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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보울 전날에 본 <Remember the Titans>

수퍼보울이 방금 끝났다. 인디애너폴리스의 승리로. 독립기념일이나 크리스마스, 땡스기빙 같은 각종 기념일을 제외하고는 아마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할만한 이 날이 지나간다는 것은, 약간 서글픈 일이다. 이로서 풋볼의 시즌은 전부 막을 내렸고, 다음주 올스타전이 열리는 NBA가, MLB가 시작할 때까지 여러 스포츠팬을 사로잡을 것이다. (어메리칸)풋볼은 이상한 묘미를 주는데, 그 인기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현상을 만들어낸다. 영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미국에 풋볼에 관련한 영화가 참 많다는 것은 미국에 와봐야 알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영화의 하나가 바로 이 (국내 개봉제목, 원제 Remember the Titans)이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시에서 1971년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

[논문영어] immense = inconceivable (헤아릴 수 없는)

고든의 비만과 장내세균에 관련된 논문을 읽다가... The human gut contains an immense number of microorganisms (인간의 장에는 아주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있다.) ==> 2004 PNAS paper = The adult human intestine is home to an almost inconceivable number of microorganisms. ==> 2005 Science paper = Trillions of microbes live in the human gut ==> 2006 Nature paper 나라면 a great number of 정도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좀 더 과학적으로 멋나게 쓰려면 immense 가 좋아보..

[논문영어] not amenable to : 안되는...

최근에 Nature Methods에 낸다고 우리 보스가 쓴 문장... proteins not amenable to expression in bacterial hosts 나 같으면 Proteins (which is) not well-expressed in bacterial hosts 라고 했을텐데... * amenable [∂m´i:n∂b∂l] 복종해야 할, ...을 받아들이는, (충고 등에)순종하는 위의 사전적인 해석으로는 뜻이 잘 안통하고 그냥 "안되는" 정도의 의미지만 죽었다 깨어나도 내가 만들어서 쓰기 어려운 표현...

[논문영어] thrive at : 번창하다, 잘 자라다

Grow well 이런 말 쓰지말고 thrive!!! Pyrococcus furiosus thrives at extreme temperatures * thrive 번창하다, 번영하다, 무성하다, 호황을 누리다 By studying fossils, paleontologists learn what forms of life thrived during various periods of the Earth's history. (화석을 연구함으로써, 고생물학자들은 지구역사의 여러 가지 기간 동안에 어떤 형태의 생명체가 번창했는지를 배운다.)

엄석대 그 후, 희망은 있는가?

여기 이문열의 소설이 있다. . 문학전문기자 최재봉의 글을 빌려서 내용을 요약해본다. 철저한 독재자인 반장 엄석대의 배후에는 그의 `효율적인 통치'에서 득을 보는 담임선생님이 있다. 그러나 주인공들이 5학년에서 6학년으로 진급하면서 새로 담임을 맡게 된 교사는 엄석대 식의 강압적인 반 운영을 비판하고 구성원들의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결국 전교 1등의 성적까지 조작하는 엄석대의 음모를 발각해낸 교사에게 매를 맞고 엄석대는 학교를 떠난다. “너희들은 당연한 너희들의 몫을 빼앗기고도 분한 줄 몰랐고, 불의한 힘 앞에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 엄석대와 그의 공모자들에게 매를 때리면서 교사가 한 말이다. 여기 유사한 줄거리의 또 하나의 소설이 있다. 황석영. 이문열과 대척점에 서있는 사람..

[논문영어] pose problems : 문제를 야기하다

하루에 논문을 여러편씩 보지만 (전부 정독하는 것은 아니고...) 내용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영어"도 신경써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논문에서 사용되는 영어를 정리해보기로 결정...^^ This lack of regulation also poses problems with purity and quality control. (make a problem을 쓰고 싶지만 pose a problem... 좋다.) * pose a problem : (문제를) 야기하다, 드러내다, 제출하다, 내다 The bill would pose a problem as it would entitle North Korean defectors to job training and other benefits only afte..

