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도 몇 번 소개한 적 있었던 MIT Technology Review의 10 Emerging Technologies 2008 이 최근 발표되었네요. 하지만 올해엔 더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Cellulolytic Enzymes 이 그 열번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Cellulolytic Enzymes란 섬유소를 분해하는 효소를 총칭하는 것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세제나 청바지 물빼는 데 사용하는 cellulase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효소는 이미 가장 잘 알려진 효소이고 산업적으로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효소입니다. 하지만 이 효소가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바이오연료 (Biofuel), 특히 그 중에서도 bioethanol 때문입니다.
이미 이 블로그에도 작년초부터 몇 번 다룬 바 있습니다. 바이오에탄올 덕분에 옥수수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래서 가용 식량 작물이 아닌 셀룰로직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cellulosic ethanol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고 미국 에너지성 (DOE, Department of Energy)에서 6곳을 지정해서 생산시험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작년 여름에 제가 있던 곳을 포함해서3곳의 컨소시엄을 DOE가 지정했다는 뉴스 등을 말입니다.
최근에 새우깡 가격이 오르고 라면값이 오른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한 바이오에탄올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꾸준해져서 얼마전에 오마이뉴스에서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의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관한 시리즈물을 다룬 적도 있습니다. 결국 가능한 최선의 대안 중 하나는 바로 cellulosic ethanol이고 이를 위해서는 셀룰로스를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당으로 분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key step이 되는 것이지요.
이 Cellulolytic enzymes의 연구자 대표로 소개된 연구자는 바로 프란시스 아놀드 (Francis Arnold)입니다. 프란시스 아놀드는 캘리
포니아 공대 (칼텍)의 교수로서 분자 진화와 효소 연구에 있어서는 가히 독보적인 존재의 하나죠. 예전에 벤처기업이 있었을 때 아놀드 방에서 나오는 논문과 특허를 수집,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일의 하나였습니다.
결국 가장 많이 연구된 효소의 하나인 cellulase인데도 이 효소가 10 Emerging Technologies 2008 에 선정이 된 이유는 아직도 안정하고 빠르게 셀룰로스를 당화시킬 수 있는 효소가 드물다는 이야기죠. 게다가 당화 시킨 포도당을 알콜 발효로 전환시키는 효율도 높여야 하겠구요.
글루코스의 알파 결합물인 전분과는 달리 글루코스 베타 결합물인 셀룰로스의 분해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셀룰로스는 보통 리그니, 헤미셀룰로스 등과 섞여 있기 때문에 천연 바이오매스를 전처리 없이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효소를 자연계에서 찾는 것과 아울러 기존의 효소들을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개량해 내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죠. 그 기술을 분자 진화, 또는 directed evolution이라고 합니다.
이런 기술에도 극한미생물이 사용되곤 합니다. 그 예가 작년 5월 한겨레신문에 소개된 "볏짚으로 가는 자동차 달려온다" 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서 소개된 특별한 기술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바이오가솔의 핵심기술은 70도의 높은 온도에서 이뤄지는 목당 발효공정이다. 랑바드는 “아이슬란드 간헐천에서 채집한 호열박테리아를 활용해 높은 에탄올 변환율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이렇듯 고온성 미생물은 다양한 곳에 응용이 가능합니다. 슬슬 저도 이쪽 연구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한가지 우스개 소리를 하고 마치자면 제가 석사과정에 들어와서 처음 했던 연구가 바로 이 cellulase효소 유전자 클로닝이었습니다. 그 때 생각보다 일찍 성공을 했기에 지금까지 당관련 효소 유전자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요. 그런데 그 과제가 동력자원부 과제였는데 모두들 그거 해봐야 안된다고 그랬던 사람들이 지금 이 뉴스들을 보면 과연 기분이 어떨까요. 여전히 안되는 것이라고 할까요???)
TR10 : Cellulolytic Enzymes
바이오에탄올 덕분에 옥수수값이 두배 상승
또 하나의 대체에너지 Cellulosic Ethanol (바이오에탄올)
DOE 바이오에너지 연구센터 3곳 선정
볏짚으로 가는 자동차 달려온다 (한겨레신문)
* 사진은 모두 Technology Review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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