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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 434

2017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7

어찌 어찌 하다보니 계속 하게 된, 1년 동안 본 영화 정리하는 날입니다. 이게 하다 보니까 7년째가 되었네요.ㅠㅠ 올해는 52편의 영화를 봤는데 지난 2년 동안 40편대에 머물렀다가 간신히 50편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그렇게 인상적인 영화가 많지는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물론 제가 다 챙겨보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죠. 2017년 제게 최고 영화는 12월 31일 아침까지도 였습니다. 하지만 한해의 마지막날인 12월 31일에 을 보고 고민을 거듭하다 올해의 영화로 을 뽑을 수 밖에 없었네요. 아무래도 2017년이 촛불혁명과 탄핵, 그리고 새대통령 선출이 있었던 한 해였으니까요. 호사가들은 386 세대가 뽕 맞는 영화라고 하던데, 저는 오히려 흔한 후일담 영화처럼 보이지 않아서 좋았습니..

<정재훈의 식탐> (2017, 컬처그라퍼)를 읽고

최근 멋진 푸드라이터 정재훈 선생님의 두번째 책 을 읽었습니다. 정선생님의 첫번째 책 이 참 좋았기에 두번째 책도 나오자 마자 바로 사서 읽었습니다. 식탁에 이어 식탐, 뭔가 라임이 맞는 제목 같습니다.^^ 실제로 정기적으로 식탐 모임도 갖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저도 나온 다음에 한 번 꼽사리 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제목이 식탐(食貪)이 아니라 식탐(食探)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24가지 음식에 대한 탐구서입니다. 그 탐구는 역사, 맛, 조리, 과학 등등 전분야에 걸쳐 있습니다. 음식에 얼마나 풍부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음식의 한 부분에 대한 책은 많아도 이렇게 한 음식에 대해 여러 방면의 이야기를 늘어 놓는 책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자..

<옥자>(봉준호, 2017), 그리고 자본주의와 생명공학

봉준호 감독의 신작 를 봤습니다. 개봉 훨씬 전부터 기대가 컸었기에 아예 SNS에 '옥자'라는 단어를 뮤트해 놓았더랬습니다. 그래서 스포일러는 피할 수 있었지만, 대신 관련 뉴스를 볼 기회도 잃어버렸고 소위 3개 멀티플렉스가 옥자의 개봉을 거부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좀 불편하기는 했지만 작은 개봉관(부평 대한극장)을 찾아서 옥자를 봤습니다. 옛날 극장 냄새를 맡으며 잠깐 추억에 빠져들었던 것은 가 준 또 다른 기쁨이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가 궁금한 분들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가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을 때 육식과 채식에 대한 기사가 났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영화가 생명공학과 공장식 축산을 다루고 있더군요. 그러고보면 이상하게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제 수업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솔직한 식품> 이벤트나 한 번?

이 나온지 대충 4개월에 가까워지는군요. 책을 내고 솔직히 여러가지로 놀랐습니다. 첫째는 의외로 많은 언론에서 책을 다뤄주셨다는 것인데, 저는 그냥 출판사의 힘인가보다 생각했죠.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고 하더군요. 아마 거의 모든 신문에 작게 나마 신간소개로 나갔고 좀 길게 소개한 경우도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책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소개가 되었다더군요. (혹시 언론 기사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기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의 반응이었습니다. 원래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책 많이 보시는 분들이 계신줄은 알았지만 그 분들이 이렇게 좋아해주시고 홍보를 해주실 줄은 사실 생각도 못했거든요. 제가 SNS에서 그렇게 사교적이지 않고 잘 모르는 분들과 잘..