손봉호 vs 노무현

일찌기 한홍구 교수가 말한 "참된 보수"를 지금 세상에서 한 명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 손봉호 교수을 꼽겠다. 선비적인 풍모와 함께 "철저한 원칙론자"인 그가 한국 기독교 지성계에 가장 중요한 인물의 하나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그가 얼마전 동덕여대 총장에서 해임되었다는 뉴스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땅에 원칙론자가 발붙여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하게 만든 이 사건을 당하며 과연 손봉호 선생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손봉호 총장의 죄목이라는 것, 그건 바로 이땅의 백성들이 현 대통령에게 붙인 죄목과 99% 동일하다. 언론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면 손총장의 죄목은 "재임 후 학교측과 총학생회, 교직원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독단적으로 학교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라는 거다. 사회 갈등..

볼티모어 오리올스 Camden Yard Oriole Park

뭐 길이길이 기억될 명화는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 에서 가짜 대통령 데이브가 멋지게 시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그 구장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오리올 파크다. (당시는 워싱턴 DC에서 가장 가까운 구단이 오리올스였으나 작년에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워싱턴 내셔널즈로옮겼기 때문에 앞으로는 내셔널즈에서 시구를 하게 될 것 같다.) 이 구장은 고풍스러운 구장으로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솔직히 아주 현대식 구장을 상상해서 그런지 내게는 좀 실망스러웠다. 아래 보이는 것처럼 전광판은 예전 방식의 노란색 등이었는데, 고풍스럽다는 느낌으로 보니까 좀 그런 것도 같지만 DVD 화질이라고 말하는 브레이브스의 터너필드 전광판으로 보다보니 좀 촌스러운 느낌이다. (라이트 필더 뒤쪽에는 다른 팀 경기의 상황판이 있다. ..

두 얼굴의 교육에 대해...

아래 퍼온 글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우리 교육이 문제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그 해법에 있어서는 완전히 정반대의 생각들이 섞여있는 경우를 종종본다. 마치 현정권의 외교가 문제라고 하지만 한쪽에서는 너무 친미라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반미라고 하듯이 말이다. 언제나 이 두 극단은 상호절충을 모르고 그 상위 권위인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믿듯이 교육에 있어서도 그 두 얼굴이 뚜렸하다. 미국의 교육을 칭송하는 부류들이 가장 내세우는 점은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지옥과 같은 공부와 과외등을 안하거나 덜해도 된다는 점이다. 그저 남(주로 미국인)보다 조금 더해도 좋은 성적을 올리니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고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논리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공부와 과외를 안하거나 덜해도 되게 만..

<리멤버 타이탄> (Remember the Titans, 2000)

우리도 스포츠로 하나될 수 있을까? ★★★☆ 미국에서 살다보니 한국에선 들어보지도 못했던 영화를 TV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 영화 도 그런 영화다. 이 영화는 갈등과 화합에 대한 영화다. 미국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풋볼이라는 소재와 미국인들이 가장 아파하는 흑백갈등이라는 소재가 어우러진 성공사례 (실제로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를 아마 한국에서 봤다면 뭐 그냥 그런 전형적인 미국영화, 이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영화, 전형적인 미국영화다. 현실에서는 안되지만 영화, 스포츠, 미디어를 통한 상징 조작(?)이 횡행하는 미국 사회에서 그 일부를 담당하는 영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파이크 리의 영화만 흑백문제를 다루는 ..

하루하루에 주의 선하심이

내가 만든 노래가 음반에 수록 되어서 나왔다. 언젠가 누가 음반을 만드는데 저작권료가 어쩌고 하는 이메일을 보내왔길래 뭐 하나님일 하는 거니까 필요없다고 했는데 아마 그 음반이 나왔나 보다. 나도 몰랐는데 나도 모르는 사람이 메일을 보내왔다. 좋은 노래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ㅎㅎㅎ 뭐 일종의 컴필레이션 앨범이니까 대단 한 것은 아니지만 앨범 이름이 라고 한다. 축복과 교제에 관한 찬양 16곡을 모은 앨범이다. 작년 10월말에 나왔다는데 판매 순위가 10위 안에 드는 것을 보면 그래도 실패작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좋은 노래가 많다는 뜻이지...^^) 이 곡은 내가 죠이 대학부 회장으로 섬길 때 만든 곳이다. 당시 죠이 대학부 임원, 연기연 사역, 대학원 진학 준비(라고는 솔직히 한 것이 없지만)등으..

