대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의 최대 9배가 넘는 방사선 물질 '라돈'이 검출된 가운데 침대를 회수하는 리콜 조치가 원할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리콜 조치가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케모포비아'(chemophobia·화학물질 공포증)의 확산이다.
소비자가 분통 터지는 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왜 그게 케모포비아일까요? 케모포비아로 이름을 붙이면 안된다고 봅니다.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논의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오히려 분통의 대상은, 별로 효과도 없고 비과학적인 것들을 대단한 것인양 포장해서 파는 업체와 관련 분야 전문가에게 터뜨려야 할 것입니다. 언론과 방송에 나와 음이온이 좋다, 라돈이 좋다, 알칼리가 좋다, 뭐가 좋다, 이런 소리 함부로 하는 사람들과 그걸 이용해서 자기 잇속 챙기는 사람들 말입니다. 이런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닌데 왜 애꿎은 화학에다가 화풀이를 하게 두는 건가요? 예전 영화 <넘버 3>에 이런 부분이 나오죠. "솔직히 죄가 무슨 죄가 있어. 그 죄를 저지르는 x같은 새끼들이 나쁜 거지.”
"“내가 세상에서 제일 X 같아 하는 말이 뭔지 아냐?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야.
정말 X 같은 말장난이지. 솔직히 죄가 무슨 죄가 있어? 그 죄를 저지르는 X 같은 새끼들이 나쁜 거지."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화학 물질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모자나이트는 무려 천연 화학 물질입니다. 얼마 전 게르마늄도 그렇고, 이제 이런 사건은 화학에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화를 내야 합니다. 그냥 허접한 실험 한 두가지로 효능을 뻥튀기 하고 돈 버는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함부로 기능성 신제품이라는 말 못쓰도록 말이죠.
물론 그게 쉽지 않습니다. 과학적 증거가 얼마나 쌓여야 정말 효능이 있다고 볼 것인가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음이온이니 라돈이니 이런 거는 과학자들에게 조금만 물어보면 쉽게 답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시스템을 고민해야지 화학에게 화를 내서는 또 같은 일이 반복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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