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에서 처음 발표한 병원성 곰팡이 리스트과 치명적인 균들

최근 곰팡이 감염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처음으로 fungal priority pathogens list를 발표했습니다. 아마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대부분은 익숙한 균들일텐데요.

 

이번 리스트에서는 

1) 치명적인 최우선순위 그룹 (Critical Priority Group),

2) 고우선순위 그룹 (High Priority Group),

3) 중우선순위 그룹 (Medium Priority Group)

으로 나누어 총 19종의 균을 선정하였는데, 곰팡이 감염병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토론을 통해 선정하였다고 합니다. 

 

WHO의  fungal priority pathogens list (2022)

그 중에 "치명적인 최우선순위 그룹"에 포함된 4개의 균만 한 번 살펴보자면 

 

1) Cryptococcus neoformans는 진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yeast 타입 진균인데 건강한 사람에게선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 특히 HIV 감염자나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감염균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15만명 정도가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Aspergillus fumigatus는 폐곰팡이 감염의 대표주자로 mold 타입 진균입니다. 사실 아스퍼질러스는 알코올 발효 등 식품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상균으로 지구상에 매우 흔한 곰팡이류(누룩곰팡이류)이고 매일 호흡기로 유입되지만 이 역시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면역체계가 약화된 사람이나 폐 질환자들(특히 천식환자)에게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런 감염증을 Aspergillosis라고 합니다. 매년 수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아스퍼질러스 감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3) Candida auris는 전세계적인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감염균으로 특히 다제내성 곰팡이의 대표주자입니다. 다제내성이란 여러 약제에 내성을 보인다는 뜻으로 다제내성 세균을 보통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르는데, 그런 의미에서 "슈퍼 곰팡이 (super fungus)"라고도 부릅니다. 캔디다 오리스는 흥미롭게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발견되었지만,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yeast 타입 진균입니다.  

미국 CDC의 Candida auris fact sheet

4) Candida albicans는 가장 흔한 진균감염증의 하나인 캔디다증 (Candidiasis)의 대표적인 원인균으로 우리 피부나 장, 생식기 등에 항상 존재하는 균입니다. 하지만 혈액이나 장기 등에 감염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yeast 타입 진균입니다. 흔히 입속에 생기는 "아구창"의 병명도 "캔디다성 구내염"이라고 합니다.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는 지금까지 개발된 약물도 많고, 개발중인 약물도 많지만 이러한 항진균제는 아직까지 상용 약물이 많지 않아서 새로운 항진균제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