제 책이 나왔습니다. [솔직한 식품](창비, 이한승)

드디어, 대통령이 탄핵된 역사적인 날, 제 책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정치의 계절에 누가 책을 사서 볼까요?ㅠㅠ) 예전에 전자책 을 낸 적이 있지만 그건 신문에 썼던 글 모아서 낸 소책자였고 제대로 종이책이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이 초고를 넘긴 것이 2015년 12월 말일이었으니까 무려 1년 3개월 가까이 걸렸네요. 물론 제가 초고를 잘 쓰지 못해서 오래 걸린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어찌 보면 논문 내는 과정보다 더 오래 걸린 작업이었습니다. 책 제목은 (부제:식품학자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입니다. 처음부터 이 제목으로 글을 썼는데 중간에 다른 제목으로 바뀔 뻔 하다가 결국 이 제목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책 제목을 '솔직한 식품'이라고 정한 이유는 솔직한 마음으로 쓴 식품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

2016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6

하다 보니 벌써 여섯번째입니다. 1년 동안 봤던 영화들을 다 모아서 정리해보는 것이 말이죠.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이젠 그냥 연례행사가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2015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52014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42013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32012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22011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 2016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고 그 때문에 영화를 보는 횟수가 예년보다 적었습니다. 일단 부산영화제에 갈까 말까 고민을 했었고 결국 가기로 맘을 먹었지만 영화제 표를 사 놓고도 못 본 영화가 3편이나 됩니다. 게다가 늦가을부터는 탄핵이니 뭐니 해서 영화관에는 눈길도 별로 주지 못했네요. 전부해서 43편입니다. 그래도 올해..

나의 성소 싱크대 앞 (정신실, 죠이북스)

세 권의 책이 동시에 집으로 날아 왔는데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남자가 지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성소(?)가 싱크대 앞이기 때문이었죠(저는 정말로 설거지를 좋아합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설거지만 좋아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설거지 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가뜩이나 여혐이니 '미소지니'니 하는 논란이 시끄러운 판국에 한국 기독교계에 가사와 육아에 관한 남성이 여성을 이해하자는 책이 나왔구나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이름을 보니 정신실 선생님. 최근 기독교 도서 분야에서 활약하시는 여성 작가시죠. 그러자 갑자기 책을 읽을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가뜩이나 남녀차별(?)이 만연한 기독교계인데 뭔가 그걸 정당화하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살짝..

곡성(哭聲) - 인식의 한계와 믿음 또는 의심

영화 곡성(哭聲)을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가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가지 관점으로 200가지 평이 나올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개봉하고 스토리를 피하기 위해서 SNS마저 조심해서 했는데 아무 정보 없이 보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내용을 알고 한 번 더 보면 아마 숨은 퍼즐 찾기하는 재미가 있겠지요. 칸 영화제 경쟁부문 갔으면 상받을 확률 99% 였을 듯한데, 아쉽네요. (이하는 스포일러 만땅일테니 영화를 보신 분이나 안보실 분만 읽어주세요.^^) "곡성"은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처음에 이 영화를 볼 때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미스테리 형사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무당이 나오고 굿을 하면서 엑소시스트 ..

스승의 날에 고 오두환(吳斗煥) 교수님을 기억하며

연세대 식품공학과(현 생명공학과) 故 오두환 교수님 (1950-1997) 지금까지 제게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그분들이 계시지 않았으면 지금의 제가 있지 않겠죠. 하지만 졸업 후에 스승님들을 찾아뵙거나 연락을 드리거나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러가지 집안 사정으로 학교 생활이 행복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냥 고등학교 때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 자체가 싫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서는, 스승이라고 부를 분들이 다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아서 찾아뵐 수가 없습니다. 제 인생에 가장 기억나는 스승님은 오두환 교수님이십니다. 신장이식 수술을 마치고 퇴원하시기로 한 날 갑자기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나셨죠. 당시 박사과정 5학기 올라갈..

2015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5

정신 없이 보냈던 2015년이 갔습니다. 연말 휴일도 없이 마지막 일을 끝내고 달력을 보니 12월 31일이더군요. 내년에는 좀 쉼이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년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는 였고 그 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좀 몰아본 것 말고는 11월, 12월엔 한 편도 못봤습니다. 아마 이렇게 영화를 적게 본 해가 또 있었나 싶네요. 세어보니 모두 합쳐서 딱 40편이네요. 아니 40편이 왜 적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드라마나 TV를 거의 보지 않고 시간 나면 영화만 보니까 이 정도는 꽤 적은 편이죠. 2011년부터 매년 이렇게 그 해에 본 영화를 정리하고 있는데 2015년이 역시 가장 적게 본 해입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2015년 가장 좋았던 영화는 를 선정했습니다. 아무래도 하는 일이..