산동네-삼양동에서

오늘 우리교회분이 알려준 신경림시인의 시집 (1990) 에 수록된 시. 이로서 삼양동이 나온 문학작품은 황석영의 이동철의 조세희의 이청준의 그리고 이 시다... ============================================== 산동네-삼양동에서 집에서는 왕자처럼 살고 나와서는 잡초로 행세하는 자들이 싫어서 일년 내내 동네 밖을 안 나가는 딸기코 대서방 서사는 내 바둑동무다 남 앞에서는 옳은 소리만 하고 전문지식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면서 자기 자식들은 몰래 외국으로 빼돌려 공부시키는 자들이 미워 신문도 방송도 안 본다는 허리 굽은 양복점 주인은 내 술동무다 한 스무 해 징역을 살고 나와보니 온잡 잡짓으로 돈벌고 또 여편네 앞장세워 출세한 것들이 투사가 되고 지사가 된 세상이 어이없어 두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통하였느냐..." (나와 우리의 소통에 대하여)

"통하였느냐..." (나와 우리의 소통에 대하여) 간만에 시간을 내서 영화 을 보았습니다. 이 영화를 고른 첫번째 이유는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2003년 헐리웃을 가로지른 , , 등을 보면서 최근 헐리웃에서 왜 그렇게 일본에 관심을 가지는지가 궁금했었습니다. 두번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1순위라던 빌 머레이의 연기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숀 펜에게 상을 빼았기자(?) 사회자 빌리 크리스탈이 “Don’t go, Bill, We all love you!”라고 했던 말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세번째는 아마도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각본상을 휩쓴(반지의 제왕이 후보에 없었으니까^^),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감독을 했다는 호기심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

반지의 제왕

그 유명한 반지의 제왕을 보다. 1편 부터 3편까지 약 3번씩 보았으니까 3시간씩만 잡아도 27시간을 본 것인가?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앉아서 본 것은 아니고 애기 안고 트름 시키면서도 보고 밥먹고 잠깐 쉴 때도 보고, 하은이랑 놀면서도 보고 했기 때문에 3번씩 보게 되었다. 이제야 줄거리와 등장인물이 대충 한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나는 다분히 줄거리 중심적인 사람이라(일하는 것도 그렇다) 드라마를 안보는 데, 그 이유가 한 번 빠지면 자꾸 몰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이렇게 한번에 몰아쳐서 보는 것을 더 선호한다. 아무튼 해적판으로 보는 것으로는 성이 안차서 극장에 가서 3편(왕의 귀환)을 보고 왔더니 맘이 좋다.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 그러려면 애봐주는 극장이 많이 생겨야 할텐..

이승엽 파동을 보고 - 시스템을 받치는 인프라의 중요성

보스톤 vs 양키스 이야기에 이은 두 번째 야구 이야기입니다. 올 겨울 스토브 리그의 최대 관심사인 이승엽 선수가 일본 퍼시픽리그로 진출한다는군요. 메이저리그를 향해 달려가 봤지만 올 시즌 홈런 56개로 아시아 신기록(?)까지 세운 선수에 대한 대접이 영 시원찮나 봅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도 자존심 팍팍 상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자존심 상할 일일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한가지! 저는 이승엽 선수에 대한 평가나 예측을 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야구가 아무리 데이터의 게임이라고 해도 예측이라는 것은 점치는 것과 같아서 틀리기 일쑤입니다. 뒤돌아보면 누군가 맞춘 이가 있기는 해도 말입니다. 한 예로 이찌로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무렵 NHK에서 이찌로에 대한 특별 프로..

보스톤 대 양키스 AL챔피언십 7차전을 보고

뉴욕. 명실공히 미국의 상징 도시입니다. 오죽하면 알카에다의 공격 목표이겠습니까. 경제와 금융의 도시이며 행정수도는 워싱턴 DC이지만 실질적인 미국의 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맨하탄, 브로드웨이… 뭐 더 이상 설명은 무의미 할 정도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보스톤. 메이플라워호와 함께 미국 역사가 시작한 뉴 잉글랜드(메인, 뉴햄프셔,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코네티컷주)의 대표적 도시입니다. 미국의 역사가 시작했다는 자부심이 무척 강하고 MIT, 하버드, 예일(예일은 코네티컷이지만) 등 소위 미국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대학들이 모여있는 미국 교육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뉴욕 양키스. 자타가 공인하는월드시리즈 우승 26회 경력의 미국 최고의 프로야구팀입니다. 어딜가나 팬이 많지만 안티 팬들..

