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TV를 잘 안보는 이유가 한 번 빠지면 잘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인데, 요즘 장안의 화제인 싱어게인에 빠졌습니다. 아마 하루에도 몇 번씩 싱어게인의 음악을 찾아 듣고, 일하면서 듣고, 재방송 보면서 또 듣는 것 같습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싱어게인은 참가자를 성장시키거나 뭔가를 가르치려하기보다는 숨은 보석을 발굴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제 TOP10의 무대를 남겨 놓고 있는데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의 노래 중에서 제 마음대로 BEST 10을 뽑아 보았습니다. (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BEST 20입니다.)
제 취향이니까 혹시 여러분이 좋아하는 노래가 빠졌더라도 나무라지 말아주세요.^^
싱어게인 Top 10 진출자 (패자부활전 승자는 미정)
10위. 29호 (1R) - 그대는 어디에/임재범
제가 싱어게인에 빠진 것은 SNS에 올라온 이 곡을 듣고서 입니다. 우리나라 록 보컬리스트 중에 뭔가 "정통파"스러운 느낌의 보컬리스트가 숨어 있었다니. 바크하우스라는 밴드와 정홍일이라는 이름으로 구글링을 엄청했습니다. 저의 최애캐!
9위. 22호&60호&64호 (2R) - 뛰어/최백호
어쩔 수 없이 탈락되어 아쉬운 분들이 많지만 저는 2라운드에서 이 분들이 다 탈락한 것이 제일 아쉽습니다. 약간 오버스러운 느낌이 없진 않지만, 자유롭고 신나고 흥겨운 목소리들이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8위. 11호 (4R) - Going Home/김윤아
11호 가수님의 첫무대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막 울었는데, 이 곡을 들으며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헨리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네요.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본다"는 가사를 11호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7위. 30호 (1R) - Honey/박진영
누가 뭐래도 싱어게인의 최대어 중 하나인 30호 가수의 첫무대. 뭔가 무대 위에선 능글 맞은데, 뒤에 이야기하는 것 들어 보면 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고 다음엔 인사나 드리러 오겠다는 "겸손한 비범함"이 첫무대부터 보였습니다.
6위. 47호 (4R) - 연인/박효신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뭘까, 아마 내가 응원하고 힘이 되어주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요? 47호 가수님이 점점 밝아지는 것 같아서 싱어게인이 고맙습니다. “너의 그 슬픔과 기나긴 외로움에는/ 모든 이유가 있다는 걸/ 너의 그 이유가/ 세상을 바꿔 갈 빛이라는 걸”
5위. 47호&55호 (2R) - 오늘 하루/이문세
가장 몽환적이고 전에 느껴 보지 못했던 무대를 보여준 47호와 55호의 듀엣 공연. 이 두 분이 같이 음반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뭔가 새로운 음악이 나올 것 같은 기분입니다.
4위. 30호 (4R) -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산울림
이승윤이라는 가수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유감 없이 보여준 무대. 대학가요제 때부터 1인 밴드로 출전하더니 밴드 음악을 어떻게 자기만의 스타일로 바꾸고 혼자 노래와 연주까지 다 하는지 보여준 훌륭한 무대였다고 생각합니다.
3위. 29호 (4R) - 못다 핀 꽃 한 송이/김수철
엉뚱하게 마이크 퍼포먼스가 화제가 되었지만, 락 보컬이 뭔지 유감 없이 보여준 무대. 1라운드에서의 단순한 록발라드 뿐만 아니라 하드한 반주들 사이를 뚫고 나오는 흔들리지 않는 파워풀한 보컬이 백미입니다.
2위. 63호 (1R) - 누구 없소/한영애
MR 없이 기타 하나 가지고 사람들 앞에서 이 정도로 노래와 연주를 할 수 있다니, 그것도 이제 약관 20세의 청년이 말이죠. 누가 뭐래도 싱어게인이 배출할 최고의 스타. 솔직히 우승은 63호다,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건 아니겠죠.
이제 1위를 남겨 두고 아깝게 Best 10에 들지 못한 11위부터 20위까지를 뽑아 봤습니다. 아마 이 곡들이 위에 있는 곡보다 낫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시겠죠. ㅎㅎ
11호 (1R) - 비상
47호 (1R) - 나타나
29호 (3R) - 제발
10호 (3R) - 살아야지
47호 (3R) - Moon
56호 (1R) - 태양계
26호 (1R) -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59호 (1R) - 빠빠빠
20호 (1R) - 바다 끝
49호 (1R) - Lonely night
자, 그럼 대망의 1위는....
두두둥~
1위. 30호 (3R) - Chitty Chitty Bang Bang/이효리
처음 보는 순간. 아, 이건 뭔가 사건이다! 싶었습니다. 날 것의 느낌. 분명히 노래는 10년 전의 댄스곡인데, 장르도 모호하고, 창법도 모호한데 뭔가 소름끼치는 새것을 만난 느낌. 그야말로 가장 충격적인 무대. 솔직히 이 무대 이후에 약간 싱어게인이 심심해졌다고 느꼈습니다. 아무튼 30호 가수 이승윤이라는 이름을 절대 까먹지 않게 만든 최고의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 개인의 취향임을 밝혀 드립니다. 심지어 제 가족들도 XX호님이 빠졌다고 저에게 뭐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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