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NASA(와는 사실 별로 상관없지만)에서 발표한 비소 대사 미생물의 이름이 GFAJ-1입니다. 원래 생물체의 학명은 이명법으로 속명 + 종명으로 써야 하는데 이 균주의 이름은 왜 저 모양인가 했는데 그 뜻은
Give Felisa A Job(펠리사에게 직업을!)
의 약자라고 하네요. 이번 사이언스 논문의 제1저자는 Felisa Wolfe-Simon 박사인데 그 이름의 펠리사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감동적인(아니면 가슴아픈?) 이야기가 월스트릿저널 기사에 실렸다고 하는데 그 기사를 소개한 블로그를 참조하시면 좋겠네요. 비정규직 포닥의 안타까움에 마음이 다 싸~합니다. 포닥만 10년 할뻔 했던 저니까요.^^
그래도 제 은사님이 언제나 말씀하셨던
"미생물은 창의력을 가지고 노력하는 자를 배반하지 않는다."
라는 경구를 생각하게 하네요.
그런데 원래 미생물을 찾는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이름에 의미를 붙이려고 하지요. 제가 석사 때 찾았던 미생물은 이름이 Pseudomonas sp. YHS-A2였는데 YHS는 제가 다닌 학교 앞자 Y와 제 이름의 약자 HS를 붙인 것이었죠. 뒤의 A2는 A지점에서 샘플링한 두번째 플레이트에서 나왔다는 뜻이구요. 후에 분자생물학적 동정을 통해 이름을 바꾸었는데 Doohwaniella chitinasigenes가 되었습니다. 당시 동정 방법으로는 새로운 종이라서 속명을 새로 지어야 했는데 제 박사과정때 돌아가신 스승님 (오두환 교수님)의 성함을 따서 두화니엘라(Doohwaniella)로 지었고 키틴을 분해하는 미생물이라서 chitinasigenes가 되었지요. 물론 생물체의 이름은 라틴어 규칙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외국의 유명한 미생물 작명 전문가에게 감수를 받은 이름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수님께서 돌아가시고 저는 다른 교수님 밑에서 허겁지겁 졸업하고 외국으로 나가는 바람에 균주 동정 부분의 정식 논문화가 늦었고 이후에 다른 유사한 미생물의 이름이 등록되는 바람에 그 이름을 그대로 쓰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ㅠㅠ
당시 야단맞으면서 배웠던 내용을 요즘 학생들에게 그대로 반복하는 저를 보면서 요즘 왜 돌아가신 오두환 교수님 생각이 그렇게 자주 나는지...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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