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민영 기자님의 <아무튼, 발레>를 읽었습니다. 그다지 교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최민영 기자님과는 소위 트친(트위터 친구)이었지요. 지금은 제가 트위터를 떠났지만 최기자님도 한동안 트위터를 하지 않으시다가 새 책을 가지고 복귀하셨더군요. 그것도 발레 책이라니! 트위터에 눈팅하러 들어갔다가 책을 쓰신 것을 보고 냉큼 사서 읽었습니다. <아무튼, 발레>를 읽은 감상은, 요즘 유행하는 투의 말로 하자면, 하마터면 제가 발레를 배워볼까 했습니다. 하지만 곧 제정신을 차리고 아내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권해볼까 하는 정도에서 멈췄습니다. 


너무 재미있는 책 <아무튼, 발레> (최민영, 위고)

 

2. 

일단 책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톡톡 터진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잘 쓰는 글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조선 관아의 주리틀기와 맞먹는 통증의 경험, 독일 맥주의 탄산 터지는 느낌, 명인의 붓놀림 같은 지면을 섬세하게 스치는 고수의 발가락, 전자기기를 꺼리시는 터닝신의 강림과 같은 표현을 보며 혼자 웃고 즐거워했습니다. 


3. 

솔직히 책을 처음 받았을 땐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작은 소책자 같은 느낌에, '아무튼' 시리즈물 중의 하나인가 보구나 했거든요. 게다가 저는 발레에는 순도 100% 완전 문외한. 더군다나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미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 책을 산 이유도 트친님의 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은 제 책을 트친들께서 많이 팔아주신 것이 고마워서 저도 트친님들 책을 사서 읽으려고 노력중이거든요. 아, 그런데 첫 에피소드부터 빠져들더니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하마터면 발레 학원 어디있나 알아볼 뻔 했다니까요. 


4. 

발레에 대한 책입니다만 발레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어떤 것을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건 꼭 발레가 아니라,  '실험'일 수도 있고, '연구'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의 마음이 절절히 읽힙니다. 그리고 사랑의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사색이 함께 있어서 좋습니다. 밑줄 그어 기억하고 싶은 통찰도 곳곳에 있습니다. 


5. 

저는 특히 '몸으로 하는 것'에 대한 통찰이 좋았습니다. 맨날 책상에 앉아 컴퓨터 앞에서 서류 작성하고 보고서나 쓰는 저같은 인생에게, 사람이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경고하는 것 같았습니다. 힘을 빼고,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잔근육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솔직히 발레는 무리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뭐 너무 칭찬만 하긴 좀 그러니까 아쉬운 것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그림이 좀 있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가뜩이나 발레 용어가 어려운데 그 동작들을 인터넷으로 찾으면서 읽기엔 저의 게으름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그런 용어 따위(?) 그냥 휙휙 넘기며 읽어도 얼마든지 재미있었습니다. 최민영 작가님의 의도야 어떻든간에 이렇게 유쾌한 책을 읽은 것이 얼마만인가 싶네요. 


7.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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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chaMK 2019.04.09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을 읽고, 전, 결국,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가치'라는 단어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무엇을 하든지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무엇에 의해 움직이냐고 제게 묻는다면 저는 '가치'에 따라 움직인다고 대답합니다. 


음식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여기 음식 분야 대표적 이빨(?)인 10명이 생각하는 음식의 가치가 있습니다. 


즐겁게 즐기며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는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김성윤, 기자)

'소통'입니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더불어 행복한 음식'입니다. (문정훈, 식품비즈니스 교수)

'손님과 셰프를 만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훈, 셰프)

제대로 된 밥상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박종숙, 한식전문가)

늘 가족공동체를 먼저 챙겼던 아버지와의 추억입니다. (이도헌, 양돈업자)

함께 나누는 월향만의 외식경영을 이루어내는 일입니다. (이여영, 외식사업가)

제 몸에 맞고 적당히 먹고 즐겁게 먹는 것 그리고 행복하게 먹는 그 순간 (최낙언, 식품공학자)

'먹었을 때 즐거운 것'입니다. (정재훈, 약사)

'인간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조완일, 관능평가전문가)


10인의 음식 탐구자가 말하는 음식의 가치


솔직히 저자 여러명이 나눠 쓴 공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저 수월성을 위해서 파트를 나눠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릅니다. 한 명의 저자가 강연을 정리하고 인터뷰했기에 나름대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연 내용뿐만 아니라 강연자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합니다. 10명의 강연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마치 2학점짜리 수업을 하나 들은 것 같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강연들이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강연자들의 선정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음식의 가치> 10명의 저자들과 그 주제



