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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7

바이오매니아 2018. 1. 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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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어찌 하다보니 계속 하게 된, 1년 동안 본 영화 정리하는 날입니다. 이게 하다 보니까 7년째가 되었네요.ㅠㅠ 올해는 52편의 영화를 봤는데 지난 2년 동안 40편대에 머물렀다가 간신히 50편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그렇게 인상적인 영화가 많지는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물론 제가 다 챙겨보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죠. 


2017년 제게 최고 영화는 12월 31일 아침까지도 <덩케르크>였습니다. 하지만 한해의 마지막날인 12월 31일에 <1987>을 보고 고민을 거듭하다 올해의 영화로 <1987>을 뽑을 수 밖에 없었네요. 아무래도 2017년이 촛불혁명과 탄핵, 그리고 새대통령 선출이 있었던 한 해였으니까요. 호사가들은 386 세대가 뽕 맞는 영화라고 하던데, 저는 오히려 흔한 후일담 영화처럼 보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 영화의 주요 배역에서 386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이한열 열사 말고는 거의 없고, 학생들의 투쟁만을 그린 영화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당시엔 역사의 한 꼭지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변절(?)했는지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지요. 저는 이 부분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역사의 진보는 순수한 선인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다만 여성이 수동적이고 비중이 낮다는 비판은 수긍 가는 면이 있습니다. 


<1987>에 대해서는 따로 긴 이야기를 쓰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만 감독의 속임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예고편에선 마치 하정우와 김윤석의 연기 대결을 그린 것처럼 해 놓고는 알고 보니 그들도 그저 그 시대의 한 명으로 그린 것이죠. 결국 이 영화는 주인공이 없는 영화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죠. 그 한사람 한사람의 역할과 노력이 합력해서 선을 이룬 역사가 주는 감동이 있습니다. 물론 제 생각엔 이 영화 제목을 <1987상(上)>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1987하(下)>에는 양김의 분열과 지역감정의 광풍으로 노태우가 당선되는 역사가 있었으니까요. 

올해의 영화 1987올해의 아까비


<1987> 때문에 1년 내내 제일 인상적인 영화였던 <덩케르크>가 뒤로 밀렸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였습니다. 처음 봤을 땐 내용도 잘 모르고 이게 뭐지, 하다가 뒤통수를 세게 맞았고, 극장에서 두 번째 보니까 여러가지 숨은 장치들과 시간의 묘미들이 다 새롭게 보이더군요. 그리고 2017년 극장에서 가장 많이 울었던 작품은 최승호 감독(현 MBC 사장님!)의 <공범자들>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 동안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뭐했냐, 고 힐난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 인고의 세월을 버텨준 사람들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2017년을 흔든 주제인 '여성과 페미니즘'을 흥겹게 그린 <히든 피겨스>와 아직 정식 상영을 하지 않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만 개봉한 <당신의 부탁>이 올해 Top 5 안에 들었습니다. 마지막까지 Top 5 안에 넣을까 말까 고민했던 영화는 <스파이더맨: 홈커밍>이었는데, 제가 마블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음에도 가장 유쾌하게 본 영화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부탁>이 더 낫지 않나 싶네요. 


반대로 올해 최악의 영화는 비행기 안에서 봤던 장이모우의 괴작 <그레이트 월:장성>이었습니다. 장이모우 감독에 맷 데이먼 주연이라길래 기대하고 봤다가 황당 그 자체였네요. 이게 중국 인민영화란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부산영화제에서 봤던 <산책하는 침략자>도 기분 나쁘고 뭐하자는 건지 잘 모르겠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좋았던 영화라고 하시던데, 아마 제가 영화보는 눈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재작년 <마녀배달부 키키>도 그랬는데 <미녀와 야수>도 굳이 실사판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었구요.


2017년엔 좋은 연기가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신의 부탁>의 임수정씨였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둔 엄마의 역할을 맡아 그 내면의 깊이를 잘 보여줬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2017년은 그렇게 눈에 띄는 신인들이 기억나지 않는 해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이상희씨로 <아이 캔 스피크>에서 족발집 주인으로, 그리고 <당신의 부탁>에서는 임수정씨의 친구로 매우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독립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을 신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성유빈(아이 캔 스피크, 살아남은 아이)과 윤찬영 (당신의 부탁) 등이 그래도 가장 기억나는 신인이 아닐까 싶네요.  


2018년은 기억에 남는 영화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사회도 2017년처럼 다이내믹 하지 않고 마음이 평안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의 가장 인상적인 연기 - 임수정


 


2017년 올해의 영화 : <1987>   


최우수감독상 - 장준환 (1987) 

여우주연상 - 임수정 (당신의 부탁) 

남우주연상 - 송강호 (택시운전사)

여우조연상 - 염혜란 (아이 캔 스피크) 

남우조연상 - 김해곤(아수라) 

아차상 - <덩케르크>, 설경구 (불한당), 나문희 (아이 캔 스피크), 

미술상 - 군함도 

음악상 - 아수라 OST  

실망상 - 군함도, 옥자 

올해의 발견 - 하마베 미나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이상희 (아이 캔 스피크, 당신의 부탁) 

하마베 미나미 - BIFF에서



2017 Best 5 movies 


1. 1987

2. 덩케르크

3. 공범자들

4. 히든 피겨스 

5. 당신의 부탁 



2017 Worst 3 movies 


1. 더 그레이트 월:장성 

2. 산책하는 침략자

3. 미녀와 야수(실사판) 



아래는 2017년 동안 본 영화들(가나다순)과 제 나름대로의 별점입니다.


