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음의 메인 페이지에 재미있는 내용이 소개되었는데 "요구르트는 왜 1.5리터가 없는 걸까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도 많이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이었는데,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생균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쉽게 변패될 가능성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관련 글을 보니까 의외로 요거트를 먹을 때 금속숟가락으로 먹으면 유산균이 다 죽어버린다, 이런 내용이  많이 나오더군요.

미생물 가지고 실험한지 15년이 되어가는 제가  그동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이 "요플레, 금속수저로 떠먹지 마세요"라는 기사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기사의 일부를 인용하면,

"간혹 유산균 식품을 금속 수저로 떠먹게 되는 경우 조심해야 한다. 요플레의 발효 성분과 금속 수저가 닿으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 그 속에 함유 하고 있는 유산균이 모두 죽게 될 수도 있다는 것. 김종규 교수는 이에 “금속의 산화 반응으로 인해 유산균이 죽게되는데 이때는 요플레 한통을 다 먹더라도 그 속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아무것도 섭취 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대체 위 광고는 뭥미??? 맛만 좋다는 이야긴가???


일단 위 기사의 내용에는 두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1)유산균(젖산균)이 다 죽는다, 2) 영양소를 아무것도 섭취하지 못하게 된다, 입니다.

일단, 2)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직접 low fat 요거트 하나를 꺼내서 보니까 그 안에 들어있는 영양소가 당류 7g을 포함한 탄수화물 11g 그리고 단백질 5g이 들어 있습니다. 일반 요거트에는 지방도 들어있겠죠. 그런데 금속수저로 먹는 것 만으로 저 영양성분들 중에 아무것도 섭취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오류입니다. 단순히 금속과 닿는다는 것만으로 산화든 환원이든 영양소 완전파괴 반응이 일어나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는 없습니다. 설마 대학교수가 저렇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건 아마 기자가 잘못 이해한 것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문제는 첫번째 내용, 유산균이 금속수저에 닿으면 죽느냐인데, 이것도 과학적 사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발효조는 금속이고 유산균 대량 배양도 금속 발효조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거트 발효공장모습 (http://farm3.static.flickr.com/2042/1542492438_d1aeb24920.jpg?v=0)

 
게다가 정말 금속에 닿기만 하는 것으로 젖산균들이 죽는다면 김치를 스테인레스 김치통에 넣어두면 김치 젖산균도 다 죽어버려야 되겠지요. 하지만 스테인레스 통이건 항아리이건 김치는 적당한 온도가 되면 발효되고 시어져 버립니다. Pubmed에서 젖산균과 금속과의 관계를 찾아봤는데 특별한 점을 발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기를...)

물론 좀 더 열심히 찾아보면 혹시 금속이 미생물 생장에 약간의 영향을 준다는 자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요거트를 금속 수저로 먹으면 젖산균이 다 죽는다는 것은 일종의 괴담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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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hy0917 2009.02.05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산균이 금속에 닿으면 죽는다"는 정보는 저도 오류라 생각합니다.
    글쓴님이 이미 밝히신것처럼 요거트 제조과정에 다루어지는 기구가 모두 금속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요거트 제조는 문제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요거트 만드는 회사에서도 이런 얘기에 대해서는 이해를 못한다고 합니다.
    저 또한 집에서 요거트를 자주 만들어먹는데 요거트 만드는 용기가 스텐레스입니다.
    그 스텐레스통에 담아서 요거트를 만드는데 정말 잘 만들어집니다.

  2. minkoos 2010.10.29 1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속 수저로 먹지말라는 인터넷의 정보들을 다 뒤져보면
    출처가 거의 다 저 기사더라구요-_-;;
    저 기사 달랑 하나가 일파만파 퍼져서 이렇게 정설인냥 굳어버리는게 참 무섭네요.
    인터넷 안하시는 분들께서도 어디서 들으셨는지 금속 수저로 요거트 먹지말라고 하실 정도니..
    기자들은 기사 하나 하나에 정말 신경써야 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저런 유언비어를 잠재울만한 기사나 하나 실렸으면 좋겠어요~

    이 글에 추천을 찍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겠네요^^;;
    아무튼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 감사^^

  3. 나그네 2012.08.20 0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속냄비로 요거트를 만들려 해봤는데 안되던데요?

    • Favicon of http://bluespinel87.tistory.com BlogIcon 저기요 2013.01.13 15: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님의 경우는 아마도 금속냄비라서 보온이 적절하게 되지 않아

      너무 낮은 온도라서 유산균의 생장이 더디었던 거라고 봅니다.

  4. BlogIcon 그린 2013.12.12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산균이 좋다길래 적은 비용으로 집에서 많이 만들어 가족들과 먹으려고 집에서 요쿠르트 만드는 법을 인터넷 폭풍 검색해서 어제처음 전기밥통으로 만들어본 결과 성공...근데 밥솥은 계속 써야 하길래 오늘은 우유를 5-60도로 끓여서 안이 스텐레스로 된 보온통에 넣고 만들고 잇는 중이엿는데 검색하다 보니 숟가락같은 금속이 유산균을 파괴한다는 기사들보고 화들짝 놀래서;;;;;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리로 된 락앤락에 다시 담아서 따뜻한 이불속에 넣어놧네요 그러다 님글을 보게 됏는데....헷갈립니다 누구말이 맞는건지 ㅡ.,ㅡ 님글을 읽어보니 공장서도 금속용기를 쓰니 일리엣어보이네요 저처럼 헷갈려하는 하는 사람을 위해 근거없는 얘기는 바로잡아줫으면 하네요~ 여튼 님글보고 하나 또 배워갑니다....감사해요 ^^ㅋ

  5. 이리 2013.12.15 1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블로그에서 글들 읽고 궁금했던것들 알아가고 많은 정보 알아가요

    그런데 바이오매니아님 저도 이런 쪽으로 대해 공부를 하고싶은 고등학생인데
    대학교에서 과를 식품영양학과로 가면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무슨 과를 선택하면 이런공부를 할수있을지..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biotechnology.tistory.com BlogIcon 바이오매니아 2013.12.15 2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식품영양학과보다는 식품생명공학과, 식품생물공학과, 식품공학과, 생명공학과 같은 곳에 가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네요. 우리나라 생명공학과는 식품공학과에서 출발한 곳과 생물학과에서 출발한 곳이 있는데 식품쪽 학과에서 생명공학으로 바꾼 곳들이 좀 더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6. 이리 2013.12.18 0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글 감사합니다 그럼 식품영양학과는 이런쪽으론 공부를 하지 않는건가요?

    • Favicon of https://biotechnology.tistory.com BlogIcon 바이오매니아 2013.12.18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학교마다 강조점이 조금씩 다릅니다만 식품영양학과는 영양사, 건강보건, 급식 이런 과목의 비중이 높고 식품생명공학과 같은 곳은 조금 더 과학이나 기술에 대한 비중이 높기 때문이죠.

  7. BlogIcon 괴수달 2015.05.03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이 2008년에 작성된 글이지만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요거트 금속 괴담을 믿고 있네요! 안타깝습니당 ^^;

  8. 헤즐럿 2020.06.02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플례 만드는 그릇이 플라스틱이어서 찝찝해요
    플라스틱에 열을가하는거쟎아요 해먹어 괜챦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