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CNN에 흥미로운 뉴스가 실렸습니다. 독일 연구진들이 genome mining 기법을 이용해서 새로운 항진균제를 발견했는데, 그 이름을 키아누마이신 (keanumycin)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키아누마이신은 바로 영화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이름에서 가져왔고, 그렇게 명명한 이유는 '존 윅'과 '매트릭스' 같은 영화에서 악당을 잘 처단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키아누마이신에 대한 논문은 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실렸는데 키아누마이신 A, B, C 세 물질이 실렸습니다. 물질 구조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lipopeptide 계열 물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리포펩타이드 물질들은 항균효과, toll-like receptor 작용효과, 그리고 항진균효과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리포펩타이드 항진균제의 대표는 에키노칸딘류(echinocandins)이고 그 대표적 약물로 카스포펀진 (caspofungin)이 있죠.
이 키아누마이신의 특징은 원생동물인 아메바와 식물병원성 진균, 및 다제내성 진균 에 골고루 생육 저해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식물병원성 진균을 저해하면 농약 등으로 사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큰 위험인 다제내성 진균 (특히 캔디다 오리스, Candida auris)에 효과를 보이면 항진균제로도 사용이 가능하겠죠. 써 놓고 보니 우리 회사의 경쟁자이군요.ㅎㅎ
제가 슈퍼히어로 토르 이름을 딴 극한미생물(고균들)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블로그에 썼었는데, 미생물 이름을 저렇게 짓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물질 이름을 배우 이름으로 짓는 것은 처음 봤네요.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시리즈 중에서 한 편도 안본 것들이 <존 윅>인데 한 번 봐야하나 싶네요. 아무튼 다제내성 진균도 점점 큰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데 좋은 의약품 개발이 점점 시급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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