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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2회 나만의 시상식

바이오매니아 2023. 1. 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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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역시 어김 없이 돌아오는 나만의 시상식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1년에 100편이 넘는 영화를 보던 시절이 있었지만, 2022년은 코로나가 풀린 만큼 영화도 덜 보게 되었습니다. 2022년에 본 영화는 모두 66편이니까 딱 2019년으로 돌아갔네요. 하지만 극장에서 본 영화는 최근 10여년 중에 2022년이 가장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2014년 연구년 보냈던 해 제외). 솔직히 개봉 (상업)영화 최악의 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학교를 떠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부산영화제도 못가고, 다양성 영화관을 찾아가지도 못했구요. 대충 세어보니 극장에서 본 영화가 9편 밖에 안되네요.ㅠㅠ(어쩐지 CGV, 메가박스 회원등급이 전부 VIP에서 일반으로 추락했더라니...)

 

그럼 저는 극장에 가지 않고 뭘 했느냐, 옛 영화를 찾아봤습니다. 특히 2022년은 저에게 "부조리"의 한 해 였기에 "부조리의 영화감독" 코엔 형제의 영화를 전부 다 찾아 봤습니다. 그들이 감독한 작품 19편과 각본을 쓴 2편 전부를요. 한꺼번에 몰아서 보니까 대충 코엔 형제의 세계관이 좀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합니다. "뜻대로 되는 건 없다. 이 세상은 부조리하니까." 뭐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조리가 아니라 삑사리의 감독 봉준호의 단편들도 2022년에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의 젊은 치기와 똘끼(?)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끝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 중에서 못봤던 마지막 1편 <하나>도 어렵게 찾아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도 다 봤습니다. 참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도 볼 수 있는 세 편은 찾아서 몰아봤네요. 그러니까 2022년은 특정 감독 작품 완전정복 같은 한 해였다고나 할까요.

코엔 형제의 감독작품 19편 (단독 감독 작품도 있음)

그렇다면 2022년에 제게 가장 좋았던 영화는 뭘까요? 약간 싱겁지만 그건 <헤어질 결심>이었습니다. 뭐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언급되었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누군가로부터는 예술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쉽다는 소릴 들었고 누군가에겐 상업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밋밋하다는 소릴 들었지만, 반대로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줄타기에 성공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양쪽에서 비난의 소리가 들려오네요.ㅎㅎ) 

2022년의 영화 <헤어질 결심>

올해 본 코엔 형제 영화들 중에 제일 좋았던 영화는 <번 애프터 리딩>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최고작이라고 일컫는 <파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밀러스 크로싱>은 올해 본 영화가 아니었으니까 뺐구요. <번 애프터 리딩>은 코엔 형제 작품들 중에서 평론가에게도 대중에게도 높은 평을 받는 영화는 아니지만, 저는 혼자 낄낄 거리고 재밌게 봤습니다. 특히 브래드 피트가 가장 매력적인 영화였네요. 

 

혼자 응원하면서 본 영화도 있었습니다. 뮤지컬 영화 <영웅>입니다. <영웅>에 마음을 빼앗긴 이유는, 영화의 완성도나 뮤지컬 음악의 선호와 상관없이, 지난 수십년간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직도 옳은지 계속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도 조국이나 사명이나 희생이나 책임감이나 더불어 삶같은 그런 가치가 아직 유효한 건지 잘 모르겠었 거든요. 게다가 <영웅>은 JK필름 영화라고 너무 과하게 욕을 먹은 것 같습니다. 뮤지컬에서 가져온 설정과 이야기까지 전부 JK필름 것이라고 하는 건 좀 심하거나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대해 무지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 그렇게 좋았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작품이 별로 없었던 한 해라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 배우들도 좀 적었던 것 같습니다.  평론가들과 씨네필들이 막 좋다고 하는데, 갸우뚱 했던 영화도 많았습니다. <돈 룩 업>, <애프터 양>, <드라이브 마이 카>, <헌트> 등이 그랬습니다. 반대로 워스트 영화를 꼽기도 힘들었습니다. 볼만하지 않은 영화는 알아서 대충 피했기 때문이었겠죠. 그래서 2022년은 좀 싱거운 한 해였습니다. 

