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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마오 선수는 분하다고 했을까요?

바이오매니아 2010. 2. 2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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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같이 좋은 날, 아사다 마오 선수가 욕을 많이 먹더군요. 상대가 잘하고 우리가 더 잘해야 좋은 것 같은데, 왜들 그렇게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스포츠의 한가지 안좋은 점이 이런 겁니다. 그런데 마오 선수가 욕먹는 이유 중의 하나가 마오가 인터뷰에서 "분하다"고 했다는 것인데요.(‘울음 터뜨린’ 아사다 마오 “너무 분하다”) 아래의 NHK 인터뷰를 보면 울면서 이야기해서 약간 두서가 없는데 "분하다"고 번역할 만한 말이 (2분 20초 정도에) 나오긴 합니다. 


"くやしいですげど... 自分の...できることはできたと思います"
("분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분하다는 뜻의  悔しい(くやしい)는 우리말과는 어감이 조금 다릅니다. 우리말에서 분하다는 억울하다는 의미에 가깝지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후회스럽다, 아쉽다는 느낌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SBS에서는 아쉽다로 번역하더군요) 그래서 경기에 졌을 경우의 인터뷰에서 일본선수들이 悔しい라는 말을 (자기 자신에게)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제 쇼트트랙 계주와 같이 판정이 억울할 때 분하다는 말을 주로 쓰지요. 때문에 일본 선수가 분하다(悔しい)고 한 말을 그냥 그대로 번역하면 마치 아사다 마오 선수가 김연아 선수나 판정에 분함을 느끼는 것 같죠. 하지만 일본언론에서 보도한 아사다 선수의 인터뷰는 이렇습니다. 

"悔しい思いはある。自分の演技がパーフェクトではなかったので納得はしていない"
(분한 생각은 있다. 자신의 연기가 완벽하지 못했는데 납득이 안된다"

일본어에서 후회, 아쉬움은 悔い(くい), 분하다, 후회스럽다는 悔しい(くやしい)라고 합니다. 한끗 차이죠. 그러니까 아사다가 분하다니, 네가 뭘 잘했다고 그래, 이렇게 너무 타박하지 마시길... 그리고 이겼을 때 적장을 배려하는 것이 승자의 멋진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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