1987 ★★★★☆ 돌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역사 

걷기왕 ★★★ 독립영화의 한계, 심은경의 한계 

검사외전 ★★★ 쇼생크 탈출로 시작해 어퓨굿맨으로 끝나는데 비교가 안된다.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 ★★★ 속편 나오기 쉽지 않을 듯

공범자들 ★★★★ 하염없이 눈물과 분노가 흐른다

공조 ★★★ 현빈의 멋짐으로 모든 걸 상쇄한다. 

군함도 ★★★ 하던 거 합시다!

그녀의 인생은 잘못이 없어 ★★★ 일본의 '그 사건' 트라우마는 아직도 계속된다 

나라타주 ★★☆ 사랑의 순수함과 찌질함을 골고루 보여준다. 

남한산성 ★★★☆ 소설을 소설처럼 영화화

너의 이름은. ★★★☆ 여러 장르의 이색적인 무스비(結び)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제목은 낚시고 매우 얌전한, 달달한 청춘 로맨스 "이끼로" 영화

당신의 부탁 ★★★★ 낳은 엄마, 기른 엄마, 맡은 엄마, 미혼모, 입양한 엄마 등 엄마 퍼레이드

대립군 ★★★ 좋은 재료로 평범한 요리를 만들다

대장 김창수 ★★☆ 10부작 드라마를 두시간에 우겨 넣은 느낌

그레이트 월 (장성) ★ 이런 괴작을 봤나! 올해의 worst 예약!

더킹 ★★★ 너무 많은 것을 한 영화에 담았다 

덩케르크 ★★★★☆ 예술하나 싶다가 뒤통수를 때린다

데드풀 ★★★☆ 조금만 더 알아들었으면 별 반 개는 더 줬을 듯.

롤러코스터 ★★★ 한 방은 없지만 새롭고 엉뚱하다. 

몬스터파크 ★★☆ 좀비와 흡혈귀의 싸움을 인종과 사회문제로 엮은 낯선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 굳이 실사로 만들 이유를 모르겠다.

미씽:사라진 여자 ★★★☆ 울지 말고 사죄하고 연대했으면 하는 아쉬움

불한당 ★★★☆ 트위터를 보고 영화를 평하지 말라!

산책하는 침략자 ★★ 전성기 이후의 곽재용 영화같다. 

살아남은 아이 ★★★ 자녀를 잃은 부모가 겪는 지옥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성실한 나라는 이상한 나라

스파이더맨: 홈커밍 ★★★★ 우울한 소년에서 발랄한 소년으로의 전환

스플릿 ★★★ 내기 볼링이라는 소재 빼고는 거의 모든 게 평범하다. 

신비한 동물사전 ★★★☆ 해리포터보다 이해는 쉽다.

싱글라이더 ★★★ 기러기 하지 마라, 워킹 홀리데이 가지 마라

아수라 ★★★☆ Satan Your Kingdom Must Come Down

아이캔스피크 ★★★☆ 잘 빠지진 않았지만 울림은 있다2

엘리시움 ★★★ SF에 신자유주의 미래에 대한 경고를 우겨 넣다

옥자 ★★★☆ 진보의 늪에 빠진 봉준호

위대한 소원 ★★★ 어디서 나타난 똘끼충만인가!

인턴 ★★★☆ 어떻게 늙을 것인가

자객 섭은낭 ★★☆ 풍경화를 보려고 영화를 보는 건 아니다.

조작된 도시 ★★☆ 게임과 영화는 다르지 않겠습니까?

침묵 ★★★ 회장님의 참사랑이 종교적으로 승화한다 

캡틴 아메리카:시빌워 ★★★☆ 성실한 캡틴에서 떼거지 무비로!

컨택트 ★★★ 외계인보다 시간 묘사가 흥미롭지만 선택은 납득이 안된다.  

콘택트 ★★☆ 너희가 외계인을 믿느냐?

쿼바디스 ★★★☆ 한국 기독교에 대한 조종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 꼬마애 덕분에 별 반개는 더 줌

택시운전사 ★★★☆ 잘 빠지진 않았지만 울림은 있다.

특별시민 ★★★ 얌전한데다 정치 혐오까지 살짝 엿보인다

파운더 ★★★☆ 미국 자본주의는 어떻게 망하는가!

판도라 ★★★ 조금만 덜 지르고 조금만 더 진중했으면

프리즌 ★★★ 뭔가 막 짬뽕인데 안타깝다.

하루 ★★★ 뭔가 말이 안되는데 결말은 의미가 있는 듯

히든피겨스 ★★★★ 그 때 그들이 있었다. 


과거의 연말 결산이 궁금하시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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