 

확실히 OTT가 대세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2023년에는 볼 만한 영화가 좀 더 많아지고, 극장에도 더 많이 가고 싶네요.  (하지만 영화 1편 가격이...ㅠㅠ) 

 

2022년 올해의 영화 : <헤어질 결심>

 

특별상 - 코엔 형제 (17편의 영화) 

최우수감독상 - 박찬욱 (헤어질 결심)
여우주연상 - 탕웨이 (헤어질 결심) 
남우주연상 - 박해일 (헤어질 결심, 한산:용의 출현 공동수상) 
여우조연상 - 아리아나 드보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남우조연상 - 브래드 피트 (번 애프터 리딩)

공로상 - 안성기 (한산:용의 출현)
신인감독상 - 이정재 (헌트)  
신인여우상 - 김신영 (헤어질 결심)  
신인남우상 - 무진성 (장르만 로맨스)  
영화음악상 - 조니 그린우드 (파워 오브 도그, 스펜서) 
주제가상 - 장부가 (영웅) 
올해의 대사 - "태어나 줘서 고마워" (브로커)
올해의 발견 - 현리 (우연과 상상),  조윤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올해의 아까비 -  크리스틴 스튜어트 (스펜서), 크리스천 베일 (바이스)
올해의 음식 - 자라, 석류, 아이스크림 (헤어질 결심) 
올해의 낭비상 - 비상선언  
올해의 과대 평가 - 헌트, 돈 룩 업   
올해의 과소 평가 - 외계+인 
잘 나가다 삼천포상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올해의 황당 - 모 영화 팟캐스트의 <헤어질 결심> 악평   


2022 Best 5 movies 
1. 헤어질 결심
2. 코다    
3. 번 애프터 리딩
4. 한산:용의 출현 
5. 범죄도시2


2022 Worst 3 movies 
1. 언브로큰 

2. 이프 온리
3.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아래는 2022년에 본 영화들 (가나다순)  

 

42 ★★★ 싸울 용기보다 더 강한 용기

경관의 피 ★★★ 3대가 경찰이면 일제강점기 순사였나부터 생각했어야

그레이 맨 ★★☆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문제점이 오롯이 여기에!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 흑인 문화 이해의 작은 단초

노트북 ★★★☆ 은혼식 기념으로 봤기에 더 와 닿았던, 나이듦의 의미

더 브레이브(코엔형제6) ★★★☆ 체제 순응적 코엔형제라니 뭔가 어색함

더 원더 ★★★☆ 사람을 살리는 것이 구원이다

도쿄! ★★★ 신세기 일본의 세가지 초상

돈 룩 업 ★★★ 너무 단순하고 너무 쉽다

드라이브 마이 카 ★★★ 하루끼식 "이끼로" 영화

디 아워스 ★★★★ <댈러웨이 부인>을 알고 보시길 추천합니다.

레드 로켓(션베이커3) ★★★☆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힘

레이니 데이 인 뉴욕 ★★★☆ 우디 앨런 영감님의 서울 배경 영화는 어떨까

레이디킬러(코엔형제8) ★★★ 코엔형제가 권선징악이라니 어울리지 않는다.

레인보우 ★★★☆ 데뷔작이 늦은 감독님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로마 위드 러브 ★★★ 일탈의 도시 로마를 로마 사람들은 좋아했을까?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 기무타쿠 왜 이렇게 늙었어!

매트릭스: 리저렉션 ★★★ 굳이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맥베스의 비극(코엔형제17) ★★★ 동생은 연극하러 형님은 연극을 영화로

바이스 ★★★☆ 난 아직도 애덤 맥케이를 잘 모르겠다.

바톤 핑크(코엔형제16, 재감상) ★★★★ 보통 사람과 예술가는 어떻게 사는가

번 애프터 리딩(코엔형제9) ★★★★ 위선의 세계에서는 누가 살아남는가

범죄도시2 ★★★★ 극장에서 이렇게 웃어본 것이 얼마만이냐!

