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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 434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정은정, 한티재) 속의 숨은 목소리들

“'밥은 먹었느냐는 말과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그사이 어디쯤에서 헤매는 이들과 함께 이 글을 나누고 싶다." 그알싫(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농축산인"으로 잘 알려진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선생님의 새 책 을 읽었습니다. 마음에 남고 울림이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책 맨 첫머리에 가족의 생일을 과일이나 먹거리로 비유한 부분이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책에 쏙 빠져서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이전에 본 것 같은 부분도 있어서 아마 그간 쓰셨던 칼럼과 새로운 글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만(물론 제 추측입니다!), 제가 칼럼 모음집 같은 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참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려줘서 그랬습니다. ..

싱어게인 1-4 라운드까지 무대 Best 10

제가 TV를 잘 안보는 이유가 한 번 빠지면 잘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인데, 요즘 장안의 화제인 싱어게인에 빠졌습니다. 아마 하루에도 몇 번씩 싱어게인의 음악을 찾아 듣고, 일하면서 듣고, 재방송 보면서 또 듣는 것 같습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싱어게인은 참가자를 성장시키거나 뭔가를 가르치려하기보다는 숨은 보석을 발굴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제 TOP10의 무대를 남겨 놓고 있는데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의 노래 중에서 제 마음대로 BEST 10을 뽑아 보았습니다. (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BEST 20입니다.) 제 취향이니까 혹시 여러분이 좋아하는 노래가 빠졌더라도 나무라지 말아주세요.^^ 10위. 29호 (1R) - 그대는 어디에/임재범 제가 싱어게인에 빠진 것은..

2020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0회 나만의 시상식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나만의 시상식. 올해는 코로나 덕분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본 한 해였습니다. 무려 111편을 봤으니까 말이죠. 여기엔 넷플릭스와 와챠 아이디를 공유해주신 영화인 한 분의 공헌이 있었으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할지, 홍수에 식수가 부족하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올해 본 100편이 넘는 영화 중에 특별히 좋았다고 기억나는 작품이 많지 않았습니다.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에는 별 4개 반짜리가 하나도 없더군요. 원래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이 가끔 부정확하긴 하지만 그만큼 뭔가 임팩트 있는 작품이 없었다고 할까요? 별 4개짜리 영화는 14편이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올해 본 영화일 뿐 올해 나온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건 단 두 편 뿐이..

영화 <후쿠오카> (장률, 2019)의 다섯 가지 단상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봤는데, 최근 장률 감독의 도시 3부작이라는 , , 그리고 를 순서대로 다 봤습니다. 는 남자들 술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생각보다는 별로였고, 은 보다는 좋았어서 마지막 에 대한 기대가 컸죠. 게다가 후쿠오카는 제가 여러번 방문한 도시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영화를 보고서는 살짝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단 이야기의 정합성이 흐트러졌고, 또 아재들이 첫사랑 이야기하면서 술마시는 이야기인가 싶어서 말이죠. 그런데 영화가 계속 머리에 남는 겁니다. 저는 스토리 중심인 사람이라 영화의 정서나 미장센 이런 것보다도 이야기가 중요한데도 말이죠. 그래서 한 이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어차피 대본도 명확하지 않게 찍은 영화인데 스토리를 가지고 왈가봘부 ..

나의 아저씨, 무엇이 나를 그토록 아프게 만들었나

다사다난이라는 상투적 표현으론 부족한 2020년의 추석연휴, 1박 2일 30시간 동안 16부작을 정주행했습니다. 2014년 바하마 크루즈에서 5박 6일 동안 밤마다 선실에서 을 봤었는데, 새로운 기록인 것 같네요. 드라마 안보는 것이 생활신조라는 말도 이제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거 좀 재수 없는 말인 것 같아서요. 최근 가까운 몇 분들이 를 강추해주셨습니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할 때 SNS에서 중년남성-젊은여성 스토리, 키다리아저씨는 필요 없다, 남성 판타지다, 등등 논란이 계속 되었던 것으로 기억해서 왜 그런 드라마를 추천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그걸 추천해주신 분들은 여성-남성-젊은층(30대)-중년층(4-50대) 등등 다양했고, 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다들 좋은 드라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

전문가란 누구인가 - 우리가 놓치는 전문가

언제부터인가 글을 쓸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글을 쓰지 않으면 생각의 정리가 되지 않기에, 그냥 제 생각을 블로그 칼럼 형태로 써보기로 했습니다. 얼마나 자주 쓸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특정한 매체에 기고하려고 쓴 글이 아님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전문가란 누구인가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현재까지 (믿을 순 없지만) 북한을 제외하고 내가 아는 모든 나라에 퍼졌다. 처음엔 동아시아 일부 국가 이야기인줄 알았던 나라들에서도 난리가 났다. 특히 잘 사는 나라들에서 그렇다. 전 세계 사람들이 어찌할 줄 모르고, 기회가 왔다는 듯이 그냥 평소에 욕하고 싶었던 사람을 욕하고 있다. 그래도 위기가 오면 사람들은 전문가..