오아시스, 우린 다 병신이다!

간밤에 끄적였던 글을 다 지웠다. 그리고 다시 쓴다. 제목을 바꿀 생각이다. "우린 다 병신이다~". 그래 이게 좋겠다. '병신'이라는 말, 쓰면 안되는 말이다. 일본에서 놀랐던 것이 있다. 주변에 일본어 잘 하는 사람에게 물어 보라. 장님이 일본말로 뭐냐고. 아마 잘 모를 것이다. 그럼 앉은뱅이는? 이런 말을 차별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차별어를 사회적으로 안쓰기로 했고 점점 없어져 간다고 한다(뭐 찾아보면 없지는 않겠지만). 전 세계에서 욕이 가장 발달했다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가? 그건 애들만 보면 안다. 애들이 다른 친구들을 놀리는 말. 이거 거의 전부 차별어다. 하다못해 '숏다리'까지 나왔다. 작년에 한겨레에 어느 목사님이 차별어 쓰지 말자는 운동을 하겠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마땅히 그..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김영사, 제임스 콜린스, 제리 포라스 지음)을 읽다. 내가 본 책 중에서 최악의 번역은 갈브레이스가 지은 범우사판 의 시대였다. 그리고 이 책 은 아마 내가 본 책 중에 최악의 역제(譯題)를 가진 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잠깐, 잠깐, 여기서 이 책에 대한 평가가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스티븐 코비의 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김영사가 그 연장선상에서 이 책을 끼워 팔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의도를 무시하는 것은 둘째치고 이 책의 장점마저 너무 죽여버리는 결과가 되었다고 본다. 신문 편집을 '제목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그 때문에 일어나는 불필요한 오해들에 대해 출판계도 성찰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Built to Last]이고 부제는 [Successful habits of Vision..

<와이키키 브라더스> 행복에 대해 질문하다...

를 보다. 까를로스 산타나의 의 연주로 시작해서 심수봉의 로 끝나는 이 영화는, 주인공의 삶 역시 에서 만큼으로 추락하는, 또는 변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절망은 아니다. 분명히 평범한 우리네 인간 군상들이 보기에는 일종의 추락이고 절망인데, 감독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묻는다. "너 행복하니?" 그렇다. 누가 영화 광고 카피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질문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당신은 행복한가. 왜 행복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아니면 돈이 많아서? 그 정답은 무엇일까... 최근 내 개인적인 고민거리이자 관심거리는, 연극이나 드라마 제목으로 유명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최근 회사 생활을 하면서, 또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이 사람들은 무엇..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를 읽다. 대개 그러하듯 경영인이나 정치인의 책은 허무하다. 그런 책은 어느 정도 본말전도의 성격을 갖는다. 그리 바쁜 사람들이 책을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사람들이 쓰는 책은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 예를 들어 정치인의 책은 후원회나 선거를 의식한 일종의 광고이며 경영인들의 경우도 그리 다르지 않다. 게다가 직접 쓰지 않고 대부분 대필(거의 창작 수준의 경우도 있지만)이다. 조성기의 소설에서였던가 어디선가 대필작가의 애환을 다룬 소설도 있었다. 물론 왕회장 같이 대단하신 분들은 TV 작가 김수현같은 거장(?)에게 대필을 부탁하기도 한다지만... 아무튼 안철수연구소의 코스닥 상장과 비슷한 시점에 나온 이 책에 대해 호감을 가질 생각이 나는 별로..

