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싸이에서 아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신종검사받았습니다. 대체 이래도 됩니까?
검사라고는
" 마스크벗고 입크게 벌리시고 혀내미세요 "
라더니 면봉 2개로 목구멍을 한번씩 훑습니다.
그러더니 아무말도 없이 통에 넣고 자기 할일을 하는겁니다..전 좀 당황해서
" 이제 무슨 검사 받으면 되나요 ..어디로가면되죠?"
라고 하자
" 끝입니다."
라길래 ...임상병리과에서는 끝이고 다른 검사를 받나 싶어
원무과에 가서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원무과에서는 같은말만 번복 했습니다."끝입니다 집에 가시면되요"
뭐 어떤 주의사항도 알려주지않고, 검사결과는 2-3일 후에 나온다는 말과
어이없는 수납금액만 제게 돌아왔습니다12만원.........
면봉한개에 6만원인가 봅니다.....
너무 황당한 나머지
" 그러면 검사 결과는 어떻게 알아야 되요?"
" 내원하시거나 전화하세요 "
정말 어이없는 검사내용과... 검사후에도 무책임한 병원..
돈없는 학생이나 서민들은 신종유무도 제대로 판별하기 힘들것같습니다.
아마 병원 관계자가 검진 내용이나 방법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건 신종플루 검사가 아닙니다. 검체를 얻는 과정일 뿐이죠. 진짜 신종플루 검사는 그 다음입니다. 면봉 하나에 6만원??? 그런게 아니죠. 그건 그 이후의 real-time RT-PCR 검사비용입니다. 면봉은 그냥 검체를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구요, 진짜는 그 다음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인지 한 번 간단히 설명해 볼까요?
일단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이란 미량의 핵산(DNA)을 증폭하는(양을 늘리는) 기술을 말합니다. 그 PCR이라는 방법을 응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다양합니다. 요즘 신종플루 진단하는데 사용한다고 RT-PCR, RT-PCR 이런 이야기 많이 하는데 사실 분자생물학에서 RT-PCR이란 두가지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2번이 맞는 사용법인데 요즘엔 1번도 꽤 사용합니다.)
1) 첫째는 Real-Time PCR이라고 해서 DNA 또는 RNA 양을 시간에 따라 모니터링하는 방법입니다. 정량적인(quantitative) PCR이라는 의미에서 Q-PCR 또는 qPCR이라고도 하지요. 이 방법은 그냥 PCR 기계로는 안되고 특별한 PCR 기계가 필요하고 프라이머도 형광물질이 부착된 녀석을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정성적인 방법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2) 다른 하나는 Reverse Transcriptase를 처리한 후 일반적으로 행하는 PCR로서 고전적인 방식인데 RNA를 double strand로 만들어주는 효소인 Reverse Transcriptase 처리를 한 후에 PCR을 수행하는 방법입니다. 요즘에는 보통 conventional RT-PCR이라고 하더군요. 이 방법은 정량적인 방법보다는 바이러스 RNA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는 정성적인 방법에 사용합니다.
왼쪽이 그냥 PCR기계이고 오른쪽은 real-time PCR 기계 (출처 Bio-Rad)
그런데 이번 신종플루 확진에 사용하는 주된 방법은 이 두가지를 합친 Real Time RT-PCR이라는 방법입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그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RNA를 DNA로 변화하는 Reverse Transcriptase를 사용해야 하고 그 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또는 빠른 측정을 위해서는 Real-Time PCR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그냥 conventional RT-PCR도 사용하고 있는지 기존에는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확진검사로 Realtime RT-PCR법만 보험 적용이 인정되었으나, Conventional RT-PCR 검사까지 확대하였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더군요.
참고로 질병관리본부에서 인정하는 확진환자는 아래 실험방법 중 한 가지 이상의 방법에 의해 신종인플루엔자 A(H1N1)바이러스 병원체 감염을 확인한 급성열성호흡기질환자라고 합니다.
1) Real-time RT-PCR
2) Conventional RT-PCR
3) 바이러스 배양
아래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real time RT-PCR을 통해 유전자를 검사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엔 확진기관은 real time RT-PCR만 사용하라고 되어있네요. 저도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http://www.cdc.go.kr/)
뭐 아무튼 면봉으로 휙휙 훑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면봉에 묻은 검체에서 RNA를 추출하고 Real-time RT-PCR이나 Conventional RT-PCR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전 과정을 빨리하면 반나절이면 되겠지만 검사기관에서는 보통 여러 샘플을 모아서 한꺼번에 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은 걸리므로 집에 가 계시면 연락이 가든가 (양성이면 연락이 오겠죠?)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검사인가, 이런 생각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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