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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 학회에 갔다가 제가 애정하는 “우연한 서점”에서 우연히 산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부산미각>이라는 책입니다.
<부산미각>은 부산과 관련한 여러 음식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웅어’를 제외한 다른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알거나 들어본 내용이었고 대부분 제가 라디오 방송할 때 다뤘던 내용이지만, 군데군데 숨어 있는 부산에 대한 역사적 소개와 그 연관성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면 부산의 옛 이름 ’동래‘는 동쪽의 신선이 사는 세상 봉래(蓬萊)의 약칭이라거나, 조선인이 최초로 설립한 민간은행인 경남은행의 전신이 구포은행이라거나, 영도의 여러 이름(영선동, 청학동, 봉래산)은 신선이나 도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 등 단순하게 부산 음식 뿐만 아니라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잘 버무린 솜씨가 좋았습니다.
<부산미각>의 저자들은 모두 부산대 중문과와 관련이 있는 분들로 그 수가 14명이나 되는데, 글의 길이엔 좀 편차가 있지만 꽤 통일성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서 그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중문과 출신들이라 한중일 역사를 잘 이해하고 한중일 음식을 비교문화사적으로 다룬 것도 좋았네요.
저는 작년부터 지역 독립서점 다녀보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지난 번 속초에 갔을 때 그 지역 음식을 다룬 책 <동쪽의 밥상>도 좋았는데, 각 지역마다 이런 책을 만들고 소개해보면 어떨까 싶네요. 아예 시리즈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그럴려면 일단 이 책이 많이 팔려야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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