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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지극히 개인적인

누군가를 두들겨 패주고 싶었던 날

바이오매니아 2009. 4. 1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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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날 많이 있죠. 아무리 원수를 사랑하라고 배웠지만 때로는 분을 이기지 못하는 날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미국에서 운전을 할 때 였습니다. 아틀란타 시내에 나갔다가 잠깐 신호에 걸려서 본 광경이었는데 옆의 차를 보니까 어떤 엄마가 뒷자석에는 베이비 카시트를, 그리고 앞좌석에는 다른 아이 하나를 태우고 가더군요. 앞자리의 아이는 햄버거를 먹고 있었는데 보통 미국에선 아이들을 차 앞좌석에 앉히지 않지요. 저 엄마는 왜 저럴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 엄마가 손을 입에다 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앗, 그런데 그 손에는 담배가...

아주 어린 아기와 유치원 정도의 어린이를 차에 태우고 가면서 그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엄마, 그냥 내려서 뺨을 한 대 후려쳐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차가 다시 출발했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 아이들이 어딘가에서 잘 자라고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서울에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버스를 탔는데 유치원생 정도의 사내아이가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일어나 버스 뒷문 근처에서 자꾸 장난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엄마라는 인간이 갑자기 일어나서 아이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더군요. 아이는 한 방에 벌벌벌 떨면서 엄마에게 끌려가서 자리에 앉고 버스는 공포에 질렸습니다. 그 때도 사실 한마디 하고 싶었는데 그냥 어이없이 바라만 보았죠. 

이런 잡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오늘 아이들과 부산 어린이대공원에 갔다가 목격한 장면때문입니다. 감기에 걸린데다 생각보다 복잡하기만 하고 소박한 어린이대공원이라 약간 실망(?)도 했지만 전혀 상관없이 좋다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기분은 과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빼곡히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그 가운데서 담배를 뻑뻑피워대는 어떤 할아버지...

가만히 서서 그 할아버지를 쏘아보았더니 그 할아버지가 이 자식이 왜 쳐다봐, 이런 표정으로 저를 빤히 쳐다봅니다. 약간의 눈싸움이 벌어지는 찰라, 그 때 그 할아버지의 팔에 매달리는 두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그래, 저 할아버지도 손녀와 손자 때문에 오셨을 텐데 이런 것으로 기분나쁘게 해서 뭐하냐는 생각에 그냥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혹시 깨달으실까해서 연방 기침을 해댔지만 전혀 관계없이 꽁초까지 다 피우시더군요. 

담배를 피우진 않아도 나름 애연가들과 잘 어울리며 간접흡연 열심히 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안좋았습니다. 게다가 줄에 서서 담배를 피운 그 할아버지 말고도 유모차옆에서 담배피우는 사람 등등 왜 그렇게 어린이 대공원에서 담배피우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러고보니 강원과 영남지방의 흡연, 음주율이 충청, 호남의 두배에 달하기도 한다던데 설마 그것 때문은 아니겠지요. 어디나 생각없는 사람들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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