나의 어머니 이야기

우리 가족이 그래도 이만큼 살아온 것은 순전히 어머니 덕이다. 맘 좋은 아버지는 내가 국민학교 5학년 시절 당신 동생에게 전재산(장난 아니게 큰 돈이었다)을 날리셨다. 그리고 또 나중에 형님에게도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빌려드렸는데 큰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것도 없는 돈이 되어 버렸다.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날린 돈만 갖고 있었다면 좀 더 넉넉히 사실 수 있을 텐데... 그 와중에 우리 어머니는 악착같이 사는 길이 정말로 사는(생존하는)길이라는 것을 배우시고 이런 저런 일을 하시기 시작하셨다. 형제들은 의사에다 교수에다 다 잘나가는데 혼자만 약대에 진학했다가 등록도 포기하고, 6.25때 혼자되신 외할머니를 도와, 위로 형제 둘을 의대 공부시키고, 아래로 동생 둘을 대학 공부시킨 우리 어머니의 그..

봄날은 간다

by 동물원 사랑이라 말하며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뜻 모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속삭이던 우리 황금빛 물결 속에 부드러운 미풍을 타고서 손에 잡힐 것만 같던 내일을 향해 항해했었지 눈부신 햇살 아래 이름 모를 풀잎들처럼 서로의 투명하던 눈길 속에 만족하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꿈은 소리 없이 깨어져 서로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멀어져 갔지 우 그리움으로 잊혀 지지 않던 모습 우 이제는 기억 속에 사라져 가고 사랑의 아픔도 시간 속에 잊혀져 긴 침묵으로 잠들어 가지 사랑이라 말하며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기고 길 잃은 아이처럼 울먹이며 돌아서던 우리 차가운 눈길 속에 홀로서는 것을 배우며 마지막 안녕 이란 말도 없이 떠나갔었지 숨가쁜 생활 속에 태엽이 감긴 장난감처럼 무감한 발걸음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우리 시간은 ..

짧은 로마 여행기 (2001-05-11) ; 카타콤베와 성베드로성당

이태리를 다녀 온 것도 벌써 4개월이 넘었다. 난생 처음 이태리를 가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나마 정리해 보고 싶었다. 로마를 1박 2일 동안 둘러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카타콤베라고 하는 초기 기독교 지하교회 무덤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이다. 카타콤베와 성베드로성당은 정확히 대칭되는 점이 있다. 전자가 공인 받기전 초기 기독교의 모습이라면, 후자는 기독교 공인 후 소위 기독교 시대의 절정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박해의 상징인 카타콤베는 지리적인 위치도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서 한 참을 걸어가야 했지만, 베드로성당은 로마 카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의 한 가운데 위치한다. 먼저 아침에 카타콤베에 다녀왔다. 유일하게 로마를 돌아다니며 내게 도전을 준 곳이 바로 카타콤베였다..

나는 인터넷이 좋다.

“참, 너희들은 좋겠다.” 어제 어머니가 하신 말이다. 어머니께서 뭔가 알아보고 싶으실 때 내가 인터넷으로 간단하게 거기에 대한 정보를 찾아드리면 놀라실 때가 많다. 궁금해도 어디 신문이나 책을 뒤져봐도 알기 어려운 정보를 인터넷을 통하면 빠르고 쉽게 찾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내가 인터넷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속도, 정보, 이런 것은 솔직히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다. 하나가 편해지고 다른 몇가지에서 속박이 생기는 것일 뿐…) “평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때로는 모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고 알아봐야 쓸데 없는 것도 많다. 최근 인터넷에 대한 비판을 최소한 세 명 이상에게서 들었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인터넷 때문에 사람들이 공격적이 되어가고, 뭐..

선동렬님, 님의 자리가 어색합니다.

선동렬님, 안녕하신지요. 오늘 아침 어느 신문보도를 보니 모 구단에서 지도자수업을 하신다고 하더군요. 이제 그라운드에서 다시 님을 볼 수 있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런데 어쩌면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올 해 야구 안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요. 지난 30일 신문을 보면서 저는 정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님께 펜을 들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님이 작년에 귀국하셨을 적에 제가 님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아마 통신상에 올린 글을 [팬들의 선물] 집행부 여러분들이 전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뭐, 그건 기억하지 못하셔도 상관 없습니다만... 지난 30일 한겨레신문의 스포츠면의 헤드라인은 바로 체육인 290명 “선수협 지지”라는 기사였습니다. 그 기사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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