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나와 있는 죠지아주 Athens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1년에 눈구경 한 두번 할까말까한 동네이므로 눈이 오면 모두들 좋아합니다. 특히 이번 눈으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두 사흘 동안 문을 닫았기에 어린이부터 교수들까지 모두 신이 났죠. 대학타운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주일 밤부터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숙사 건너편 야구장 조명등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더군요.
아침이 되니 눈발은 잦아들었지만 눈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어느게 우리 차인지 구분이 잘 안되더군요.
누군가의 발자국 하나 없는 기숙사 앞 풍경입니다.
길건너 야구장도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제일 먼저 나가서 기숙사 앞에 3단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보다 키가 큰 눈사람이어서 주변 사람들도 좋아하고 사진도 찍더군요. 덕분에 아빠노릇 한 번 제대로 한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 옆 둔덕에서 눈썰매도 탔습니다. 이렇게 아빠로서 점수를 따고 있는데...
다음 날, 첫째아이 베스트 프렌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 집에 이글루를 만들었으니 놀러오라는 것이었죠. 뭐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했는데 직접 가보았더니 진짜 이글루가 집 앞에 떡 버티고 있더군요. 온 가족이 이거 만드느라 이틀이 걸렸다고 합니다.
네모난 박스에 눈을 담아서 블록을 만들고 그걸 층층이 쌓은 후에 틈을 메꾸고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도 만들었더군요.
저 집 아빠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아이들 넷이 들어가도 공간이 충분합니다. 저를 포함한 어른 셋과 아이들 넷, 모두 일곱명까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려고 하니까 크리스마스 장식을 떼어서 이글루를 장식하기 시작합니다.
장식을 마치고 밤이 되었습니다. DSLR이 힘을 발합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제가 이글루에 들어가서 내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늑하고 따뜻합니다.
눈 오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지 길 막힐 것 걱정하는지 여부에 따라 동심과 늙은이를 구분한다고 하던가요. 눈이 오면 역시 아이들은 추운줄도 모르고 즐거워 하더군요. 하지만 눈사람으로 땄던 점수를 이웃집 아빠의 이글루 덕분에 다 까먹었습니다. 앞으로는 눈이 오면 이글루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하지만 저게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이 오지 않는 동네에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눈 덕분에 며칠동안 온가족이 꼼짝못하고 집에서 붙어지내니 그것도 나쁘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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