하지만 이 책의 기획을 처음 들었을 때 제가 제일 먼저 생각했던 건 바로 <솔직한 식품>의 저자 서문이었습니다. 그 서문은 식품과 관련된 8가지 직업(셰프, 생산자, 맛칼럼니스트, 맛집블로거, 식품영양학과 교수, 식품공학과 교수, 의사, 과학자)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식품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시작합니다 (여담이지만 원래 전통음식 명인과 음식인문학자 포함 10명이었는데 편집 과정에서 삭제!). 그런데 바로 이 책 <음식의 가치>가 바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식품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여주는 책이란 말이죠.   


<솔직한 식품> 책머리

식품은 성분도 다양하지만 관점도 다양합니다. <음식의 가치>의 가치는 이런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는데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잘 보여줍니다. 말과 글은 달라서 강연이나 설교의 단순 녹취를 글로 읽는 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강연의 형식이지만 글을 읽는 재미를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아마 서은경 작가님의 공로이겠지요.


그리고 혹시 기회가 된다면 식품 비전문가 10인에게 음식의 가치를 물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음식의 가치는 무엇일지 궁금하니까요. 만일 제게 음식의 가치를 물어본다면 저는 뭐라고 답을 할까요? 책을 읽는 동안 며칠 생각을 해봤는데 저는 스포츠나 종합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명의 저자들이 생각하는 저 10가지 가치들을 종합하면 그런 것이 나오지 않을까요? 하지만 과학자라는 제 개인의 입장만 놓고 본다면... 글쎄요, 그건 한참 더 공부해야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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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유전자변형감자가 수입된다고 합니다. (뉴스 클릭) GMO 문제는 찬반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달라 잘 대화가 되지 않기에 논란이 좀 있을 듯하네요. 그럼 일단 이번 GM 감자(심플롯사의 SPS-E12)에 대해 좀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간단히 이번에 수입된 GM 감자가 어떤 것인지 간단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이종교배가 없는 유전자 변형입니다.


GMO에 대한 가장 큰 거부감은 서로 다른 생물종의 유전자를 서로 섞는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번에 수입되는 E12 품종은 소위 innate 품종입니다. Innate 품종이라고 하는 건 다른 종의 유전자나 DNA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감자의 RNA를 이용해서 감자의 DNA에 살짝 변형을 준 것입니다. 이런 기술을 RNAi(RNA 간섭, RNA interference)라고 하죠.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이 이 기술과 관련이 있고 세계적인 과학자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님이 이 분야의 선도적 연구자이시죠. 이번 품종에선 4개의 유전자(Asn1, Ppo5, PhL, R1) 발현을 억제했는데 그로 인한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무튼 이 기술은 double strand RNA를 감자에 넣어 감자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인데 여기에 Agrobacterium tumefaciens-mediated plant transformation 기술이 사용됩니다. 정확한 방법은 더 찾아봐야겠지만 일반적으로 뿌리혹 박테리아인 Agrobacterium tumefaciens 를 식물과 접촉시켜 double strand RNA를 감자 유전체에 집어 넣는 것이죠. 식물은 세포벽이 두꺼워서 DNA나 RNA를 집어 넣기가 매우 힘든데 Agrobacterium tumefaciens 의 Ti plasmid를 이용하면 T-DNA 복합체를 만들어 식물세포의 핵에 집어 넣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플라스미드 일부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은 서던 블롯으로 확인했다고 합니다. 출처는 여기 클릭) 

Ref. The Arabidopsis Book 15: e0186. 2017 (http://www.bioone.org/doi/full/10.1199/tab.0186)

2. 튀김시 발암물질(발암가능물질?) 생성을 줄이는 감자입니다. 


감자튀김을 만들 때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이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입니다. IARC 발암물질 2A군에 올라있는 물질이죠. 이 아크릴아마이드는 아스파라긴이라는 아미노산과 카보닐기 함유 물질의 반응으로 생성됩니다. (위 링크한 기사에서는 아스파라긴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스파라긴이 맞습니다. Asparagine과 Aspartate, 또는 Aspartic acid를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감자의 Asn1 유전자(Asparagine synthetase 1) 발현을 낮춰서 아스파라긴의 생성을 줄임으로써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을 줄이게 됩니다.


3. 검은 반점을 줄이는 감자입니다.  


