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버 스카이 ★★★★☆ 막장에서 쏘아올린 작은 로케트 
빌리 엘리어트 ★★★★ 빌리, 잔인한 현실위로 날다. 

하늘을 바라보면 행복해 지는 영화 옥토버 스카이

춤으로 자유로와지는 한 마리 새, 빌리


“과학자의 작은도시 강연기부 행사” 인 10월의 하늘 행사 때문에 알게된 영화 <옥토버 스카이>를 보았습니다. 영화는 최고였습니다. 물론 제가 요즘 고민하는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였기에 더 깊이 다가왔을 수 있습니다. <옥토버 스카이>를 <빌리 엘리어트> 과학자 버전이라고도 하던데 사실 <옥토버 스카이>가 <빌리 엘리어트>보다 1년 먼저 나온 영화입니다. 하지만 더 알려진 것은 <빌리 엘리어트>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빌리 엘리어트>에는 <옥토버 스카이>에 없는 진한 사회성이 들어있지요. 그것에 비하면 <옥토버 스카이>는 약간 단순합니다.

두 영화 모두 (원뜻 그대로의) 막장 인생을 사는 광부, 그리고 그 자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옥토버 스카이>의 호머는 로케트를 쏘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고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는 발레리노가 되고 싶어하죠. 로켓 기술자이건 발레리노건 모두 광부 아버지의 아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일입니다. 때문에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이 가장 큰 갈등구조죠. 아무런 꿈을 꿔보지 못한, 또는 그 꿈을 일찌감치 접고 현실에 완전히 적응한 아버지와 철모르는 아들들 (그것도 첫째가 아닌 둘째들) 이라니!

게다가 오, 두 영화의 사투리(미국 남부 사투리와 영국의 희한한 발음)를 듣다보면 이 동네가 어떤 동네인지 딱 감이 옵니다. 막장이 광부들을 비하하는 단어라고 하는 이유처럼 그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꿈을 이룹니다. 다만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옥토버 스카이>는 실화라는 점입니다. <빌리 엘리어트>보다 더 꿈같은 이야기인데 오히려 <옥토버 스카이>가 실화라니, 역시 현실은 상상보다 더 풍부한가 봅니다. (한가지 더 차이점이 있다고 본다면 노조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미국 영화에서 노조를 다루는 공식은 너무 답답한 면이 있습니다.) 

<옥토버 스카이>는 소련이 세계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호를 쏘아올린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가업을 잇기 위해 지하 막장으로 들어가야 하는 어린 인생이 하늘을 올려다 보게 되는 것이죠. 거기서 영감을 얻은 주인공 호머는 친구들과 로켓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이런 드라마에 조력자로 등장하는 라일리 선생님(게다가 그 분은 시한부 인생)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좌절과 어려움을 딛고 결국 이 친구들은 주변의 도움으로 과학박람회에 참여하고 대상을 받아서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하게 됩니다. 어떤가요? 너무 뻔하죠? 깡촌(?) 웨스트 버지니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오로지 이 단순한 주제 이외에 다른 이야기를 할 여지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빌리 엘리어트>는 개인 빌리 뿐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환경에도 골고루 눈을 돌려 줍니다. 영국 탄광 광부들의 파업 투쟁을 보는 시각도 편향되지 않지요. 파업 참가자였던 빌리의 아버지가 빌리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배신자들이라고 비난했던 대열에 서는 장면에서 우리는 꿈과 희망, 하지만 그 속에 희생하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하지만 너무 전형적이고 뻔한 스토리의 <옥토버 스카이>는 뛰어난 각본과 연출의 힘이 더해져서 울림있는 영화로 탈바꿈합니다. 작은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들과 여러 입체적인 인물들의 연기가 좋습니다. 그 흔한 주먹질 하나 없이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또한 해결됩니다. 직선적이지만 에둘러가지 않는 솔직함이라고 할까요. 

