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날밤 늦게까지 세 중년 아저씨들의 이야기가 끝날 줄 모르고 계속된 탓에 다음날 아침 느지막히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보통 식당들이 문을 여는 시간은 11시. 그래서 10시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겨둔 채 하카다 시티 식당가 근처의 도큐핸즈에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도큐핸즈에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이언스 인테리어 용품도 있더군요. 인테리어가 아니라 그냥 실험용으로 사다가 써도 될 것 같습니다. 유리 페트리 디쉬부터 삼각 플라스크 고무 플러그까지 있습니다.^^
도큐핸즈의 사이언스 인테리어 제품들
식당들이 문 여는 시간인 11시가 되어 식당가에 올라가 하카다 라면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벌써 인기있는 식당에는 줄이 길게 이어져 있더군요. 면발이 소면 수준인 하카다 라면의 독특한 맛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12층의 옥상 전망대에 올라갔습니다. 이번 여행에선 돌아다니기에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을 정도로 날씨가 딱 좋았는데 하늘은 비를 뿌릴 것 같더군요. 아래 사진은 시그마 DP2S로 찍은 사진인데 정말 화질이 후덜덜이었습니다. 가격을 몰랐으면 지름신 강림하실 뻔 했습니다.
심상치않은 후쿠오카의 하늘과 구름. 시그마 DP2S의 구름은 실제보다 더 멋있더군요.
쭉 뻗은 저 길 끝에 바다가 보입니다.
전망대 구경을 마치고 후쿠오카 타워가 있는 시사이드 모모치 해안공원 (ももち海浜公園)으로 향합니다. 버스를 타고 갔는데 버스를 통해 보는 광경도 좋더군요. 아주 높은 다리를 지나서 가는데 사진을 못찍은 것이 아쉽네요. 아무튼 20분 정도 걸려서 후쿠오카 타워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본 후쿠오카 타워의 모습입니다.
후쿠오카 타워를 가로질러 바닷가로 나와서 뒷쪽에서 바라본 후쿠오카 타워입니다.
후쿠오카 타워 뒤에 있는 모모치 해변 공원에서 바라본 후쿠오카 야후 돔입니다. 퍼시픽 리그의 명문구단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이죠. 야구 경기가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하필이면 그 날엔 가고시마에서 경기가 있어서...ㅠㅠ
모모치 해안공원 (ももち海浜公園)에서 바라본 후쿠오카 야후 돔. (浜, 해안 빈 자라는군요.)
하늘과 바다와 해안의 모습이 정말 그림입니다.
모모치 해변에 있는 결혼식장입니다. 저 뒤에는 선착장이 있습니다.
위 결혼식장 뒷편에는 우미노나까미치(海の中道)와 모모치해변 사이를 운항하는 선착장이 있습니다. 우미노나카미치는 바닷길로는 가깝지만 육로로는 삥 둘러가야 하는 위치에 있죠. 비행기에서 보니까 무슨 바다가 갈라진 곳 같은 모양을 하고 있더군요.
우미노나까미치(海の中道)와 모모치해변 사이를 운항하는 선착장
바닷가에서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하카다역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후쿠오카 투어 버스에 대한 광고판을 발견했네요. 시간이 별로 없을 때는 이런 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본 후쿠오카 투어 버스 광고. 생긴지 한 달 밖에 안되었다는군요.
다시 하카다역으로 돌아와서 식당가로 직행. 하카다 명물이라는 우나기 세이로무시(일종의 찐 장어덮밥)을 먹었습니다. 우나기동이야 몇 번 먹어본 적이 있지만 세이로무시는 독특한 매력이 있더군요. 그리고 하카다역 바로 옆 버스터미널 건물 4층의 100엔샵, 다이소에 갔습니다. 자그마한 선물이나 잡동사니를 사기 위해서였죠. 이렇게 많은 100엔짜리 물품이라니... 저는 트럼프 카드(요즘 카드 마술에 재미가 붙어서...^^)를 비롯해서 몇가지를 샀습니다. 그런데 그릇을 사신 동행분이 포장을 하려고 봤더니 세계 최고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 신문이 포장지를 대신해 놓여져 있더군요. 흠... 신문의 미래란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이소에서 포장지로 사용되는 요미우리 신문.
이제 비행기타러 공항에 가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니 마지막 맛집으로 직행했습니다. 닭꼬치와 닭튀김을 파는 곳인데 꼬치의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아무튼 맛나게 또 먹고 호텔에서 짐찾아서 공항으로 직행. 돌아오는 비행기는 아시아나였는데(갈때는 에어부산) 비행기에서 삼각김밥을 주더군요. 웬만해선 주는 것 남기지 않지만 도저히 더 먹을 수가 없어서 그냥 집에 가지고 왔다가 다음 날 먹었네요. 아무튼 이렇게 먹으러 돌아다니기만 한 여행은 난생처음! 세명의 중년 남자들이 먹으면서 이야기하면서 걸으면서 구경하면서 돌아다닌 기억은 오래 오래 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