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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論語)

1997. 10. 1 한 달여에 걸쳐 (고려원, 홍승직 역해)를 다 읽다. 워낙 요즘 東洋的인것이 人氣이기에- 물론 나는 恒常 身土不二를 부르짖지만- 를 집어들었다. 하지만 예전의 漢字 實力이 바닥나버려서 힘들게 읽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의 보람과 재미는 있었다. 내게 많이 다가온 점은 孔子의 태도였다. 孔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찾아 떠돌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理想을 펼칠 수 있는 主君을 만나길 기다렸다. 요즘엔 사람들이 워낙 소박해져서-솔직한 내생각엔 약아빠져서- 이름을 드날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렇게 부딪히며 사는 것이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연히 꿈도 없다. 최근엔 그리스도인 만나는 것만큼 힘빠지는 일도 드물다는 生角이 들기까지 했다. 그런데 나는 儒敎라는 것은 隱遁과 哲學이라고 생..

진보는 죽은 사상인가? (당대)

종로학원 영어선생님 왈 "철학이란 누구나 아는 것을 자신을 포함하여 아무도 모르게 말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이 책이 바로 그런 류이다. 우리는 세계를 보수와 진보, 좌익과 우익,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로 분류하지만 그 속에는 다 같이 진보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은 계몽주의에서 씨를 부리고, 다윈이 자라게 했는데 이상하게도 두 개의 다른 열매를 맺어왔다. 그리고 그 열매들은 단 듯했지만 의외로 쓴 것이어서 이제 사람들이 그 열매를 식용으로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 바로 그 질문이 "진보는 죽은 사상인가?"인데 저자 21명의 대답은 다 엉뚱하다. 토론에서 가장 빈번한 짜증거리는 '정의'를 다르게 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은 대부분 그 방식을..

음식 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지음, 한길사)를 읽다. 도대체 얼마만인가!!(보름이 지났군...) '일주일에 책 한권'의 목표량 달성이 어려운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바쁜 삶보다도 '안 읽히는 책' 때문이다. 바로 이런 책!! 이거야 원... 요즘 한창 뜨고 있는(아니면 이미 기울어버린) 문화인류학의 대가(정말?)인 마빈 해리스의 책이 이토록 안 읽히다니... 나는 문화인류학이라는 과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 첫째 이유는 아무래도 비성경적이라는 생각 때문이고 두 번째는 더 중요한데... 너무 비약이 심하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면 그게 곧 진리가 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이 그 대표가 아닐까? 사실 나는 를 아직 못 읽었는데, 이 책은 왠지 나의 전공과 약간의 관련이 있을 듯 했기 때문에 읽기 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지음, 햇빛출판사

버스안이 나의 독서실인데 그만 그 안에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래서 허리를 굽혀 박의 경치를 쳐다보았다. (신영복 지음, 햇빛출판사)를 읽던 중이었다. 몇번이나 읽을까 말까를 망설였는데... 그 속에는 보석같은 사색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러나 내가 가장 감동한 것은 신영복선생의 편지 마지막에 항상들어가는 조카들의 안부를 묻는 짧은 인사글 때문이었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며 탄생을 보지도 못한 조카들에 대한 애틋한 애정, 그것이 가정이라는 것이구나! 감옥이라는 곳이 이렇게 깊은 인생에 대한 사색을 제공한다면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치기가 잠시 솟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계절에 대한 인상이 비슷하다는, 즉 겨울은 추위, 봄은 짧음, 여름은 옆 사람 때문에 느끼는 더움, 등등 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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