게다가 이 영화가 제게 더 다가왔던 것은 소재가 과학기술이라는 것, 그리고 학교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 때문이었을 겁니다. <옥토버 스카이>에 나오는 학교는 그냥 광부를 길러내는, 또는 광부가 되는 것을 약간 유예해주는 곳입니다. 광부가 되는 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놀고 먹는 것보다는 나은, 미식축구 선수가 되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현실적인 차선(또는 차악?)으로 모두가 생각하는 곳이죠. 하지만 라일리 선생이라는 한 사람을 통해 학교는 적어도 4명의 학생들에겐 새로운 꿈을 주는 공간으로 되살아나는 곳이죠. 한 명이 꾸는 꿈은 망상일지 몰라도 한 명이 이룬 꿈은 다른 아이들에게 현실이 되죠. 
You know what? From now on, every school year... I'm gonna brag to all my new students about... how I taught Homer Hickam and the Rocket Boys. Maybe one day... one of them'll feel like they can do what y'all did. 
(그거 알아? 지금부터 매년 새로운 학생들에게 내가 호머 히컴과 로켓 소년들을 어떻게 가르쳤는지 자랑할 거야. 아마 언젠가, 걔들 중의 하나는 너희들이 한 것을 자기도 할 수 있다고 느끼겠지.) - 라일리 선생님의 마지막 대사 

호머에게 로켓관련된 책을 선물한 라일리 선생님


라일리 선생님 외에도 꿈을 이루는데 일조한 주변 인물들의 따뜻한 시선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호머의 엄마죠. 호머의 엄마가 남편을 설득할 때의 그 단호함은 이 영화의 백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빌리 엘리어트>에서는 빌리의 할머니가 가장 인상적이죠.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빌리를 격려하는 할머니. 그리고 두 영화의 주변의 인물들 모두 비록 꿈을 오래 전에 접고 살아온 사람들이지만 호머와 빌리가 성공하도록 마음을 모아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해냈을 때 다 함께 기뻐해주는,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모습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호머도 빌리도 다 나는 것(flying)이랑 관련이 있군요. 제가 좋아하는 Queen의 spread your wings 생각도 나네요. 우리 학생들이랑 다시 함께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기사에 보니까 윤종신씨가 10월의 하늘과 관련된 노래를 만들어서 무료로 배포한다는 기사가 났더군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여기서 다운 받아서 들어보시죠. (참고로 윤종신씨는 신라대학교 교가도 만드신 분이죠. 노래는 무려 김연우. 은근 노래 좋습니다. 들어보세요.^^ )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각얼음 2010.11.09 2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둘다 참 안봐지는 영화...

    요샌 스토리전개와 결말이 빠른 드라마(특히 미드)를 주로, 스티븐 시걸 류의 영화만 보게되는구먼. 생각안하고 보는 걸로...

  2. Favicon of http://crete.pe.kr BlogIcon Crete 2010.11.10 0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지난 일요일에 집에서 식구들과 다 같이 봤습니다. 정말 진한 감동이 있더군요. 더군다나 현재 남부에 살고 있는 처지에서 들리는 남부 사투리는....-.-;;;

    아들 녀석에서 메시지가 좀 전달되기를 바랬는데 정작 아내와 저만 집중해서 봤다는....-.-;;

    October Sky... 좋더군요...

    다만 자막없이는 초반 장면들에 나오는 대사가 잘 안들리더라는....-.-;;

    • Favicon of https://biotechnology.tistory.com BlogIcon 바이오매니아 2010.11.10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Crete님 텍사스 사신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텍사스도 저런 사투리를 쓰나요? 제가 있던 죠지아는 완전...^^

      저도 저 대사를 열심히 받아 적다가 중간에 잘 모르겠어서 찾아봤더니 이런게 있더군요. 시나리오인가봐요. 안들리는 부분은 이런 것으로라도 해결을 보심이... (하긴 영어자막은 나오겠지군요.)

      http://www.script-o-rama.com/movie_scripts/o/october-sky-script-transcript-gyllenhall.html

  3. Favicon of https://atropine724.tistory.com BlogIcon atropine724 2010.11.10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옥토버스카이는 케이블에선가 우연히 봤는데...
    끝까지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4. 김현중 2010.11.11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래 완전 좋은데요? *_* 윤종신 노래같지 않고 유희열 것 같다는...

  5. 보라보라 2010.11.11 1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교가는 이렇군요..새롭네요~

  6. 김수진 2017.07.02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켓과 우주 정말 좋아하는데도
    남들 다 원하던 공무원 따라서 취업하려고 경행과 입학한지 몇 개월 뒤에 이 영화를 봤네요.
    영화 전개내용과는 상관없이 자꾸 저를 대입하게 됐습니다
    진로를 다시 전부터 원하던 것으로 바꾸길 결심한 뒤
    올해 초부터 고시원에서 공학계열 서울권 대학으로 편입하기위해 공부중인데
    오랜만에 다시보니 뿌듯하네요ㅋㅋ 저도 꼭 로켓을 발사하고 싶게 만든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