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시네마>(유미리 지음, 고려원)를 읽다.

먼저 딴소리 조금... 요즘 경기가 안좋아 지면서 출판사들도 예외 없이 흔들흔들 거리는 바람에 나같이 책을 사서보는 사람들은 적잖이 땡 잡았은게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엔 듣도보도 못한 출판사뿐만 아니라 문학과 지성사나 창비같은 출판사의 책들도 할인판매를 해대고 있으니 이젠 좋아만 할 일은 아닌가 싶다. 어쨌든 고려원의 왠만한 책은 3천원이면 살 수 있는데, 그래도 아직 3천원짜리 리스트에 없는 것들도 있나 보다. 내가 열심히 찾는 몇몇 책은 아직도 정가대로 판다는 걸 보니...

어쩌면 올 가을부터 1년간 일본에서 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일본에 대해 아는 건 정말 없다. 일본어? 완전 깡통이다. 그저 내가 아는건 일본사람들은 영어를 못한다는 것(정말 일본 교수들은 유학을 다녀온 사람이라도 영어를 정말 못한다). 그리고 일본 소설 몇 개 읽은 것 밖에는 없다. 그런데 그것들도 다 신통치 않다. 내가 보기엔 확 후려쳐서 모두 <상실의 시대>(조금 아는 척하면 <노르웨이의 숲> 이라고 해야겠지)와 비슷비슷하다. 유미리는 어떨까 하는 것이 내 관심사였다. 그는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니니까...

느낌을 말하자면 역시 비슷하다는 것. 어두운 골목길에서 빈 캔맥주를 다 빨아마셔버린 여자(또는 남자)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다만 그의 불행했던(?) 가족사 때문인지 가족의 해체에 대한 노력이 엿보인다고나 할까. '가족'이란 무얼까. 어떤이에겐 '가족'이 '보수주의'와 동의어일테고 어떤이에게 가족이란 '축복'일 수도 있다. 가족은 이기주의의 근원이기도하며 가족이란 이타주의의 표본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작년부터 '가족'이란 화두는 전세계적으로 다시 유행인 듯하다. <페이스 오프>의 성공으로 영화에서 가족애를 크게 다루는 경향이 보이더니, 점점 동성애라는 화두도 가부장제라는 또다른 가족으로 옮아간다. 이제 한국에서 한번 광풍이 몰아치려나. 그러고 보면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비록 외국것 베껴먹은 것일지라도 성적 담론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보구나...

그래서 그런지 유미리를 통해 읽은 세상이 전혀 유쾌하지 않다. 한국의 신세대 작가(?)들에 대한 논의가 요즘 세간에 화제라는데 어쩌면 그런 경향을 일본과 함께 논의해봐야할 필요는 없을까? 빨리 '오에 겐자부로'를 읽고 싶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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