브로커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에 대한 호불호

블러드 심플(코엔형제4) ★★★☆ 오해하고 어긋나는 부조리한 세상의 시작

비상선언 ★★★☆ 코로나 시대의 신파적 은유

비와 당신의 이야기 ★★★☆ 순애보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 시대가 싫다

서버비콘 (코엔형제13) ★★★☆ 코엔형제 절친의 <파코>의 서스펜스 버전

서프러제트 ★★★☆ 지금 나왔으면 훨씬 더 각광받았을 영화

스타렛 (션베이커1) ★★★☆ <플로리다 프로젝트> 무니의 20년 후일까

스파이의 아내 ★★★☆ 쉬운데 모호하고 과감한데 안전하다

스펜서 ★★★☆ 부러워보이는 삶의 미칠 것같은 실상

시리어스 맨(코엔형제2) ★★★☆ 세상의 모든 부교수들에게 주는 위안

아리조나 유괴사건 (코엔형제15, 재감상) ★★★☆ 코엔 형제에겐 누와르가 코미디보다 어울린다

아메리칸 언더독 ★★★ 기독교 영화와 풋볼이 관계는 뭘까

아사코 ★★★ 3년 전에 봤으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

애프터 양 ★★★ 흥미롭지만 새롭진 않은 SF의 동양철학화

언브로큰 (코엔형제14) ★★☆ 졸리 언니와 코엔 형님의 잘못된 만남

영웅 ★★★ 울려서 고맙고 웃겨서 슬프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코엔형제7) ★★★☆ 오디세이아를 잘 알았으면 별 하나 더 줬을텐데

오마주 ★★★☆ 영화판의 무명용사에게 바치는 사랑의 헌사

외계+★★★ 배우들의 열연이 안쓰러운 이야기 

우리도 사랑일까 ★★★★ 새 것은 반짝이고 헌 것은 새 것이었다

우연과 상상 ★★★☆ 말의 맛을 다루는 솜씨는 일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쌈박질하는 아이들에게 감정이입할 시대는 지났다

위대한 레보스키(코엔형제10) ★★★ 덤앤 더머의 Life must go on!!!

유체이탈자 ★★☆ 말이 안되는 제이슨 본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 아름다운 수학을 사회가 망쳤다

이프 온리 ★★☆ 인생영화라고 한 사람들이 더 궁금하다.

인사이드 르윈(코엔형제1) ★★★☆ 시큰둥하게 보고 나서 밤새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 ★★★ 해묵은 주제의 시대적 변형

참을 수 없는 사랑(코엔형제12) ★★★☆ 코엔 형제 부조리극의 막다른 골목이 사랑이라니

카우보이의 노래(코엔형제5) ★★★ 반성 따위 필요 없는 부조리한 미국 역사

코다 ★★★★ 아마도 올해 이보다 더 사랑스런 영화는 없을 듯

콜롬버스 ★★★☆ 부모를 떠나는 사람과 붙잡히는 사람의 대칭과 비대칭

킹메이커 ★★★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는 것이 슬프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 인스타 감성의 예쁨이 주제 의식을 덮는다.

탠저린(션베이커2) ★★★ LA와 크리스마스에 대한 가장 독특한 영화

파워 오브 도그 ★★★☆ 마초의 세상 따위는 이제 생물학적 테러 대상

프란시스 하 ★★★★ 대한민국 MZ세대에 대한 예언서 (feat 부동산이 중요해)

하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 마초의 왕 사무라이에게 던지는 꽃 한 송이

한산: 용의 출현 ★★★★ 압도당할 영화가 필요했다.

헌트 ★★★ 사나이 픽처스의 뚝심에는 박수를!

헤어질 결심 ★★★★☆ 사랑이라 말해야 사랑입니까.

헤일 시저(코엔형제3) ★★★☆ 좋아하는 일과 옳은 일, 하지만 경배와 코엔은 어울리지 않아

힐빌리의 노래 ★★★☆ 근원의 탐구인가 시대의 역주행인가

 

(아래는 봉준호 단편들)

지리멸렬 (봉준호 단편영화1) 조선일보로 똥 닦는 봉준호 시대의 시작

백색인 (봉준호 단편영화2) 흥미로운 90년대 서울과 한국사회의 자화상

프레임속의 기억들 (봉준호 단편영화3) 봉준호에게 동심이란 상실감인가 

싱크 앤 라이즈 (봉준호 단편영화4) 착한 사람에게도 여지 없는 삑사리 

인플루엔자 (봉준호 단편영화5) 봉준호 실험 정신의 최정점

흔들리는 도쿄 (봉준호 단편영화6) 흔들리는 히끼꼬모리의 마음과 일본의 유려한 연결

 

(아래는 과거의 나만의 시상식)

2021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11

2020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10
2019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9
2018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8
2017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7
2016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6
2015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5
2014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4
2013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3
2012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2
2011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
2010년에 본 영화들 (별점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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