감자를 깎아 놓으면 검게 변하는데 이런 현상은 폴리페놀이 산화되면서 생기는 것입니다. 특히 이런 멍이든 감자를 튀기면 검은 반점(black spot)이 생기는데 소비자들은 곰팡이가 설어 있는 것으로 오인하기도 합니다.(기사 클릭) 이번에 허가된 E12 감자는 Ppo5 유전자 (polyphenol oxidase 5)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검은 반점이 생기는 것을 막아줍니다.

Picture source : https://www.potatopro.com
https://www.potatopro.com/news/2014/will-simplots-innate-gmo-potato-take-mcdonalds-has-spoken

4. 환원당을 줄인 감자입니다.   


감자의 주성분은 전분(포도당의 중합체)인데 그게 분해되면 환원당(포도당이나 말토올리고당)이 됩니다. 환원당이 많다는 것은 혈당을 빨리 높일 수 있고 갈변 반응이 생기기도 쉬워집니다. 그래서 E12 감자는 PhL(α-glucan phosphorylase)과 R1 (alpha-glucan, water dikinase R1) 유전자의 발현을 낮춰서 환원당의 생성을 감소시킨 감자입니다. 


5. 몬산토가 아닌 심플롯사에서 개발한 감자입니다.


종자주권을 외치시면서 마치 몬산토를 악의 축으로 생각하고 계신 분들도 많이 계시죠. 하지만 이번 감자는 몬산토가 아니라 J.R.Simplot Co. (심플롯)에서 개발한 것입니다. 아이다호주 Boise에 있는 농축산물 생산회사라고 합니다. 어느 회사 것인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렇다는 겁니다.  


6. 국내 최초(?)로 GMO표시, 그리고 Non-GMO 표시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의 GMO 표시제에 따르면 이 감자는 GMO라고 표기를 해야합니다. 그러면 다른 감자들에겐 Non-GMO라는 표시가 가능해집니다. 지금까지 국내에 수입되는 GMO는 콩과 옥수수가 거의 다인데 콩과 옥수수는 가공해서 팔기 때문에 GMO 성분이 남아 있지 않아 GMO 표기를 하지 않고, 때문에 Non-GMO 표기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7. 현재까지 7개국에서 식품용으로 허가를 받은 품종입니다.  


ISAAA(국제농업생명공학정보서비스)의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이 감자는 미국에서 2014년, 캐나다 2016년, 멕시코, 뉴질랜드, 호주, 일본에서 2017년, 말레이지아에서 2018년에 식품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가 포함된다면 8번째 나라가 될 듯하네요.  



여기까지가 이번에 허가받은 감자에 대한 개략적인 사실입니다. 몸에 안좋은 물질을 덜 만드는 감자 사용의 공중 보건 이익과 GMO의 개방 확대, 어느 쪽의 사회적 이익이 더 클까요? 그간의 논쟁 양태를 보아서는 쉽지 않은 문제겠지만 결국은 소비자의 판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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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f2416 2019.06.16 2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GMO도 약됨. 간장으로ㅋㅋ http://pann.nate.com/talk/320596037

개천절에 학교에서 일하다 네이처 트위터 계정에서 노벨화학상 속보 보고 깜짝 포스팅을 합니다. 


네이처의 올해의 노벨 화학상 수상 뉴스


제가 깜놀한 이유는 프랜시스 아놀드 교수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소식 때문이죠. 그 공로는 당연히 directed evolution 때문입니다. directed evolution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분자진화로 번역되죠. 자연선택에 의해서 오랜 기간 동안 일어나는 진화를 시험관에서 빨리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방법은 유전자의 변이를 만들어서 high-throughput screening (HTS)을 통해 원하는 단백질을 얻는 방법인데 아래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Error-prone PCR 등으로 random mutation을 주거나 DNA shuffling을 이용해 유전자 서열을 뒤섞어 유전자 변이를 많이 얻어 그 중에서 새로운 특성을 갖는 단백질과 효소를 얻어내는 방법입니다.


노벨상 위원회에서 설명한 아놀드 교수의 업적



더 흥미로운 건 아놀드 교수와 같이 노벨상을 받은 죠지 스미스나 그렉 윈터는 phage display 기술로 받았다는 것이죠. Phage display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페이지의 표면에 단백질을 퓨젼시켜 올리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바이러스 겉 표면에 단백질을 올려 놓으면 그 단백질의 특성을 찾기가 쉬워지죠. 이게 바로 high-throughput screening (HTS)의 기본 방식 중 하나입니다. 