스승의 선과 위악, <위플래쉬> 감상

정말 오랜 만에 온 가족이 극장으로 출동했습니다. 부산 MBC (비)공식 영화평론가 미나쌤의 추천을 받고 를 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얼마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남우주연상이 맞을 것 같은데 왜 조연???)을 받은 J. K. 시몬즈가 열연한 바로 그 영화입니다.J. K. 시몬즈가 누구냐구요? 바로 이 블로그 우측 상단에 있는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J. K. 시몬즈입니다. 이 영화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가 있고 선댄스 영화제에서도 상을 수상한 영화입니다. 앗, 선댄스? 그럼 재미없는 저예산 독립영화 아닌가, 하는 생각은 버리셔도 좋습니다. 선댄스에서 심사의원 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받았다고 하니까요. 원래 관객상은 좀 대중적인 경우가 많죠. 거기다가 아카데미상까지 3개(남우조연상, 편집상..

2014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4

아무도 관심 갖지 않지만 하다 보니 계속 하게 되는, 1년 동안 본 영화의 총정리입니다. 2011년, 2012년, 2013년에 이어 벌써 네번째네요. 올해는 연구년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느라 예년에 비해 본 영화가 적었습니다. 2014년 동안 본 영화를 전부 세어보니 딱 50편이네요. 그리고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그 유명한 입니다. 원래 제가 갖고 있는 (쓸데 없는) 생활 신조 중의 하나가 드라마를 보지 않는 것인데 올해는 7년 만에 그 신조를 깼습니다. 실은 바둑에 (다시) 관심이 생겨서 웹툰을 먼저 봤다가 드라마를 보면 나중에 학생들과 뭔가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연말에 1주일 넘게 인터넷/전화가 되지 않는 곳으로 여행을 갔는데 그 기간 동안 몰아서 다 봐버렸네요. 올해는 솔직히 베..

요즘 잡상 (2014/12/06)

1. SNS를 두 달 정도 쉬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GMO 관련된 헛소문이 여기저기서 전방위로 들려와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잘 참았다. 덕분에 방치했던 블로그에 포스팅을 꽤 올렸다. 하지만 관심갖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2. 책쓰려던 계획도 포기하고 두 달 동안 실험에 매진했다. 밤까지 샐 뻔 했다. 그런다고 결과가 잘 나오지도 않았다. 실험의 지난함이란...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도 같다. 3. 실험하면서 미뤄뒀던 팟캐스트들을 열심히 들었다. 요즘은 한물 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매체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매력적이다. 4. 연구년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어차피 결과도 없이 돌아갈 것 같은데, 연구년이 아니라 차라리 안식년이라 생각하고 놀기나 할 걸 그랬다는 ..

정의를 독점한 사람에게 던지는 물맷돌 영화 <노아>(2014)

1. 영화 를 뒤늦게 봤습니다. 올 봄 개봉 후 일부(?) 기독교인들 중심으로 반기독교 영화라는 소리를 들었던 바로 그 영화죠. 제겐 제작 당시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영화 평이 좀 별로여서 잘 뽑혀 나오지 않았나보다, 생각하고 뒤로 미루어 두었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확 줄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이하 약간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2. 분명 는 기독교인들에게 불편한 부분이 있는 영화입니다. 성경의 내용을 따르지 않고 판타지화 한 부분도 그렇고, 후반부로 갈수록 노아를 손녀를 죽이려는 반미치광이처럼 그린 부분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비기독교인들에게는 더 불편한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같은 세대에 신(영화에선 '조물주'로 계속 이야기하지만)에 대한 이야기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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