아카데미 시상식 마치고 쓰는 마지막 기생충-봉준호 이야기

0. 극장에서 세 번 보고 블로그에도 세번째 쓰는 기생충과 봉준호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두번째 글은 여길 참조!) 1. 세상에, 오스카 4관왕이라니! 이런 날도 오는 군요. 국뽕이고 나발이고 일단 기쁩니다. 게다가 작품상과 감독상이라니!!! 2. 상을 받으면 좋은 영화고, 아니면 그만 못한 영화가 아니지만,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국 영화라서가 아니라 아카데미의 역사를 쓴 수상이어서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최근 몇 년 인종과 젠더에 닫힌 문을 조금씩 열던 아카데미가 이제 외국영화에도 그 문을 좀 열었다는 점에서 말이죠. 3. 시상식의 하일라이트는 작품상이었지만 봉준호의 하일라이트는 감독상 수상 소감(보시려면 여기 클릭!)이었다고 봅니다. 그의 수상소감을 들으면서 역시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2019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9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9년째 계속하고 있는 한 해의 영화 정리입니다. 2019년엔 총 66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예년보다는 좀 더 많이 본 편인데 다른 해에 비해 여유가 있었다기 보다는 어떤 착한 분이 넷플릭스 아이디를 공유해 주셔서 영화 볼 기회가 조금 더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9년엔 2018년도보다는 괜찮은 영화가 더 많았습니다. 솔직히 2018년도엔 베스트로 꼽을 영화가 드물어서 고민을 했었는데 올해는 꽤 여럿이었고, 게다가 우리 영화가 많았습니다. 별 4개 이상을 준 영화가 9편이었고 그 중에서 한국영화가 5편이었네요. Best 5로 꼽은 영화 중에도 4편이 한국영화였습니다. 대부분은 작은 영화였지만, 오히려 작고 괜찮은 영화가 많아서 좋은 한 해였습니다. 물론 제작년도가 아..

U2 내한공연 (부흥회?) 관람기 (191208 서울 고척스카이돔) -

U2가 내한했습니다. 한국에 공연하러 안오는 그룹 중 top 3에 든다는 U2가 The Joshua Tree Tour 2019를 돌면서 드디어 한국을 선택한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U2보다는 조금 더 오래된 하드록밴드 팬이라 U2의 열렬한 팬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제가 음악을 미친듯이 들었던 시절(80년대 중반)엔 U2가 한국에 그렇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었고, 그 당시엔 왠지 70년대 음악만 열심히 들었거든요. 그렇다고 U2를 무시할 순 없죠. 무엇보다 U2는 메세지가 있는 그룹이고 저는 그런 음악을 좋아하니까요. 게다가 전성기 멤버가 바뀌지 않고 그대로 계속되는 밴드 아닙니까. 생일선물로 딸에게 받은 표였습니다. 귀하게 구한 것이라 혼자 가야 한다고 해서 약간 주저했지만, 그래서 U2하면 생..

<마음실험실> (이고은, 심심)을 추천합니다!

인지심리학자 이고은 박사님의 을 읽었습니다. 심리학책인듯 하면서 과학책인듯 하면서 에세이같기도 한 재미있는 책입니다. 아니 에세이같다기보다는 에세이에서 다룰 것 같은 주제를 심리학과 과학으로 풀어주는 책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출판사는 심심, 푸른숲출판사의 교양 심리 서적 브랜드라고 합니다. 저자인 이고은 박사님은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 중에 가장 과학자다운 사람입니다. 솔직히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 (그 중에 상당수는 과학자) 중에 이렇게 과학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저하고 비교하면요? 저는 과학 좋아하지 않습니다. 배운 게 그거라서 할 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야구 해설가나 음악이 하고 싶다니까요. 물론 잘 하지 못할 것 같지만요. 그러니까 저는 이고은 박사..

봉준호의 <기생충> 2회차 관람 후기

지난 번 글 (봉준호 『기생충』 보자마자 리뷰라기 보다는 단상들)에 이어서 바빠 죽겠을 때 쓰는 봉준호 감독의 2회차 관람기입니다. 역시 스포일러 만땅일테니까 주의하세요!!! 0. 다 죽는다 이거 이러다가 다 죽어, 가 기생충의 메세지라고 봅니다.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죠. 1. 계획 영화에서 송강호 가족들은 모두 송강호에게 계획을 묻습니다. 영화에서 첫번째로 계획이 뭐냐고 묻는 사람은 송강호 부인 역의 장혜진 배우더군요. 그리고 비오는 날 이선균 집에서 탈출해서 아이들이 송강호에게 계획을 묻습니다. 그 때 송강호의 답은 계획이 없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송강호는 계획 없이 이선균을 죽입니다. 우발적입니다. 이 영화를 계급의 영화로 놓고 봤을 때 와 가장 다른 지점이 바로 여기인 듯합니다. 계급투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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