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흥미로운 심포지움에 다녀왔습니다. One Health 항생제 내성 국제심포지엄이었는데요. 아침부터 오후까지 간만에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를 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기억해둘 필요도 있어서 블로그에 간단히 정리해볼까 합니다.
일단 "One Health 항생제 내성균 다부처 공동대응사업 (R&D)" (이하 줄여서 '원헬스 사업')은 "항생제 내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예방을 통해 국민을 항생제 내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자,‘국내 항생제 내성균 국가 관리대책 확립을 위한 사람-동물-환경-식품 간 내성기전 및 전파규명 연구개발’을 목표로 추진된 사업"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 사업들은 부처별로 다양하게 있었는데, 이 원헬스 사업의 특징은 7개 부처(질병관리청, 식약처, 과기정통부, 농식품부, 환경부, 농진청, 해수부)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원 헬스"라는 개념은 "2003년 미국 수의학자 윌리엄 카레쉬(William B. Karesh)가 생태계와 인간, 동물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면서 처음 사용한 개념이며, 모두의 건강은 하나라는 개념에서의 다분야적 접근을 의미"합니다(2021 항생제 내성균 다부처 공동대응사업 연보에서 인용).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통섭(?)적 개념으로도 볼 수 있을텐데, 인간의 건강은 단순히 의료 뿐만이 아니라 식품, 동물, 환경의 건강이 함께 연관되어 있으며 개인과 국가와 전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AMR(antimicrobial resistance, 항균제 내성)은 인간, 동물,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이자 글로벌 공동대응의 필요성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분야마다 항생제 내성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달라서 국가에서 통합적인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원헬스 사업은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원헬스 심포지엄은 3회째로 크게 3가지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첫번째 세션은 외국인 연사들을 포함한 국제적 관심사, 두번째 세션은 국내의 균종별 AMR surveillance, 마지막 세번째 세션은 신약개발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있을 때 카바페넴 내성균 detection과 관련된 일을 좀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지금 하는 일이 항진균제 또는 항생제 신약개발 쪽이라 세번째 세션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아무래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연구자도 많은 항생제(세균 타겟) 위주이다 보니까 항진균제 분야는 감시체계도, 신약개발도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감염의 심각성과는 별도로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항진균제가 많지 않아서 상대적인 중요도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만, 최근에 캔디다 오리스(Candida auris) 같은 진균은 emerging multidrug-resistant yeast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말입니다. AMR이라고 하면 세균 뿐만 아니라 진균(효모와 곰팡이)도 포함하는 개념이니까 항생제와 항진균제를 포괄하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주제넘게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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