참 공교롭게도 제가 예전에 다니던 제노포커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그 회사에선 directed evolution과 함께,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phage display가 아니라 세균을 이용하는 bacterial cell surface display가 주요 기술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내에 directed evolution팀(효소팀)과 display팀이 있었는데 실은 제가 directed evolution팀의 팀장이었답니다. 당시 디스플레이 팀장님은 지금 그 회사 사장님이시구요.^^  


찾아보니 제 블로그엔 10년도 넘은 옛날에 프란시스 아놀드 교수에 대해 잠깐 언급한 포스팅이 있네요. 거기엔 이렇게 썼네요. 젊었을 시절의 아놀드 교수 사진도 있구요.(사진을 보고 싶으시다면 위의 링크를 클릭!ㅎㅎ)

이 Cellulolytic enzymes의 연구자 대표로 소개된 연구자는 바로 프란시스 아놀드 (Francis Arnold)입니다. 프란시스 아놀드는 캘리포니아 공대 (칼텍)의 교수로서 분자 진화와 효소 연구에 있어서는 가히 독보적인 존재의 하나죠. 예전에 벤처기업이 있었을 때 아놀드 방에서 나오는 논문과 특허를 수집,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일의 하나였습니다. 

사실 지난 달에 2018 국제극한미생물학회에 가서 아놀드 교수에 대해 살짝 비판적인 대화를 하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이번 결과로 단백질과 효소 연구하는 사람들은 기분이 좀 좋아질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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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두부에 대한 방송 원고를 쓰는 중에 정재훈 선생님 페이스북에서 재미있는(화나는?) 글과 동영상을 봤습니다. 두부를 얼려먹으면 단백질이 6배가 되고 심지어 가슴이 커진다는 내용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세상에,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구요? 그런데, 찾아보니 정말 그런 소리가 있고 언론에 여러 번 인용되었더라구요. ㅠㅠ



여기에 대한 비판은 아래 동영상 하나 보시면 대충 해결이 됩니다. 이 편식방이라는 프로그램에 관심도 좀 가져주시구요. 


  

아무튼 이 얼린두부의 헛소리(?)는 종편의 한 방송에서 시작해서, 같은 방송국에서 재탕하고, 모월간잡지에서 재탕하고, 심지어 정부기관에서도 카드뉴스로 만들어 홍보하고, 지상파 방송의 뉴스에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정말 어이 없는 일이죠. 얼린 두부에 대한 헛소리는 정재훈 선생님께서 편식방에서 대충 다 다루셨는데 이 얼린두부가 뭔지 조금만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일단 이 얼린 두부는 두부를 냉동실에 넣어뒀다 먹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 유식한 말로 동결건조두부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두부를 사서 얼린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건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헛소문은 코야두부(高野豆腐)라는 일종의 동결건조두부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인데요. 이 두부에는 100g당 단백질이 50.5-52g 지방이 30-34g이고 대신 수분이 7.2g에 지나지 않습니다. 보통 두부에는 85% 정도가 수분인데 이 두부에는 8%도 되지 않도록 건조를 시켰으니 상대적으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함량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칼로리가 급증하겠죠. 아래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칼로리도 7배가 증가합니다.


두부(좌)와 동결건조두부(우)의 영양성분 비교출처: 일본위키 편집


하지만 이런 동결건조두부는 일반 두부와는 성상이 다르고 스폰지와 같은 느낌을 주는 제품입니다. 만드는 법도 다른데 전통적인 방법은 토호쿠나 홋카이도 같은 추운 지역이나 고야산 같은 고지대의 옥외에서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수분을 빼내게 됩니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만들 때는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 생두부를 -15도 정도에서 급속 동결 후 -5도 정도에서 완만 동결하고 20일 정도 긴 냉장(-5에서 -1도)의 시간을 거쳐 해면상을 만든 후 압착 또는 원심분리로 탈수하고, 100도 정도 되는 건조기에 넣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나중에 조리할 때 잘 부풀지 않기 때문에 암모니아로 팽연처리를 하기도 하구요. 때문에 집에서 냉동고에 두부를 넣었다가 드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출처: <식품가공저장학> (김덕웅 외, 광문각) 202쪽


뭐 제가 가르치는 과목에 나오는 이야기라 잠깐 아는 척을 했습니다만, 두부는 그냥 두부로 즐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동결건조두부는 동결건조두부로 즐기는 것이 좋겠죠. 참, 위의 편식방 동영상 꼭 보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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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o1gs.co.kr/ BlogIcon 밤전 2018.09.12 0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 오해를 살수 있는 방송이네여;;; 마른오징어도 이런식이면 몇배 많다 라고 애기할수 있을듯요!