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실내에서 살을 태울 때 사용하는 태닝 기계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는데 이것은 자외선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자외선 주의보, 선크림 등에 관한 뉴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자외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1급 발암물질인 태닝기계와 자외선이 무슨 관계인가요?
이번에 태닝 기계 (tanning bed)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이 되어서 화제가 되었지만 사실 이미 태닝 기계는 IARC 그룹 2A에 속해있던 발암우려물질이었습니다. 이러한 태닝 기계는 자외선(ultraviolet, UV) 램프를 사용해서 살을 태우게 되는데 이 자외선 램프에서는 상대적으로 해가 없다는 UVA가 95%, 그리고 UVB가 약 3% 정도 방사됩니다. 그 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들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니 피부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서 등급을 격상시키게 된 것입니다.
2. UVA, UVB는 무엇인가요?
보통 자외선이란 가시광선에서 자색(보라색) 바깥쪽의 단파장 방사선을 뜻하는 말로서 보통 100nm에서 400nm이하의 파장을 갖습니다. 그 중에서 다시 파장에 따라 자외선을 3가지로 나누게 되는데 그것이 UVA, UVB, UVC입니다.
UVA는 파장이 400-320nm 정도의 빛이고 상대적으로 큰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태닝 베드와 관련하여 UVA에도 지나치게 노출되면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명이 났습니다. 게다가 UVA는 유리나 물을 통과하고 피부 속으로 침투하며 콜라겐을 와해시켜 피부를 늘어지고 주름지게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UVB는 파장이 320-280nm 정도의 빛으로 반응성이 강해서 살을 태우는데는 유용하지만 위험한 빛입니다.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여 색소의 생성을 증가시켜서 잡티를 일으키는 자외선이며 UVB를 받으면 비타민 D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UVC는 파장이 280-100nm 까지의 단파장으로 대부분의 자외선 살균에 사용되는 빛입니다. 생물체가 UVC에 노출되면 DNA 및 RNA를 파괴함으로서 신진대사나 증식이 어려워지고 발암성이 매우 강한 빛입니다. 식당에서 컵을 넣어두거나 미용실에서 빗 등을 넣어두는 소독기, 노래방 마이크 살균기 등이 이러한 UVC를 이용한 제품들입니다.
3. 태양광 속의 자외선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보통 태양광에서는 적외선부터 자외선까지의 다양한 빛을 지구로 방사하는데 자외선은 성층권에서 산소와 반응하여 오존층을 만들게 됩니다. 실제로 지표면에 다다르는 태양광에는 적외선이 약 55%, 가시광선이 40-45%, 자외선이 1-5% 정도입니다. 그 중에 대부분은 UVA이고 UVB는 전체 자외선량의 1% 미만입니다. 하지만 여름에는 태양광이 강하기 때문에 조금만 빛을 오래 쬐어도 살이 타고 홍반이 일어나게 됩니다.
사실 이번에 태닝 베드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지만 태양광은 이미 1급 발암물질이었습니다. 또한 3대 발암요인으로 음주, 담배, 자외선을 꼽을 만큼 가장 확실한 발암요인이기도 합니다. 물론 발암물질이라고 다 완벽히 차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얼만큼의 양에 얼마나 노출되는가가 중요하지만 말입니다.
자외선 하면 이 노래를 틀고 싶었는데 5분 30초라서 못틀었어요. U2의 Ultraviolet
U2의 긴 노래 대신 튼 짧은 노래 스티비 원더의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4. 자외선주의보란 무엇인가요?
자외선주의보란 기상청에서 자외선지수가 높을 때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서 내리는 주의보입니다. 자외선지수(ultraviolet index)란 “태양고도가 최대인 남중시각(南中時刻)때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B (UV-B) 영역의 복사량을 지수식으로 환산한 것”으로서 자외선량이 낮은 1부터 높은 10까지의 수로 나타내며 11이상은 태양에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뜻합니다. 1
하지만 보통 일기예보에서는 수치를 사용하기 보다는 높음, 또는 매우 높음으로 표현하는데 높음은 자외선지수 6-7, 매우높음은 8-10일 때를 뜻합니다. 높음은 “태양에 노출시 위험하며 햇볕에 노출시 보호가 필요한 상태”이며 매우 높음은 “태양에 노출시 매우 위험하며 노출된 피부는 빠르게 타서 위험해질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럴 때는 겉옷을 입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2
5. 자외선 차단제도 종류가 많던데요?
자외선 차단제를 선크림(suncream)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선블록(sunblock)이라고도 하는데 영어로는 sunscreen이라고 많이 부릅니다. 선블록은 자외선을 막는 물리적 차단제, 선크림은 자외선을 흡수하는 화학적 차단제라고 하는 경우도 많지만 실제로는 두가지 역할 모두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렇게 이름처럼 자외선 차단제는 종류도 꽤나 많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에는 자외선 차단제의 효능을 나타내는 두가지 지수를 참고하셔야 하는데 SPF(Sun Protection Fator)지수와 PA(Protection grade of UVA)지수입니다. SPF지수는 얼마나 홍반을 일으키는 정도를 막아주느냐에 대한 의미로서 주로 UVB의 “차단 지속 시간”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SPF지수 1당 15-20분 정도의 지속시간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SPF10이라고 하면 150-200분을 지속시켜준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시간과 직접적으로 비례하는 것은 아니고 엄밀한 의미에서는 SPF10이란 태양광으로 살이 탈 때와 비교해서 10배 에너지가 주어졌을 때 같은 정도로 탄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PA지수는 자외선A의 차단 정도를 표시하는 지수입니다. PA지수는 세가지로 표시하는데 PA+는 자외선A 차단효과가 있다는의미, PA++는 자외선A 차단효과 우수함, PA+++는 자외선A 차단효과 매우 우수함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그러므로 SPF지수와 PA지수 둘 다 표시되어 있는 제품은 두 종류의 자외선을 모두 막을 수 있는 제품이 되겠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는 몇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보통 차단막이 생길 수 있도록 최소한 볕에 나가기 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또한 보통 SPF지수에 따라 다르지만 2~3시간마다 자주 바르는 것이 좋고 작은 것을 사서 개봉하면 내용물이 산화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작은 것을 사서 그 해에 다 사용하시는 편이 좋고 오래 보관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또한 여성분들은 기초화장 마지막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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